울산에 나타난 '녹색비둘기'가 장안의 화제다.
다들 보고 오셨는지 계속 나보고 보러 안 가냐고 물어보심.
계속 갈까 말까 고민만 하고 있는데,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다녀오라는 아내의 말을 듣고는 새벽같이 울산으로 출발!
근데 울산 개멀다... 달려도 달려도 제자리...
거의 4시간여 만에 울산대공원 도착. 근데 공원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음...
울산은 작년에 '큰부리도요' 보러 왔던 곳이라 왠지 친숙하다. 반년만에 또 올 줄은 몰랐지만...
녹색비둘기는 '종가시나무' 산책로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왔지만 비둘기만 보면 다 녹색비둘기로 보였다...
근데 공원이 넓어서 쉽게 찾을 줄 알았는데 헤매기 시작...
아침부터 땀나게 돌아다녔더니 체력 방전...
아이고 모르겠다...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
이른 아침이지만 녹색비둘기의 위치를 유명한 탐조 블로거님께 여쭤 봤더니 나무 사진을 첨부해서 알려 주심. (감사!!)
알려 주신 위치로 다시 이동하려는 데 종가시나무 사이로 뭔가 날아오르는 걸 봤다.
언뜻 보이는 녹색!! 설마 녹색비둘기이이??? 아아아~ 조기 퇴근???!!!
쓰읍... 조기 퇴근은 포기하고 알려 주신 위치로 다시 발길을 옮기려는데 사진가 분들이 바로 근처에 모여 있었다. 알고 보니 내가 있던 곳 바로 옆이 포인트였던 거... 아침부터 다른 분들 괴롭히기 전에 주위를 좀 둘러봤어야 했다...
가지 사이로 어렵게 녹색비둘기를 볼 수 있었는데, 얼굴이 간신히 보이는 정도...
전날 지역 신문에도 보도가 돼서 산책하던 시민들도 다들 알고 계시는 분위기였다. 그 바람에 녹색비둘기가 앉아 있는 나무 주위는 사진가와 일반 시민들로 바글바글... 그렇다... 망한 거다...
사람들이 많으니 내려올 거 같지는 않고...
일단 나무에서 좀 떨어져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녹색비둘기가 안 내려온다고 나무를 발로 차고 돌 던지고...
온갖 악행을 일삼는다는 진사들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오늘 계시는 분들은 새를 위해 다들 물러 나자고 주위에 협조도 구하고 조용히 기다리시는 멋진 분들이었음. 근데 시민들을 막을 수는 없...
다른 분들은 해질 때까지 기다리실 모양이던데 나는 이 정도면 충분했다. 빠른 철수...
울산은 공업단지가 유명하지만 자연환경도 좋은 곳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도시도 깨끗하고... 울산 살고 싶네...
서울로 출발하기 전에 잠깐 포항에 들렀다.
포항의 한적한 어촌 마을에 들러서 해안가 도로 옆 바위에 모여 있는 갈매기를 둘러봤는데, 요즘 초보 주제에 갈매기에 관심이 생겨서 갈매기가 자꾸 보고 싶어진다. '갈매기 도감'도 샀으니까 볼 수 있을 때 한 장이라도 더 촬영해 둬야 여름 비수기에 비교해 볼 수 있다는...
해안 바위에는 온통 갈매기들... 이런 장면이 보고 싶었다...
비록 가져간 렌즈가 망원 단렌즈뿐이라 넓은 화각으로 촬영하지는 못해도 갈매기를 담을 수 있어 좋았다.
이곳엔 붉은부리갈매기가 대부분이었고, 괭이갈매기와 재갈매기가 조금 보였는데,
붉은부리갈매기는 정말 원 없이 볼 수 있었다.
이 와중에 재갈매기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었는데,
변환깃을 하고 있는 녀석들이 보고 싶은데 주위엔 오리들 뿐...
해안도로를 따라 갈매기들을 둘러 보다가 다시 항구로 돌아 왔는데, 갑자기 하늘은 온통 갈매기 천지가 됐다. 이때 날아 다니는 갈매기들 사이에서 변환깃을 한 갈매기 발견!
한 마리 뿐이었지만 변환 깃 사진을 모으는데 성공!
갈매기를 관찰하는 게 이렇게 재밌는 일일 줄이야... 진작 할걸...
수많은 붉은부리갈매기들 사이에서 다리 하나가 없는 한국재갈매기와 큰재갈매기를 보고 갈매기 관찰 끝. 이제는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할 듯...
이렇게 한참 갈매기를 관찰하다 아쉽지만 서울로 출발했다. 올 가을엔 갈매기 관찰에 좀 더 시간을 써야겠다. 그나저나 포항도 너무 좋다. 이렇게 한적한 항구와 해안로라니... 포항도 살아보고 싶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