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갑천의 풀밭종다리 소식을 들은 지가 언젠데 게을러 빠져서는 이제야 다녀옴.
평일에 먼 길을 아내 없이 혼자 가는 게 영 내키지 않아서 꼼지락꼼지락 거리고 있는데, 떠나고 후회하지 말고 얼른 다녀오라는 아내의 타이름에 호도독 다녀왔다.
하남의 산곡천에서 멀리서 본 게 전부였던 옅은밭종다리를 여기서는 10m도 안 떨어진 코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 공사 때문에 땅을 갈아엎어 놨는데 그게 신의 한 수인 듯. 그 바람에 밭종다리들과 옅은밭종다리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풀밭종다리도 볼 수 있게 됨.
밭종다리들은 가슴에 붉은 깃이 나고 있었는데 계속 있어주면 여름깃도 볼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풀밭종다리!
딱 한 마리를 볼 수 있었는데, 밭종다리 수십 마리가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바람에 간신히 발견할 수 있었다.
얘들의 습성을 몰라서 아침부터 하루 종일 기다려서 겨우 한 장 건지고 끝.
그래도 봤다는 게 어디여... 고향인 신탄진도 들르고 이만하면 만족스러운 탐조였... 기는 얼어 죽을...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오는 바람에 하루 종일 벌판에서 하염없이 기다린 거 말고는 한 게 없는 탐조. 미리 좀 알아보고 왔어야 했는데 그런 거 절대 안 함......
그나마 오랜만에 찬혁아빠님을 만나서 풀밭종다리 발견 비화도 듣고 좋은 정보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