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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여행

[2010년 12월 2일] 인도네시아 출장

by 두루별 2010. 12. 7.

우리 회사 게임이 인도네시아에서 서비스를 하게 되어 협력업체 방문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수술 후 아직 몸이 충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닌 데다가 방사선 치료도 받는 중이라서 미루고 싶었지만 계약 관련된 일이라 더 미룰 수도 없게 되어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비행시간만 대략 6시간 정도여서 험난한 출장길이 될 것이라 직감했습니다. 게다가 1박 3일... 

돌아오는 비행기가 밤 늦은 시간밖에 없어 하루를 더 묶고 오는 게 더 불편해 보였습니다. 힘이 좀 들더라도 빠듯하게 일정을 세우고 출발하였습니다.

긴 비행끝에 자카르타 소에카르노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국민의 95%가 무슬림이라는 이슬람 국가답게 공항 곳곳에 기도하는 곳이 마련되어 있군요. 인도네시아는 무비자 국가가 아니라 공항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했습니다. 

한 사람당 $25를 내면 영수증을 주는데요 그 영수증을 여권과 함께 입국 심사 때 제출하면 됩니다. 

비자 발급을 위해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줄을 서야 했습니다. 사람이 많을 때는 1시간도 기다려야 한다는데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비자 발급을 위해 필요한 금액을 각국의 통화별로 표시를 해주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루피아라는 화폐 단위를 사용하는데요 한국의 원화와의 비율을 대충 1/8 정도로 보면 맞는 거 같습니다. 즉, 루피아/8을 하면 원화로 환산이 되는 거죠.

더운 나라답게 일처리가 아주 느립니다. 한국 사람들은 답답해할 정도로 느긋하게 처리하다 보니 5분도 안 걸릴 일을 30분째 하고 있습니다.

비자도 구입하고 입국 심사도 마치고 공항을 나오니 협력업체 사장이 마중을 나와있습니다. 고맙네요.

기온은 섭씨 30도 정도. 1년 내내 이 정도 온도라고 합니다. 겨울인 서울에서 갑자기 더운 여름의 자카르타로 오니까 몸이 적응이 안 되네요.

협력업체 사장의 차로 늦은 저녁 겸 간단히 맥주를 한 잔 하기 위해 시내로 이동을 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운전석이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 있더군요. 일본 자동차가 거의 대부분이었는데요 수출할 때 편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운전석 위치를 바꾸지 않아도 되니까요 ^^;

피곤해서 간단히 맥주와 스낵으로 저녁을 대신하고 12시가 다되어 호텔에 체크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Aston Marina라는 해안가에 있는 리조트 호텔이었는데요 고층 호텔이었습니다. 여러 동의 건물이 있었는데, 다른 건물들은 개인이 입주해서 생활하는 아파트로도 사용된다고 하는군요. 

저는 29층에 묶게 되었습니다. 자카르타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었어요.

저는 별 보는 취미 외에 여행이나 출장마다 GPS를 들고 다니는 취미가 하나 더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서 보는 것도 추억이 되지만 GPS Log를 남겨서 다녔던 길을 되짚어 보는것도 꽤 재미있는 추억이 됩니다. 

어느 나라의 어느 곳에 언제 갔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으니 아주 좋습니다. 또 요즘은 Google map이 잘되어 있어서 Google map에 Log 파일을 업로드하면 언제든지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밤늦은 시간이었지만 자카르타 시내를 한 번 돌아보기로 하고 택시를 불러 택시기사에게 자카르타의 밤거리로 유명한 몇 곳을 부탁했습니다. GPS Log를 보니 자카르타를 남북으로 가로질렀네요. 1시간 반정도 돌고 오니 시장했습니다. 호텔 룸 서비스로 몇 가지 음식을 주문하여 식사를 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새벽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는걸 어렴풋이 느꼈는데요. 아침에 눈을 떠서 창밖을 내다보니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어제 분명히 우리가 차로 이동했던 도로가 사라졌어요.(붉은 사각형) 차도가 사라지고 물로 가득 찬 도로를 사람들이 차를 밀면서 가고 있었습니다. 주변 도로는 완전히 마비네요. 

자카르타 시내 중심은 아니고 북쪽에 위치한 호텔이었습니다. 태국이나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를 가보았지만 동남아시아의 느낌은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비슷한 느낌인 것처럼 특유의 느낌이 있습니다. 

전자제품의 대부분은 LG와 삼성을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호텔도 모두 LG 전자제품이었습니다. TV, 냉장고, 에어컨등 전자제품의 대부분이 한국산이네요. 그래서 그런가 낯설지 않은 느낌입니다.

방은 호텔이라기보다는 콘도미니엄에 더 가깝습니다. 부엌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고, 취사도 가능했습니다. 물론 그릇도 모두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장기간 투숙하게 된다면 라면등을 끓여 먹을 수 있겠네요. 김치찌개도? ^^;

점심은 근처 리조트 안에 있는 씨푸드 식당에서 해산물을 먹기로 했습니다. 차가 너무 막혀서 이동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1km 정도 떨어진 곳이었는데 자카르타는 교통 체증도 굉장히 심했지만 배수 시설이 좋지 않아 물이 도로에 넘친다고 합니다. 

도착한 식당은 바다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담당 직원이 하렴 없이 건너편 휴양지를 부럽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ㅋㅋ

저도 저곳에 묶고 싶더군요. 조용하고 더운 날씨에도 바닷바람이 시원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음.. 주문한 콜라가 나왔는데요 좀 작네요.. 중국의 2.5리터 콜라가 생각납니다.

음식은 아주 맛있었습니다. 제 접시에는 게 껍질이 수북하네요. 물고기도 담백하고 좋았습니다.

민물고기라고 하던데 이 물고기가 인기가 많다고 했습니다. 생긴 건 사납게 생겼는데요 맛은 꽤 좋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와 식당 앞에서 한 장 찍어봤습니다. 뭐라고 쓰여있는지는 못 읽겠네요.

이제 회의를 위해 협력업체 사무실로 이동을 해야 했습니다.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역시 엄청난 교통 체증으로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2층 건물이 주욱 늘어서 있는 곳이었는데요 44호가 사무실이라고 합니다. 음... 사무실 같아 보이지 않는군요. 

모회사의 본사 사옥을 새로 짓고 있는 중이라 6개월만 더 있으면 완성되어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간다고 하는군요. 

회사 옆 도로와 인도의 풍경입니다. 더위가 느껴지는군요... 12월이라고 해도 이곳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연중 거의 일정한 기온을 유지한다고 하네요. 낮에는 34도 정도였습니다. 밤에도 24도 정도니 덥긴 덥네요.

계약서 사인 후 몇 시간에 걸쳐 향후 일정과 서비스 내용에 대해 회의를 했습니다. 서로 좋은 파트너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비행기는 밤 11시 45분이라 회의가 끝난 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버렸습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마사지를 받기로 했습니다. 이동에 또 1시간 정도. 가까운 곳이었는데 차라리 걷는 게 낫겠네요. ^^; 

저녁 식사는 국수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저는 원래 국수를 아주 좋아합니다. 볶음 국수도 좋아하고요. 협력업체 사장인 패트릭이 권해 준 국수는 특이한 맛이었습니다만 저는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직원들의 표정은 어둡더군요. ㅋ

국숫집의 메뉴를 찍어봤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것도 먹어보고 싶네요. 

공항으로 이동하여 출국심사도 모두 마친 후 간단히 쇼핑을 하려고 했습니다만 공항이 좀 작은 데다가 면세점에 입점한 업체가 적어서 특별히 살만한 게 없었습니다. 흡연실도 식당 혹은 카페 안에 있어서 꼭 음료를 먹어야만 눈치 안 보고 흡연이 가능하더군요. 이점은 조금 불만입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기내식을 먹고 난 후 잠을 청했습니다. 얼마를 잤는지 눈을 떠 보니 벌써 제주도 근처에 와있네요. 잠을 자니 긴 비행시간이 휙 지나가 버렸습니다. 

줄을 지어 내리고 있는 승객들 틈에 끼어 짧고 긴(?) 출장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곧 태국으로도 출장을 가야 하는데 얼른 체력을 회복해 두어야겠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짐을 정리하다 보니 한 번 피워보라고 준 인도네시아 담배가 나오네요. 필터 없는 담배였습니다. 

Tar가 39mg이네요. 엄청나게 독합니다. 필터가 없으니 더 그렇겠네요.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재미 삼아 피워보라고 하니 다들 향은 좋다고들 합니다. 저는 너무 독해서 피워보지는 않았습니다. 필터가 붙어있는 다른 담배보다 이 필터 없는 담배가 더 괜찮다고들 하는데요. 중국 담배보다는 인기가 있는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