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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여행

[2010년 9월 8일] 홍콩 출장

by 두루별 2010. 9. 16.

우리 게임이 이번에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서비스를 하게 되었다. 
싱가포르까지 갈 생각을 하니 암담했는데 본사는 다행히 홍콩에 있다고!!
비행시간만 무려 3시간이 단축된다. 비행기 오래 타는 건 정말 고역이다...

일정에 여유가 있어서 오후 비행기를 타기위해 인천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를 탔다. 

차가 좀 막히나 했더니 곧 정체가 풀린다. 멀리 63 빌딩이 보인다. 

공항에 좀 일찍 도착하게 되어 노트북으로 잠시 업무를 봤다.
느긋하게 탑승한 비행기는 어느덧 이륙해서 엉덩이가 쑤실쯤 되자 홍콩에 도착했다. 

중국 공항에 비하면 홍콩 공항은 손바닥 만하다...

낭패다. 택시가 3종류. 어떤 택시를 타야하나 잠시 망설였다. 안내하는 아저씨가 보이길래 영어로 말을 건네니 유창한 영어로 답해준다. 오! 중국과 달라!~ 맞다. 홍콩은 영어가 통용된다. 이렇게 편할 수가.. ㅠㅠ

중국에서는 호텔 이름도 중국 이름으로 얘기해야 택시기사가 알아 듣는다. 호텔 명함에 적혀있는 영어 이름은 무용지물... 그래서 중국에 가면 중문(中文)으로 된 호텔 명함을 꼭 챙긴다. 택시기사 보여줘야 하니까...

택시에 타고보니 이 운전사 좀 독특하다... 핸들이 왜 레이싱 스타일의 핸들이냐.. 출발부터 불안하다.
아니나 다를까.. 고속도로에서 질주를 한다. 연신 통화를 해대면서 과속하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바로 경찰 오토바이가 따라 붙는다. 걸린 거지... 도착부터 이런 황당한...

한국에서도 딱지한번 떼어본 적 없는데 남의 나라 와서 택시 타고 경찰한테 딱지 떼어 보기는 정말 생전 처음이다. 
그나저나 오토바이는 혼다군.. 숨이 턱하고 막힐 정도의 더위와 습기인데 경찰은 힘들겠다.

시내로 접어들자 퇴근시간과 겹쳐서인지 엄청나게 막힌다. 과속만 해서 그런가.. 낡은 도요타 택시의 시동이 불안하다. 이 기사 아저씨 손님도 타고 있는데 엄청나게 공회전을 시켜서 RPM을 올린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한참을 걸려 홍콩섬 완차이에 있는 코스모 호텔에 도착했다. 

특이하게 방번호가 바닥에 적혀있군..
해는 지고.. 저녁 식사를 위해 일단 근처를 걸어서 나가보기로 한다. 홍콩의 밤거리는 여전히 너무 덥고 습하다. 

2층 버스야 원래 유명한 곳이고, 2층 전차도 다닌다. 그런데 에어컨이 안나오는듯. 모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조금 늦은 시간이라 식당을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2층에 있는 식당 하나를 발견하고 바로 들어갔다. 입구에서 예약을 했냐고 물어온다. 물론 안 했는데... 중국 같았으면 그냥 무시했을 텐데 친절하게 그 자리에서 예약을 잡아주고 자리로 안내한다.

앉자마자 시원한 맥주부터 주문했다. 

저녁 식사를 하기에는 조금 늦은시간이라 인도에 사람도 거의 안 보인다.

문제는 음식 사진이 없는 메뉴밖에 없다고 한다. 대충 한자로 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은 구분하겠는데 도대체 어떻게 요리되어 나오는지를 알 수가 없다. 

주방장이 나와서 한참을 설명을 한다. 자기네집 특제 소스를 곁들인 돼지갈비와 새우요리 그리고 특제소스로 3분 만에 조리되는 닭고기 요리를 먹어보라고 한다. 그래 그러자. 추가로 야채도 주문했다. 

특제 닭요리라고 나온거다. 쿠킹포일로 싼 쇠접시를 불에 올려서 3분간 조리해 준다. 요리되는 냄새가 향긋하다. 

돼지갈비요리. 기름이 철철 넘친다. 콜레스테롤 때문에 음식을 조절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그러기 힘들겠다.

특제 닭요리. 야채가 조금 들어있는데 냄새는 좋다. 먹어보니 맛도 굉장히 좋았다. 조금 짠 거 빼고는 Good!!
맥주 몇 잔을 더하고 주방장을 불러 팁을 듬뿍 주었다. 알아서 맛있는 요리를 골라줬으니 고마움의 표시였다. 

호텔로 돌아오는데 비가 몇방을 떨어진다. 다행히도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 그야말로 폭우가 쏟아지는데 앞이 안 보인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폭우에 길가는 금방 물바다. 조금 더 지나자 차바퀴의 절반이 잠길 정도로 도로에 물이 넘친다. 이곳 사람들은 익숙한 듯 모래주머니를 꺼내서 호텔 입구에 물이 들어오지 않게 막고 있었다. 

밤새 그렇게 비가오더니 아침에는 비가 그쳤다. 일기예보로는 날씨가 좋을 거라고 한다. 어제 번개의 영향인지 불이 계속 껌뻑껌뻑하더니만... 노트북의 배터리가 돌아가셨다. (-_-;;) 홍콩도 전기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듯하다. 

일찌감치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한 뒤 홍콩에 있는 OutBlaze사로 출발했다. 택시기사가 엄한데 내려줘서 좀 걷게되었는데,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사무실이 있었다. 위치가 부럽다.

OutBlaze 회사 입구. 각종 계열사의 이름이 잔뜩 붙어있다. 헬로우키티 온라인도 서비스한다.
양사 소개와 게임 소개후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로써 공식 일정은 끝이다. 이제부터 뭐 하나...

점심 식사 후 호텔로 돌아와서 한국과 화상회의도 하고 업무도 처리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완차이 중심부로 갔다. 음식 시키기도 힘든데 마침 한식당이 있었다. 

외국 나와서는 한식을 잘 안 먹는 편인데 현지 가이드 없이 음식 시키기가 쉽지 않아 이럴 때는 한식당이 편하다. 

저녁식사와 곁들여 술자리를 함께했다. 거나하게 취했을 때 뜬금없이 Peak에 가보자고 한다. 홍콩 야경이 볼만하다고 꼭 가보자고 하는데 쉬고 싶었지만 택시를 타고 또 20여분을 이동했다. 

야경이 멋있다. 홍콩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귀찮긴 했지만 오기를 잘했다. 

정상 부근의 정자에는 관광객과 사진사들이 북적거린다. 

Peak에 있는 유명한 카페라고 칵테일 한 잔 하자고 졸라 또 들어간다. 
망고 마가리타를 한 잔씩 한 후 호텔로 돌아왔다. 

홍콩도 그리 낯설지 않은 야경을 보여준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태국이나... 아시아의 야경은 다 비슷한 거 같다. 

홍콩 10달러는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다 호주달러처럼 돈이 구겨지지 않아 좋겠다. 

돌아오는 날 일찌감치 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하필 비행기가 연착이 되었다. 그것도 2시간이나... 
탑승구에서 흡연실을 오가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올 때 탑승한 비행기는 보잉 747이었는데 이 비행기는 장거리 노선용이었나 보다. 전원 콘센트가 있다. 

돌아오는 시간은 왜 이리 긴지.. 드디어 한국에 거의 다 왔다. 

밤바다 위로 고기잡이 배들의 불빛이 보이고 커다란 섬이 보인다. 제주도였다. 

홍콩에서 이동한 경로를 GPS Tracker로 기록해 두었다. 구글맵에서 불러보니 며칠 동안 참 많이 돌아다녔다. 

그다지 특별할 거 없는 출장이 이렇게 끝났다. 출장 가면 일만 하고 돌아오는 스타일이라 관광 같은 것은 잘하지 않는다.
다음 달에는 인도네시아에도 계약을 하러 가야 하는데 그곳은 비행시간만 7시간 정도라니 벌써부터 깜깜하다. 
그래도 이번달에 추석이 겹쳐서 일본 출장이 취소된 게 얼마나 다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