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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달

[2014년 5월 5일] 월령 6일의 달

by 두루별 2014. 5. 7.


2014-05-05 21:57(KST)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Korea
Seeing : 2/10, Transparency : 2/5
Celestron C6 (D=150mm FL=1500mm F/10.0), Takahashi EM-11 Temma2 Jr.
ZWO ASI120MC @F/10, Exp=2.1ms, Gain=100
Registax6, Photoshop CS3


ZWO ASI 카메라를 구입한 후 저물어가는 목성을 이렇게 저렇게 찍어보면서 어느 정도 감을 익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만의 착각이었습니다...

달은 또 다른 세계였습니다...
Gain 값을 적절히 변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목성 찍듯이 100으로 놓고 찍었더니 달의 밝은 부분이 환하게 날아가 버렸고... 너무 확대에만 열을 올렸더니 안 좋은 시상에 오히려 디테일이 떨어지고...

어떻게 하면 망하는지 하루 만에 모두 경험해 버린듯했고, 연구와 노력 없이는 절대 좋은 이미지를 얻지 못한다는 교훈을 달이 저에게 알려준 것 같습니다.

중간에 확대촬영은 포기하고 직초점으로 달을 찍었습니다. 시상이 안 좋을 때는 확대촬영은 무리네요...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에 해가지면 잠잠하던 대기가 요동치기 시작하더군요. 낮부터 바람이 거세게 불었는데 저녁이 되니까 체감 기온은 거의 영하에 가까울 정도였습니다.

나름 빼먹는 구간 없이 최대한 겹치면서 촬영을 했더니 19부분으로 나뉘었고, Photoshop의 AutoMerge가 전혀 동작을 못하길래 일일이 손으로 이어 붙였습니다.
DSLR로 촬영한 이미지에 비하면 당연한 얘기지만 디테일은 훨씬 좋습니다. 이런 시상에서는 이 정도 나온 것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아래는 DSLR로 찍은 직초점 이미지입니다.



1/125sec, ISO 1600이고요. 바람이 심해서 별로 기대는 안 했는데 역시 흐리멍덩하게 나왔습니다.
제가 굳이 C8을 사지 않고 C6을 구입한 이유는 6인치(150mm)로 2km대 분화구가 보이느냐를 알아보고 싶었던...
그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엉터리 광학계만 아니면 당연히 보여야 하고요.
하지만, 이게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걸 구입하자마자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시상이 안정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안정된 시상을 초저녁에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10년 넘게 사용하던 Nikon Cool4500에서 Canon 600D DSLR로 바꿨지만 여전히 사진으로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 시상 문제로 원샷으로 촬영하는 이미지로는 2km 이하의 분화구를 담아내는 게 쉽지 않을 거 같고 또, 확대율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아이피스를 사용한 Collimation이라 이미지도 너무 어두워지고 무리하게 확대를 하는 것도 낱장으로는 노이즈를 억제할 방법도 없겠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스택 하는 방법뿐...

바람이 좀 심하게 불었지만 무리해서 2.5배 Barlow를 이용해서 C6으로 2km 이하의 분화구 촬영에 도전해 봤습니다.
결과는 아래에...



알아보기 힘들겠지만 위 이미지에는 1.67km 크기의 분화구가 찍혀있습니다.(찾으면 용자...)
달의 트리오라고 불리는 Theophilus, Cyrillus, Catherina 분화구입니다.(아래에서 위로)

새로 구입한 ZWO의 ASI120MC 카메라를 이용한 동영상 촬영이었고요. 3부분으로 나눠 촬영한 후 Registax에서 stack 하고 Photoshop에서 붙였습니다. 시상이 엉망이라 초점이 맞지 않아 보이는 사지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을 했고 시상만 조금 받혀준다면 1.5km 이하의 분화구도 가능할 거 같습니다.

자! 그렇다면 오래도록 찍어보고 싶었던 Plato 분화구 안에 있는 1~2Km 분화구를 찍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월령이 8일이나 9일 되는 날, 날이 맑기만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Plato 분화구가 보이는 날이니까요...



위 사진의 좌측은 C11 직초점으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오른쪽은 비교 이미지고요. 제가 도전하는 분화구는 A, B, C, D, E 분화구입니다. 그 이하는 거의 1km 초반 크기의 분화구라 쉽지 않을 거 같고요. 좌측의 C11로도 나머지 분화구는 흔적만 보이네요.(물론 확대율을 올렸으면 찍혔을 거라 생각됩니다.)

1.67km 크기의 분화구가 C6으로 찍혔으니까 Plato의 5개 대표 분화구는 당연히 찍힐 거라 예상해 봅니다. C6으로의 마지막 테스트가 되겠습니다. 찍힌다면 이제 C8로 좀 더 여유로운 광량을 즐겨 보고 싶습니다. (벌써 C6을 버리고 C8로 옮겨가려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Posidonius 분화구입니다.



시상이 좋은 달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분화구네요. 특이한 지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