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 : 2015-02-02 22:51:04 (UTC : 2015-02-02 13:51:04)
Location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South Korea
Seeing : 6/10, Transparency : 6/10
Telescope : Celestron C8 (8" SCT)
Mounts : Takahashi EM-11 Temma2 jr.
Camera : ZWO ASI120MC (ROI=640x480, 2min, Exp=39ms, FPS=26.7, Gain=50, Gamma=50)
Accessories : Baader 2x Abbe-Barlow
Composite focal length : 5054mm (F/24.9)
Other : 1539/3076 frames stacked, Resized 90%
Stack Frames :
Software : SharpCap2, Adobe Photoshop CS3, Registax6
Jupiter Info.:
CM I : 219.8° CM II : 266.7° CM III : 174.3°
Diameter : 45.30" Magnitude : -2.41 Phase : 100.0% Alt : 53° 31.53'
지난주까지 춥던 날씨가 포근해졌습니다. 마치 봄이라도 온 것 같네요.
일요일까지 연속으로 목성을 촬영하느라 체력을 모두 소진한 상태로 한 주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몸은 피곤한데 계속된 촬영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머릿속에는 온통 목성이 맴돌고 있었습니다.
설정이 엉망이라 말썽을 부렸던 노트북도 정리됐고 이제는 좋은 시상이 오기를 기다려야 했는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아시아의 기류도를 보게 되었습니다.
200~700mb의 기류 변화를 보여주는 기류도인데요. 겨울철 제트기류는 300mb 기류도로 알 수 있습니다.(여름철은 200mb) 기류도를 보니 한반도 아래쪽은 기류가 엄청나네요...
서울 근처도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만 겨울에 이 정도면 괜찮아 보입니다.
목성은 어떤가 봤더니...
밤 9시쯤 목성 전면에 대적점이 보이고 최대 위성 가니메데(Ganymede)가 전면을 통과하는 위성식 현상(衛星飾現象)도 볼 수 있겠군요!
또 달려야 하나... 오후 내내 고민을 했습니다... 만... 목성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저녁을 먹고 또 경통을 냉각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세월이 참 빠른 게, 작년 12월만 해도 새벽 1시는 돼야 고도가 45° 이상으로 올라오던 목성이 이제는 10시만 넘으면 촬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고도가 되는군요.
밤 9시부터 촬영을 할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회의를 하게 됐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나니 벌써 시간은 9시가 훌쩍 넘은 시간...
서둘러 장비를 설치하고 목성을 보니 가니메데의 그림자가 목성을 거의 빠져나가지 직전이었습니다. 마치 목성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크게 보이네요.
초점도 대충 맞추고 가니메데의 그림자가 목성을 빠져나가기 전에 급하게 한 장 담아 봤습니다.
9시 47분의 목성입니다. 목성의 적도 좌측 끝에 있는 검은 동그라미가 가니메데의 그림자입니다. 그 우측에 있는 갈색 동그라미가 위성 가니메데고요.
아직은 목성의 고도가 37°로 낮고 대기의 영향을 받고 있어서 상이 선명하지 않았습니다만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이라는 수식어답게 그림자도, 위성도 엄청 크네요. 달을 제외하고 다른 행성의 위성을 원반상(圓盤狀)으로 보기는 저도 처음입니다. 조금 더 일찍 촬영을 시작했으면 전면에 있을 때 촬영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16분 정도 후인 10시 3분에는 위성식(衛星飾)이 끝나고 가니메데가 목성을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목성도 자전을 한 게 보일 정도인데요. 가니메데도 굉장히 빠르게 목성 주위를 돌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월령(月齡, Moon age) 13일의 밝은 달이 함께 떠 있는 상황이라 목성의 밝기가 좀 떨어져 보였습니다만 정신없이 촬영을 했습니다. 시상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고 있었지만 전날보다는 좋아 보였고, 무엇보다 지면에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나이 먹은 적도의(赤道儀)가 많이 흔들리지 않고 잘 추적해 주고 있었습니다.
10시 15분에는 가니메데가 목성을 완전히 빠져나와 목성과 떨어지기 직전이었는데요. 마치 목성에 혹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가니메데의 표면 무늬도 보이는군요! 다른 행성의 위성 표면의 무늬를 보는 것은 저도 처음입니다. 꽤 오랜 시간 별을 봐 왔지만 오늘 처음 경험해 보는 게 무척 많네요. ^^;;
가니메데 부분만 3배 확대해 봤습니다.
얼룩처럼 표면의 명암(明暗)이 비치는 게 정말 신기하네요...
카메라가 좋아진 걸까요? 8인치로도 이렇게 촬영이 된다는 게 놀랍습니다. 분명 장비들이 예전에 비해 더 발전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Celestron社 망원경의 성능이 더 좋아졌다고 생각되진 않고요. 카메라의 센서 기술과 합성 기술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네요. 제가 한 거라고는 초점 맞추고 시상이 좋아지면 촬영한 게 전부니까요.
혼자 감동하고 있는 사이에도 가니메데는 공전을 계속하면서 목성과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10시 29분의 목성입니다. 가니메데는 완전히 목성과 분리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때부터 시상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공포의 청소차가 지나가는 시간...
밤늦게 수고하시는 분들이지만 쓰레기 수거차량의 진동과 소음이 엄청나서 건물이 흔들립니다. 10여 분 동안이었지만 그 사이에 촬영한 이미지는 도저히 사용할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늦은 시간에도 늘 정확한 시간에 방문하시는 환경미화원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마음 편하게 커피를 한 잔 마시며 기다렸습니다.
달이 밝아 그림자가 드리울 정도였는데 바람은 서서히 강해지고 있었습니다. 시상은 계속 오락가락했지만 더 좋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아 10시 51분 마지막 촬영을 끝으로 철수를 했습니다.
10시 51분에 촬영한 이미지의 Quality graph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균 96.25로 전날보다도 시상은 분명히 좋았었네요. 하지만 동영상을 보면 지면의 바람으로 목성이 진동하는 게 보였는데요. 그래프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지면의 바람만 없었으면 더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4일 연속 목성 촬영으로 몸은 지치고 체력은 방전됐습니다만 처음 보는 현상들과 촬영의 재미에 푹 빠져서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8인치 SCT도 행성 촬영에 충분히 쓸만하다는 건 이제 알게 됐으니... 더 큰 구경으로 가야 할지... 눈만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9시 47분 부터 10시 51분 까지 약 한시간 동안 15분 간격으로 촬영된 목성 이미지를 GIF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