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뭔가 대단한 걸 한 거 같지만 실상은 케이블 하나 구매한 것이 전부입니다.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적도의는 국내 업체인 RainbowAstro에서 만든 RST-150H라는 적도의입니다. 천문 관련 장비가 국산인 경우는 드물지만, 기계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굉장히 잘 만들어진 적도의이고 일본산 적도의는 물론 기존의 적도의들과도 확실히 차별화되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적도의입니다.
처음에는 생소한 외관과 익숙하지 않은 기능들 때문에 불평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이 적도의가 생산 중지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적도의는 수많은 장점이 있지만 가장 큰 장점은 무게추가 필요 없고 무게 밸런스도 맞출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건 정말 세상 편합니다. 무거운 무게추를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고, 경통의 앞 뒤 균형을 맞추지 않아도 됩니다. 백래시도 없어서 오토 가이더와 찰떡궁합인 건 덤이죠. 최대 15Kg을 탑재할 수 있는데도 본체 무게가 3.4Kg 밖에 나가지 않는 굉장히 콤팩트 한 적도의입니다.
간만에 칭찬하느라 설명이 길었지만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적도의는 DC 12~16V에서 동작하는데요. 소비전력은 Tracking시 0.2A(12V 입력)입니다. 고속 구동 시에는 2A를 소비합니다만 촬영의 경우에는 초반에 얼라인과 GOTO를 제외하면 고속 구동하는 경우는 없으니까 대충 0.2A를 소비한다고 보면 맞습니다.
전원으로 12V 무보수 배터리를 사용해도 되지만 작고 가벼운 14.8V 5.2Ah 리튬이온 배터리 팩을 별도로 판매를 합니다.
손바닥에 쏙 들어가는 이 전용 배터리 팩은 무게가 400g밖에 안 나가는데 이 배터리 팩 하나면 RST-150H 적도의를 약 22시간 정도 구동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사용 환경에 따라 구동 시간은 달라지겠지만 하룻밤은 충분하죠. 만약 더 큰 용량을 사용하고 싶다면 14.8V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성품이 많이 있으니까 원하는 용량에 맞게 구입하면 됩니다.
촬영 나갈 때는 이슬 방지용 열선 밴드를 위해 USB 보조 배터리를 2개 정도 추가로 가져가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레인보우 아스트로의 정 아무개 과장님이 USB-C PD(Power Delivery) 케이블에 전원 어댑터를 달아놓은 요상한 알리발 케이블을 이용해서 보조 배터리로 RST-135라는 신형 적도의를 구동시키는 장면을 페북에 올리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보는 순간 무릎을 탁! 쳤습니다. 이제 보조 배터리 하나만 있으면 적도의도 돌리면서 열선 밴드도 사용할 수 있으니 짐을 더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무 보조 배터리나 다 되는 것은 아니고 USB-C PD 출력을 지원하는 보조 배터리여야만 합니다. 보조 배터리만 한 가방 있는데 뒤적뒤적 찾아보니 알맞은 녀석이 하나 나왔습니다.
USB-C PD 출력을 지원하고 15V 출력도 지원하는 딱 원하는 배터리입니다. 이제 15V USB-C PD 전원 케이블만 있으면 모든 것이 준비 완료입니다.
케이블을 찾아보니 국내나 아마존에서는 팔지 않고 Aliexpress에서만 판매하는군요. 중국 대단합니다... 정말 안 만드는 거 빼고 다 있는...
알리에서 주문했습니다. 혹시 몰라서 2개 샀습니다. 하나 끊어지면 쓸 백업용으로요. (Type-C PD 케이블 좌표 : 클릭)
생긴 건 요렇게 생겼습니다. 당연하게 USB-C 포트와 전원 잭이 붙어있습니다. 케이블도 두툼하니 만듦새는 나쁘지 않은 '뭐 그냥저냥 쓰는데 지장은 없겠네 등급'입니다. 한겨울에는 접다가 끊어질 거 같기는 하지만... (그래서 하나 더 샀...)
테스트해보니 동작은 15V로 잘 됩니다. 보조 배터리가 15V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고 해도 20시간 이상은 사용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제 RST-150H 마운트의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항목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기존의 12V 무보수 배터리, 14.8V 리튬이온 배터리에 추가로 USB 보조 배터리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 거죠. 이렇게 다양한 전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