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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련

[2020년 1월 20일] Back focus용 어댑터 제작

by 두루별 2020. 1. 20.

별 사진을 찍다 보면 자잘한 어댑터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카메라 연결 어댑터, 보정 렌즈 연결 또는 변환 어댑터 등등 종류도 다양하죠. 문제는 표준이 없고 망원경 제조사마다 자신들의 기준으로 만들다 보니 몇몇 종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호환이 전혀 안됩니다. 불편한 것은 소비자의 몫이죠.

 

만약 경통과 카메라 사이에 Reducer나 Field Flattener 같은 보정 렌즈를 사용한다면 더 복잡해집니다. 이런 보정 렌즈들의 경우 '보정 렌즈의 끝에서 카메라의 센서면까지의 거리'를 보정 렌즈에서 정한 거리로 맞춰야 하는데, 이 거리를 Metal back distance 혹은 Back focus라고 부릅니다. 복잡하죠?

 

이 거리를 정확하게 맞추지 않으면 주변 상이 심하게 왜곡되기 때문에 별 사진을 찍는 분들은 이 Back focus라고 부르는 거리를 맞추기 위해 골머리를 앓습니다. 물론 보정 렌즈를 사용하지 않으면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Takahashi社의 경우 Canon과 Nikon의  DSLR 카메라에 맞는 Camera Mount 어댑터를 별도로 판매하는데, 아래와 같은 시스템 차트를 참고해서 카메라 연결에 필요한 어댑터를 구매하여 구성하면 Back focus를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카메라 제조사에 맞게 Back focus를 잘 맞춰놨기 때문이죠.

 

 

위의 차트를 보면 18번 Reducer를 이용한 촬영의 경우 30번과 33번 어댑터를 조합하면 DSLR과 연결할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이 차트를 보면 무슨 소린가 싶지만 화살표만 잘 따라가면서 필요한 어댑터를 구매하여 연결하면 됩니다. 차트를 자세히 보신 분은 알겠지만 어디에도 필터 박스를 연결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이 차트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33번 '카메라 마운트 어댑터'에 48mm 필터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H-Alpha 필터도 이 어댑터에 장착하고 촬영을 합니다.

 

하지만 필터를 추가하면 초점 위치가 달라지는데요.(사진, 안시 마찬가지) 필터의 두께에 의한 굴절률의 변경 어쩌고 저쩌고... 머리 아프고 이해 안 되는 이론은 치우고... 장착하는 필터의 두께에 따라 Back focus의 거리를 보정해 줘야 합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가져온 이미지라 출처는 밝힐 수가 없습니다...

 

위 이미지는 필터의 두께에 따라 초점면이 이동(Shift)하는 것에 대한 수식이라고 보면 되는데, 머리 아프니까 결론을 보면 '초점면의 이동 거리는 필터 두께를 3으로 나눈 만큼 뒤로 이동한다.'이며 간단히 하면 '필터 두께를 3으로 나눈 만큼을 Back focus에 추가'하면 됩니다. 그냥 암기하면 됩니다.

 

머리 아픈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렇게 필터로 추가된 초점 거리를 보정하려면 스페이스 링을 사용하거나 어댑터의 두께를 변경해야 합니다. 딱 맞는 구경의 스페이스 링은 찾기 어려우니 어댑터를 원하는 길이로 제작하는 것이 가장 쉽겠죠. 그런데 개인이 어댑터를 하나 깎으려고 간단하게 손으로 도면을 그려서 가공업체에 간다고 해도 돈 안 되는 이런 단품 가공은 거의 해주지를 않습니다.

 

다행히 이런 망원경 관련 어댑터를 전문으로 제작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PreciseParts란 곳인데요. 온라인 주문으로 망원경 어댑터를 가공해 줍니다. 위치는 미국의 마이애미에 위치해 있다고 홈페이지에 나와있네요. 주문하면 평균 2~3주 정도 걸립니다. 회사 이름만큼 정밀하지는 않고 외관은 좀 투박하게 가공되어 오지만 그래도 쓸만한 수준입니다. 사실 이런 곳이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죠. 

 

 

홈페이지는 아주 심플합니다. 어댑터의 치수를 선택하기 위한 제조사를 선택하는 리스트가 있는데요. 어댑터 앞뒤의 제조사를 선택하면 됩니다. 이게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어댑터의 정확한 치수를 몰라도 제조사와 부품의 이름만 알면 웬만한 것은 다 목록에 있어서 고르기만 하면 되니까 아주 편리합니다. 

 

 

제조사를 고른 후 어댑터의 앞쪽에 연결할 부품을 고르고 어댑터의 뒤쪽에 연결할 부품을 고르면 이제 어댑터의 길이만 입력하면 끝~! 간단하죠? 저도 처음엔 원하는 부품이 없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FSQ-106ED의 경우는 미국 수출용 버전과 별도로 구분되어 등록되어 있어서 고르기만 하면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원하는 어댑터의 길이를 넣고 'Build' 버튼을 누르면 아래 이미지처럼 가공될 부품의 도면을 보여주고 배송료가 포함된 제작 가격이 표시됩니다. 

 

 

어댑터는 알루미늄을 기계 가공한 후 블랙 아노다이징 처리까지 해주고요. 외부에 널링(Knurling) 가공도 해줍니다. 조금 허접하긴 하지만요. 그리고 내부는 반사 방지 처리를 해준다는데 뭘 한 건지 모를 정도라 기대할 수준은 아닙니다. 도면 아래쪽에 있는 'Virtual Reality 3D View'를 클릭하면 가공될 어댑터의 모습을 3D로 보여주는데 카메라 회전도 할 수 있어서 미리 완성품을 예상해 볼 수도 있죠. 홈페이지는 허접한데 나름 신경 좀 썼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결제(Paypal로 결제됩니다)만 하면 언제까지 가공해서 배송하겠다는 날짜를 메일로 보내주는데 거의 정확하게 그 날짜에 배송을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배송이 시작되면 가공된 어댑터 사진을 찍어서 메일로 보내줍니다. '이렇게 만들어서 배송 시작했어'라는 뜻이겠죠.

 

 

이곳의 어댑터 제작 비용은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의뢰한 어댑터도 간단한 부품이지만 $124나 했으니까요. 그래도 치수에 대해 신경 쓸 필요 없고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용할만합니다. 이곳이라도 없었다면 개인이 어댑터를 가공하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니까요. 

 

혹시 저처럼 커스텀 어댑터를 가공해야 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이용해 보세요.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어댑터가 도착합니다.

 

 

주인장 추가:
가공 오차가 약간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주문한 어댑터는 +0.15mm의 공차가 있었습니다. 차라리 좀 짧았으면 스페이서로 어떻게 해보겠는데 플러스 공차라 보정도 안되고 난감하더군요.(가격이 얼만데 ㅜㅜ) 혹시 이 글을 보고 이곳에 주문하실 분이 계시다면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