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장마가 끝나고 나니 이번에는 태풍이 올라오는군요. 이제 별 보는 건 포기한 지 오래...
올해는 정말 별보기가 힘든 거 같습니다. 낮에 맑으면 밤에 구름이 몰려오고...
이렇게 출사를 못 나가는 기간이 길어지니까 이것저것 잡다한 것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더군요.
그중에 하나가 EOS Ra를 구매한 후 사용을 하지 않게 된 캐논의 EOS 6D Mark2 카메라를 어떻게 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을까 궁리를 하게 됐습니다.
이 6D Mark2 카메라는 발광 성운(發光星雲) 촬영을 위해 천체용으로 개조한 카메라인데요. 대단한 건 아니고, 이미지 센서 보호용으로 장착된 필터 중에서 LPF(Low Pass Filter)라는 필터를 제거해서 H-Alpha 영역의 감도를 높이기 위한 개조를 했던 카메라입니다.
=> 카메라 개조와 관련된 내용은 이전 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s://sbrngm.tistory.com/314)
천체 사진용으로 개조한 후에는 색감이 붉게 나오는 문제가 있어서 일반 사진 촬영은 촬영 후에 좀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해서 거의 방치에 가까운 취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별(星) 볼일 없는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LPF 역할을 하는 필터를 렌즈에 달고 촬영하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단순한 생각을 그동안 왜 못한 걸까요?...
그래서 혹시 이런 기능을 하는 필터가 있나 구글링을 해보니... 역시... 있더군요.
"적외선 촬영용으로 개조된 카메라에서 일반 사진을 촬영하려면 Hot mirror filter라는 필터를 사용하면 된다."
Hot mirror filter는 또 뭘까요...
Wikipedia 영문 페이지에서는 'Hot mirror는 가시광선을 통과시키면서 적외선을 다시 광원으로 반사하여 광학 시스템을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특수한 이색성 필터입니다.'라고 나와있었습니다.
네. 솔직히 무슨 소린지 모르겠습니다. 대충 가시광선은 통과시키고 적외선은 차단한다는 얘기 같습니다.
이번에는 Hot mirror filter라는 필터가 실제로 있나 찾아봤습니다.
많은 종류가 있는 것은 아니고 몇몇 회사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있었는데, 저는 모두 처음 들어보는 회사들이었고 그나마도 실제 구매를 할 수 있는 필터는 Kolari Vision이라는 회사의 '색보정 Hot mirror filter'였습니다. 색보정이라고 제품명에 들어 있는 것을 보니 확실한 거 같네요.
위와 같이 생겼는데, 필터의 색을 보면 당연하겠지만 제거한 카메라의 LPF와 유사한 색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노력 없이 이 필터의 장착만으로 개조 카메라에서 일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아주 좋네유!!! (흐룹..)
가격도 약 $130 정도로 일반적인 UV/IR 필터보다 좀 비싼 정도라 속는 셈 치고 구매를 했습니다... 만...
전 세계에 퍼져있는 역병 때문에 배송에는 시간이 조금 걸리네요. (현재 배송 중...)
Kolari vision에서 제공하는 그래프를 보면 카메라의 원래 LPF와 유사한 느낌이어서 살짝 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개조 전이랑 똑같으면 어쩌지...라는 쓸데없는 걱정과 함께...
필터가 도착하면 정말 효과가 있는지 비교를 한 번 해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