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바람에 저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7월 5일까지 자가 격리 중에 있습니다. 활동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꽤나 곤욕인 모양인데 저처럼 집에 있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완전 꿀입니다. ㅎㅎ
다른 사람과 접촉이 있으면 안 되기에 오피스텔에 혼자 나와 있습니다만, 필요한 거는 모두 옮겨와서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내고 있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2주나 쉬어 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이 처음이자 퇴직 전까지의 마지막 휴가가 아닐는지...
아무튼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뜻깊게 보내고 싶어 혼자 이런저런 계획을 많이 했지만 벌써 절반이 지났는데도 뭔가를 뚜렷하게 한 것이 없군요. 게임이라도 열심히 할 걸 ㅠㅠ...
아쉬운 대로 이전에 했던 작업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무광택 도료 칠하기도 몇 달 전에 했던 것인데 이제야 포스팅합니다.
다카하시 망원경은 난반사 방지를 위해 무광 도료가 꼼꼼히 잘 칠해져 있습니다. 말 그대로 칠해야 할 곳은 모두 칠해져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직접 가공한 어댑터라든가, 중국산 ZWO 카메라와 어댑터 등등은 전혀 칠해져 있지 않습니다.
이게 꽤 광범위하게 대부분 칠해져 있지 않아서 난반사가 생기지 않을까 항상 걱정했던 부분이었는데요. 마음먹은 김에 광학용 무광택 도료를 구해서 어댑터들에 칠을 해 봤습니다.
제가 사용한 도료는 일본 쿄에이-오사카에서 구매한 "아스마 제작소의 광학용 검정 무광 도료"입니다.
혹시 필요한 분이 계실까 봐 링크를 첨부합니다. 참고로 쿄에이-오사카는 5만 엔 이하는 해외 배송을 안 해주니까 다른 거 구매할 때 함께 구매하셔야 됩니다. 저도 망원경 부품 구매할 때 끼워서 구매했었습니다.
도료가 준비되었으면 적당한 용제도 준비해주세요. 무광 도료 설명서에는 '페인트 희석제'를 사용하라고 적혀있었는데, 저는 그냥 프라모델용 아크릴 페인트 씬너를 준비했습니다. (녹기만 하면 되니까요 ㅎ)
생각보다 엄청 작습니다. 씬너와 도료 통을 한 손바닥에 올릴 수 있을 정도예요. 깜찍합니다.
무광 도료라고 특별할 건 없고 다른 페인트 처럼 필요한 만큼 조금 떠서 씬너로 살짝 녹인다음 면봉으로 쓱쓱 발랐습니다.
아!!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하셔야 합니다! 흡입하시면 안 돼요!
그리고 화기(담배 같은) 주위에서 하셔도 안됩니다!! 아주 잘 타는 물질들이라 화재의 위험이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처음 바를 때는 '뭐지? 이거 효과가 있나?? 망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잘 됐지만 자신 없는 분들은 망쳐도 되는 부품이나 연습할 수 있는 곳에 먼저 칠해 보세요. 마르면서 칠한 자국이 많이 사라지지만 잘 바르지 않으면 얼룩덜룩 해집니다.
이 도료가 생각보다 효과가 좋아서 ZWO 카메라 어댑터에 칠해봤는데 칠하기 전과 후의 차이가 엄청납니다.
어떤가요? 칠하기 전과 후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좀 얼룩덜룩 하지만 덜 말라서 그렇고 완전히 마르면 괜춘합니다 ㅎㅎ
무광 도료를 칠하기 전의 ZWO나 Askar 제품 모두 무광 처리 없이 아노다이징 상태 그대로라 난반사가 심했습니다. 이런 어댑터 들에 꼼꼼히 무광 도료를 발라주었더니 실제 효과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보기에는 프리미엄 제품같이 무광 처리가 되어 보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처리가 품질을 결정하는 법인데 저렴함 때문인지 이런 꼼꼼한 마무리를 아직 중국 제품에서는 바랄 수 없죠. 그러니 직접 도료를 칠해 주는 게 속 편합니다. 일본 다카하시 어댑터도 일부는 칠해져 있지 않은 부분도 있으니 중국 제품만 욕할 수는 없겠죠. 부족한 부분에 직접 칠할 수 있으니 이런 무광 도료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꼭 제가 소개한 제품이 아니더라도 괜찮은 무광 도료가 있다면 구해서 무광 처리 안된 부품에 칠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