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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Deep-sky

[2022년 10월 19일] M33 - 삼각형 자리 은하

by 두루별 2022. 10. 21.

오랜만의 평일 출사에서 촬영한 Messier 33(NGC 598, 삼각형자리 은하)입니다.
삼각형자리라고는 하지만 외곽 끝 부분에 위치해서 사실 물고기자리에 더 가깝게 있습니다.

이 M33은 국부 은하단에서 안드로메다 은하와 우리 은하 다음으로 세 번째로 큰 은하라고 하네요.
지구로부터 273만 광년 떨어져 있다고 하는데 안드로메다 은하(250만 광년) 보다 살짝(?) 멀리 있습니다. 
그래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천체 중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라고 합니다. (아주 어두운 곳에서 맨눈으로 보인답니다.)

평일 출사라 다음날 생각해서 조금 일찍 마무리를 하는 바람에 촬영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밝은 대상이지만 이 정도 보이는 것에 만족해야 할 거 같습니다. 다음에 또 촬영해서 합치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네요.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면 좋았겠지만...

촬영을 마치고 짐을 모두 차에 싣고는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차가 방전되어 문이 안 열리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하필이면 차 안에 열쇠와 핸드폰과 지갑을 모두 넣어둔 상태였는데 문이 안 열리니까 멘붕이 오더군요. 
날은 추운데(영하 1도) 사람도 차도 없는 산골에서 핸드폰마저 사용할 수 없게 되니까 정말 난감하더라고요.
어떻게든 문을 열어 보려 했지만 방법이 없어서 포기하고 읍내까지 4km 정도를 걷기로 했습니다.

방한화도 벗어둔 상태라 슬리퍼와 추리닝 차림으로 덜덜 떨면서 읍내까지 걸어가는데 왜 그리 멀던지 ㅠㅠ...
중간중간 들리는 들개들의 짖는 소리가 오싹하게 만들더군요. 무서운 새벽 운동...

거의 1시간을 넘게 걸어서 읍내에 도착하니까 불은 모두 꺼져있고 사람도 없고...
다행히 택시를 발견하고는 사정 설명을 하고 전화를 빌려 잠든 아내를 깨워 돈을 입금하고 서울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 도착해서 카드와 여분의 자동차 열쇠를 챙겨서 만류하는 아내를 뒤로하고 타고 온 택시를 타고 다시 철원으로~!

다시 관측지에 도착해도 열쇠로 문이 안 열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저는 차를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시동 한 번 걸 수 있는 전력을 남기기 위해 지금 저 망할 차란 놈이 기절해 있는 거라고...

왕복에 3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그래도 기사분을 통해 철원 땅 매매에 대해 좋은 정보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언제 현지인이랑 얘기를 해 볼 수 있겠습니까. 긍정의 힘으로 철원으로!!

관측지에 도착하니 검은색인 차가 하얗게 서리를 뒤집어쓰고 있었습니다. 
저는 모든 염원을 모아 문 열림 버튼을 눌렀고 덜~커어~억 하며 열리고 말았습니다!! 
기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시동을 걸어서 다시 서울로... 하루에 철원을 두 번 다녀오는 경험을 하게 되었네요...

자. 그럼 이번 사건의 교훈은?? 
혼자 오지에 있을 때는 절대! 핸드폰을 몸에서 떼어 놓으면 안 됩니다!! 
핸드폰이 없으니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정말 현대 생활의 필수품... 

다음날 자동차 딜러에게 춥다고 마구 방전되는 허약한 차를 팔았다고 승질을 내는데 방전됐을 때 수동으로 여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군요.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알았으니 연습해서 위급할 때 사용해야겠습니다 ㅠㅠ

여러분도 외진 관측지에 혼자 갈 때는 휴대폰 충전에 신경을 쓰시고 몸에서 절대 떼어놓지 마세요. 큰일 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