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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3년 6월 23일] 포천 탐조

by 두루별 2023. 6. 25.

다음 주는 비 예보. 이제 장마가 시작되나 보다. 다행히 이번주는 금, 토요일의 날씨가 밤까지 주욱~ 좋을 거 같다.
장마 전 마지막 기회라 밤에 별도 볼 생각으로 별 촬영 장비도 모두 차에 싣고 포천으로 출발했다.

낮부터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다.

구름이 떠 있었지만 밤에는 모두 사라진다는 예보. 더운 날씨지만 습도는 그렇게 높지 않아 나름 쾌적했다.
금요일이라 차가 많아 서울 빠져나가는 데 개고생함. 다행히 고속도로는 차가 많지 않아 금방 포천에 도착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포천의 공원

내일이면 사람들로 북적이겠지만 평일이라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고요한 숲에는 새소리만 가득하다. 아유 좋다.
기쁜 마음에 카메라를 메고 한 바퀴 돌기 시작. 

제일 먼저 탐조대에 들러서 원앙이 있나 슬쩍 들여다봤는데 원앙은 없고 이곳 NPC인 왜가리가 꼿꼿이 서 있었다.

왜가리 (사다새목 / 백로과)

저렇게 꼼짝 않고 서있기도 힘들겠다. 좀 편하게 있지... 그래도 놀라서 날아갈까 봐 살금살금 돌아 나왔다.
여담으로 새는 역시 쌍안경으로 볼 때가 입체감있고 좋은 거 같다. 왜가리를 쌍안경으로 한 참을 보다가 나왔다.

날이 너무 덥다. 햇볕이 따가울 정도. 이런 날씨엔 새들도 그늘에서 쉬고 있을 거다. 
예상대로 한참을 돌아다녔는데 새는 가끔 머리 위로 날아가는 방울새 말고는 보이 지를 않는다. 어느샌가 새소리도 사라졌다. 더워서 다들 쉬는 모양이다. 

저 멀리 맹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게 보인다. 너무 멀어서 평소 같으면 촬영도 안 했을 텐데 반가운 마음에 몇 장 찍어본다.

헐... 촬영하고 보니까 뱀을 잡아서 둥지로 날아가나 보다. 맹금이 뱀을 잡아가는 장면은 또 처음 본다. 정말 생 야생...
무슨 종류일까? 황조롱이보다는 커 보이는데... 떠오르는 맹금이 없다. 이럴 때는 또 조류갤에 물어보는 게 답이다. 맹금 부분만 캡처해서 올렸는데 이번엔 너무 사진이 흐렸나 정확한 답이 없다. 다들 뱀 잡아가는 맹금이 신기하다는 얘기만...

아쉽지만 동정에는 실패. 맹금이라는 것 말고는 사실 알기 힘들 거 같긴 하다.
공원을 한 바퀴 돌았는데 새는 한 마리도 못 봤다. 심지어 참새도 없더라. 다들 더워서 응달에 모여있나 보다.

아이스박스에 담아 온 차가운 콜라를 한 잔 마시고 그늘에서 나도 좀 쉬다가 다시 힘을 내서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역시 처음 들른 곳은 탐조대. 이번엔 왜가리는 사라지고 직박구리가 앉아있었다. 직박구리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더운지 이 녀석도 숨을 헐떡인다.
직박구리 (참새목 / 직박구리과)

이 녀석을 끝으로 새는 또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이런 날도 있구나... 
혹시 물총새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 수로도 기웃거려 보고, 연못도 가서 한 참을 있어 봤지만 이젠 새소리도 안 들린다.

검은물잠자리 (잠자리목 / 물잠자리과)

새가 없으니 곤충이라도... 요즘은 곤충에도 관심이 간다. 조만간 매크로 촬영장비를 맞출 계획인데 새도 찾는 게 이렇게 어려운데 곤충은 더 어렵지 않나? 일단은 지금처럼 원거리 매크로 촬영에 좀 더 집중을 해야겠다.

붉은머리오목눈이 (참새목 / 흰턱딱새과)

다시 들여다본 수로에는 뱁새들이 모여서 물도 먹고 지들끼리 푸닥거리고 있었다. 조복이 없는 날인데 뱁새라도 황송하다.
이제 슬슬 관측지로 떠나야 할 시간이다. 아쉽지만 내일을 기약해야 할 듯.

저녁을 안 먹고 편의점에서 간식거리와 김밥을 사서 관측지로 바로 갔더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 이럴 땐 또 동네 한 바퀴...

딱새 수컷 (참새목 / 딱새과)

날이 저물어 가니까 활동을 하나 보다. 딱새 수컷이 벌레를 잡아서는 열심히 새끼를 부르고 있었다. 새끼가 어딨는지 보고 싶었는데 딱새가 날아가 버림. 아깝다...

알락할미새 (참새목 / 할미새과)

알락할미새도 육추 중인가 보다. 얘도 입에 벌레 한 마리를 물고는 새끼를 부른다. 저 멀리 새끼가 보이긴 했는데 해가 거의 져서 촬영 불가. 그냥 눈으로만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