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강화도에서 새호리기, 황조롱이 같이 귀한 맹금도 보고 많은 백로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때가 맞으면 다시 강화도로 가서 물떼새들을 보고 싶었는데 만조 시간이 영 안 맞는다. 그래서 아침 일찍 파주 공릉천으로 탐조를 가기로 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안 막히는 틈을 타 탐조를 하고 오전에 돌아온다는 그럴듯한 계획을 세웠지만 타이슨의 명언은 항상 잘 들어맞는 거 같다. 파주 공릉천에 도착했지만 새가 없었다. 그 흔한 백로 한 마리 없었는데 한참을 돌아다니다 논길에서 깝작도요 한 마리를 본 게 전부였다.
깝작도요(도요목 / 도요과, 여름철새, 나그네새)어찌나 경계심이 많고 빠르던지 순식간에 저 멀리 호로로로~ 달려간다.날아가는 깝작도요.방울새(참새목 / 되새과, 텃새)
도무지 새를 찾을 수가 없어서 어렵게 논두렁에서 차를 돌려서 더 늦기 전에 강화도로 이동을 했다. 강화도에 도착했지만 지난주와 너무 다른 풍경이었다. 백로가 없다... 이게 무슨 일일까... 다들 어디 간 거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지난주와 뭐가 달라진 건지 살펴봤는데 이런!! 논에 물이 없다!! 곧 추수를 할 모양이다. 물을 뺀 논들이 이곳저곳에 있었다. 논에 물이 없으니 먹이가 없어진 백로들은 물이 남아있는 논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한 거 같았다.
어렵게 발견한 황로(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저멀리 황로들이 모여있었다. (머리가 하얀 애들도 황로다)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가족. 12마리 모두 품어주느라 어미가 엄청 고생했겠다...거리가 있었지만 어미는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마지막 새끼가 논으로 들어가자 이동하는 어미새.또다른 흰뺨검둥오리. 너희라도 봐서 다행이다.노랗게 익어가는 벼 사이에 황로가 있다.황로는 여름에는 노란 깃이지만 겨울에는 하얀 깃으로 갈아 입는다.(그럼 여름엔 황로 겨울엔 백로??)중대백로(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가 너무 반가웠다.
논에서 새를 별로 볼 수가 없어서 강화도 남쪽 갯벌로 이동했지만 갯벌은 물이 많이 빠져서 새 보기가 힘들었다. 지난주는 오후에 방문해서인지 쉬고 있는 새들이 있었지만 오전이라 새는 보이지 않았다.
정처 없이 해안가를 따라 이동하다가 분오리돈대를 발견하고는 살짝 등산을 해서 돈대에 올라보니 시야가 좋았다.
분오항 주변의 백로.(동정불가)괭이갈매기(도요목 / 갈매기과, 텃새)바닷물이 빠지고 생긴 수로를 따라 저어새(사다새목 / 저어새과, 여름철새) 세 마리가 사냥하고 있었다.저렇게 해서 사냥이 되나 싶었지만 열심히 부리를 저으며 수로를 따라 바다 쪽으로 이동했다.저어새는 굉장히 희귀한 새인데 강화도에 오면 쉽게 볼 수 있다.갯벌 가득 게가 바글바글 한데 갈매기가 멍때리고 있다.오~ 파랑새(파랑새목 / 파랑새과, 여름철새)다!최대한 살금살금 돈대에서 떨어지지 않을 만큼 접근했다.파랑새라도 만나서 다행이다.팥중이(메뚜기목 / 메뚜기과) (콩중이, 팥중이, 풀무치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메뚜기다.)강아지풀(사초목 / 벼과)
분오리돈대에서 내려와 귀가하던 중 이대로는 아쉬워서 근처 논에 한 번 더 들렀다. 지난번 황조롱이를 봤던 곳이다.
털갈이 중인 황로.메뚜기 물고 날아가는 황로.중백로(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길막하던 황로.오늘 처음 보는 쇠백로(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쇠백로가 날아다니는 동네라니... 너무 부럽다...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꽈배기집. 이름이 뉴욕꽈배기다. 왜 뉴욕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내가 꽈배기를 좋아해서 구입했지만 내가 더 많이 먹었다. 느끼하지 않고 아주 쫄깃하고 맛있었다. ㅎㅎ 설탕도 아주 살짝 묻혀서 더 좋았던. 아내가 다음에 강화도 가면 또 먹자고 하는 걸 보니 아주 마음에 들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