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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Deep-sky

[2023년 8월 25일] M31 - 안드로메다은하

by 두루별 2023. 8. 28.

2023-08-25 22:27(KST), GSO 8" RC+0.67x Reducer(f/5.4), RainbowAstro RST-135E
Askar M54 OAG, ZWO ASI174MM Mini, ASIAIR Pro
ASI6200MC(APS-C crop) 40x180sec(gain 100, temp -10℃)
Pixinsight 1.8.9, BlurXTerminator, NoiseXTerminator
20.20 MPSAS, 온도 최저 20.0°C, 습도 최대 97.5%RH

정말 오랜만에 별 촬영을 다녀왔다. 8월 초에도 갔었지만 어댑터를 안 가져가서 그냥 돌아온 건 비밀...
이날은 월령이 안 좋았지만 오랜만에 같이 별보던 동아리 후배도 참석했는데 거의 5년 만인 거 같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녀석이라 할 얘기도 많았고 옛날 얘기도 하면서 오랜만에 깔깔거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일찍 저녁 먹고 밝을 때 도착해서 망원경 위치를 잡고 설치를 했는데도 정작 촬영할 대상들의 위치를 확인 안 하는 바람에 대상이 나무에 가려지는 사태 발생. 빠르게 포기하고 어떤 대상을 촬영할까 고민하다가 마침 적당한 고도였던 M31 안드로메다은하를 촬영했다. RC로는 처음 촬영하는 거지만 화각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을 안 하고 즉흥적으로 촬영을 했는데 첫 샷이 끝나고 전송된 사진을 보니 구도도 그렇게 나쁘지 않아 보였다. 

이날은 전날 비가 온 후라 굉장히 하늘이 맑고 깨끗했는데 철원에서 보기 힘든 은하수가 육안으로 잘 보였다.(그냥 간신히 보였다는 뜻...) 쌍안경으로 찾아본 M31은 솜뭉치 같이 희끄무레하게 잘 보였는데 요즘은 안시가 더 재밌어지고 있다.

돕소니안을 구입해야 하나 고민된다... 

촬영을 걸어 놓고 후배가 직접 내린 엄청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얘기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자정이 지나자 주변이 온통 뿌옇다. 마치 구름 속에 들어온 것 같이...

뭐지 뭐지?

주위를 둘러보니 엄청난 안개가 몰려와서 이미 하늘이고 땅이고 분간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언제부터 이랬는지도 모를 정도로 얘기에 심취했었나 보다.

촬영은 이미 망쳤고 장비에서는 물이 줄줄 흐른다. 엄청난 습도...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지니까 이슬이 장난 아니다. 전날 비가 와서 안개도 심하게 내린 모양이었다. 오늘 촬영은 여기서 끝이다. 이날 후배 녀석은 광각렌즈 테스트를 했는데 렌즈에도 물이 줄줄 흘렀지만 결과는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캐논 EF 8-15mm + 6D Mark2

은하수만 좀 진하게 촬영됐으면 좋았을 텐데 둘 다 커피에 정신이 팔려서 촬영은 너무 대충 했나 보다.
그런데 광각렌즈 촬영이 꽤 재밌어 보인다. 용도가 명확해서 같은 장소에서는 한 번 이상은 무리겠지만 촬영 당시의 하늘을 기록하는 데는 재밌는 작업이 될 거 같았다. 광각렌즈도 고민해 봐야겠다...

안드로메다는 안개 때문에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테스트로 촬영한 거라 이미지 처리도 합성 후에 배경 얼룩 정리만 하고 마무리. 과한 처리보다는 그냥 부드러운 느낌이 요즘은 더 좋아지고 있다. 정말 늙어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