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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3년 10월 3일] 올림픽공원 탐조 - 울새, 노랑딱새, 쇠솔딱새 등

by 두루별 2023. 10. 3.

연휴 마지막 날. 올림픽공원이 평소의 휴일로 돌아갔다. 수많은 인파가 싹 사라짐. 아직도 많긴 하지만 어제나 그제에 비하면 사람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너무 조용하니까 적응이 안 됨.

오늘도 아내는 커피숍으로 보내고 탐조 시작! 오늘은 노랑딱새 수컷을 좀 제대로 촬영해 보고 싶다. 오늘은 캐논이다.

오늘도 붉은귀거북(거북목 / 늪거북과)이 첫 손님.
오오! 몽촌호에서 오랜만에 왜가리(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텃새) 발견!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참새(참새목 / 참새과, 텃새)
오랜만에 배드민턴장 근처에서 참새를 볼 수 있었다.
뜨어!! 이게 무슨 일이여... 진사 대포부대가 내가 항상 탐조하던 곳을 점령했다.

노랑딱새가 주로 목격되는 장소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평소 계시던 어르신은 사람들을 피해 다른 곳에 계셨다. 그곳에서 짹이아빠님도 만났는데 아침부터 저러고 있다고... 

슬쩍 가서 뭐 찍냐고 물어보니 울새를 찍으러 왔다고 한다. 며칠 전 놀러 오신 어르신 한 분께 이곳에서 울새를 봤다고 말했던 게 생각났다... 이 사람들은 나이가 있어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기 힘드니까 자신들의 네트워크로 정보를 공유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소문이 퍼진 듯. 그런데 이 사람들 하는 짓이 가관이다. 풀과 관목이 촬영을 방해한다고 다 치워버리더니 과자부터 별별거를 다 뿌려놓는다. 울새가 뭐를 좋아하는지 모르니 그냥 다 뿌려 놓는 듯. 진사들은 새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촬영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처럼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경악할 만한 행동들을 서슴지 않았다. 

점잖은 분도 끼어 있었지만 대부분이 안하무인. 자기들 땅도 아닌데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빨리 지나가라질 않나, 버드 콜링 한답시고 어찌나 크게 소리를 틀어놨는지 귀가 다 멍멍... 공공장소라 뭐라 할 수도 없고 또 훼손을 하면 촬영해서 신고할 생각으로 옆에서 지켜봤는데 다행히 더 큰 문제없이 오후 늦게는 모두 돌아갔다. 

사진 찍는 사람들이 다 저렇지는 않겠지만 자연 사진을 찍는다는 건 왔는지도 모르게 조용히 왔다 가는 게 맞는 거 아닐까?

그 와중에 귀여운 노랑딱새(참새목 / 딱새과, 나그네새) 발견.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텃새)
저 인간들이 가져다 놓은 물그릇에서 물먹고 목욕하는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숲에서 물 구하기 힘든데 물이 있어서 좋나 보다.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오늘도 동고비 자세 중인 쇠박새
곤줄박이(참새목 / 박새과, 텃새)도 물 먹으러 왔다.
물을 떠다 놓은 건 새들에겐 좋은 행동일까? 머리가 복잡해진다.
야생 동물의 삶에는 관여하지 않는 게 맞지만 좋아하는 걸 보니 마음이 약해짐...
노랑딱새(참새목 / 딱새과, 나그네새)
저 물그릇은 꼭 가져간다고 하더니만 넘어져서 얼굴이 깨져 그냥 두고 갔다는...
나의 최애 쇠박새
너무 예쁜 노랑딱새 암컷.
매년 개체 수가 줄어든다는 데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생명체가 사라진다는 건 정말 슬픈일이다.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저 인간들이 뿌려놓은 곡식들 때문에 새들이 난리다.
그래도 밀화부리(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새)는 느릅나무 씨앗을 먹는다.
오오오!!! 노랑딱새(참새목 / 딱새과, 나그네새) 성조 수컷 발견!!
다른 어린 녀석들과 확실히 다른 어깨의 선명한 하얀색 깃털!
얼굴의 흰색 깃털은 번식기가 아니라 빠진 모양.
잠깐 있다가 날아간 후 다시 만나지 못했다...
시원하게 물을 마시고 있는 곤줄박이
확실히 새들이 물이 있으니까 아주 좋아한다.
쇠박새도 관목에서 물그릇을 내려다 보고 있다.
이름 모를 솔새 발견!
솔새는 모르겠으면 그냥 쇠솔새(참새목 / 휘파람새과, 나그네새)로...
암컷 노랑딱새
암컷도 예쁘지만 확실히 수컷이 화려하다.
쇠솔딱새(참새목 / 솔딱새과, 나그네새)
노랑딱새(참새목 / 딱새과, 나그네새)
위에 뭐가 있나? 전부 위를 보고 있다.

짹이아빠님이 88 호수를 둘러보러 가신다 길래 따라나섰다. 진사들 땜에 짜증 나서 안 보이는 곳에 가보기로.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오랜만에 88 호수에서 만났다.
쇠물닭(두루미목 / 뜸부기과, 여름철새)
갈대에서 쉬고 있던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88 호수 주변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과 아버지가 함께 탐조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보기 좋던지... 짹이아빠님이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눠보니 나보다 탐조 경력도 오래된 베테랑이었다. 이제 11살이라고...

어린 친구가 노랑딱새와 울새를 보고 싶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다시 진사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물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다행히 오자마자 노랑딱새(참새목 / 딱새과, 나그네새)가 반겨준다.
되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여름철새)도 등장.
되지빠귀가 나오면 울새도 나온다는 얘기.
역시 예상대로 울새(참새목 / 딱새과, 나그네새) 등장!
아... 심장에 너무 안 좋다. 너무 귀여움...
진사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는 다시 숲으로 들어가 버림.
귀한 울새 돈고...
쇠솔딱새(참새목 / 솔딱새과, 나그네새)
어린 노랑딱새 수컷.
1년 미만의 수컷이라고 한다.
쇠솔딱새(참새목 / 솔딱새과, 나그네새)
노랑딱새 때문에 관심을 많이 못 줘 미안하다.
어린 수컷은 깃도 성체 수컷처럼 검은색이 아니었다.
귀여운 울새(참새목 / 딱새과, 나그네새) 다시 등장.
짜증 날 땐 짜장면... 우울하면 울새...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노랑딱새 암컷
되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여름철새) 다시 등장.
참을 수 없었던지 물그릇에 퐁당!

개운하게 목욕을 하고 갔다.
동고비(참새목 / 동고비과, 텃새)

지난번 모 대학 탐조 동아리 이후 다른 대학의 탐조 동아리를 만났다. 이분들은 할미새사촌을 찾으러 오셨다고. 오신 김에 울새도 보고 노랑딱새도 보고 짹이아빠님의 쌍안경 강의도 듣고 가셨다. 지난번 동아리와 달리 촬영 장비를 모두 가지고 있어서 부러웠다. 여러 명이 촬영하면 놓치는 장면이 없을 건데...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텃새)
곤줄박이(참새목 / 박새과, 텃새)
동고비(참새목 / 동고비과, 텃새)
노랑딱새(참새목 / 딱새과, 나그네새) 암컷.
노랑딱새(참새목 / 딱새과, 나그네새) 어린 수컷.
동고비가 씨앗을 찾았다.
묻을 줄 알았더니 먹어 버림.
울새(참새목 / 딱새과, 나그네새)
얘 때문에 진사부대도 오고 난리도 아닌 하루.
건강히 잘 쉬다가 돌아가길 기원한다.
되지빠귀 너는 가지 말고 그냥 여기 살아.
어린 노랑딱새 수컷. 어깨의 하얀 깃털이 없다.
진사부대가 사라지자 되지빠귀들도 나와서 먹이를 먹는다.
해가 저물어 가는데 나도 돌아가야 할 시간...
노랑딱새 수컷을 마지막으로 담고 탐조 끝.

어린 탐조인 친구는 야무지게 사진을 찍고는 아버지와 함께 먼저 돌아갔다. 부럽다... 우리 아들은 뭐하나...

심심해서 백제박물관까지 싹 둘러보고 온 아내와 함께 집으로 퇴근. 짹이아빠님과 만나서 함께한 탐조는 항상 재밌었다. 오늘도 우연히 만났지만 함께 탐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당분간은 바쁘시다고 하니 서울의새 모임에서 봬야 할 듯.

진사들 때문에 망칠 뻔한 탐조였지만 요즘 eBird 앱을 이용해서 열심히 관찰을 기록 중이다. 사진도 최대한 많이 찍어서 자료로 등록하고 있는데 자료가 많이 쌓이면 유의미한 자료가 되지 않을까 혼자 기대 중. 요즘 너무 달렸는지 다리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자칫 서울의새 모임도 나가지 못할까 걱정돼서 내일은 쉬면서 병원 진료를 받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