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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3년 10월 21일] 철원 학저수지 탐조 - 쇠기러기, 쇠오리 등

by 두루별 2023. 10. 24.

날씨가 아주 끝내준다. 밤새 맑다는 예보라 오랜만에 철원으로 별 보러 출발!~
이왕 철원에 가는데 일찍 가서 낮에는 기러기라도 볼 생각으로 카메라도 함께 챙겼다. 여기서 실수... 500mm가 아니라 600mm와 텔레컨버터를 챙겼어야 했다. 맨날 올림픽공원만 다니다 감이 떨어졌나 보다.

밤에는 별을 볼 거라 별 촬영 장비를 함께 가져가는데 부피가 장난 아님...
열심히 달려서 포천에 도착했더니... 온 동네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망함...
여기엔 잘 만들어진 탐조대가 있긴한데... 탐조대 위치는 좀 쌩뚱맞음.
탐조대 너머는 이런 느낌. 봄에는 원앙도 있었는데 이젠 텅 비어 버렸다.

정말 가는 날이 장날이다. 포천의 한 공원에 탐조를 하려고 들렀는데 인근 마을까지 모두 모여서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마을별로 다른 색의 형광 모자를 쓴 어르신들이 열심히 줄 서서 기념품을 받고 계셨는데, 우리도 받을 수 있었지만 아내가 부끄러워해서 그냥 옴. 곡물 세트였는데 받아다 새들 주고 싶었는데 아깝...

포천 탐조는 포기하고 부지런히 철원으로 옮겨서 학저수지에 어떤 철새가 와 있나 보러 가는 도중에 길 한가운데 있는 뱀을 발견하고 급히 피했다. 갓길에 정차를 하고 조심스레 다가가 보니 다행히 다치지 않은 모양. 나를 보더니 잽싸게 도망갔다.

무자치(유린목 / 뱀과)

학저수지에는 많은 기러기들이 와 있었는데, 거리가 멀어서 촬영도 힘든 상황. 필드스코프를 가져왔어야 했고 렌즈도 더 장초점 렌즈를 가져왔어야 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꽤 낮았는데 국토대장정 깃발을 배낭에 붙인 사람들이 호수 주변을 걷고 있었다. 아내와 나도 넓은 호수를 다 돌지는 못하겠지만 건너편까지 가보기로 했는데...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갑자기 날아 오른 기러기떼.
쉬고 있던 애들을 술취한 인간들이 소리를 질러 날리고 있었다.

정말 어이없는 광경을 목격했는데, 등산 스틱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러서 새들을 날리고 있는 인간들을 발견. 너무 어이가 없어서 지켜보고 있는데 내가 촬영하는 옆 기러기와 오리도 바로 옆에 와서 소리를 질러 날려 버림... 

지금 뭐 하는 거냐고 소리를 쳤는데도 대답도 없이 또 소리를 지르길래 쌍욕을 박아 주려는데 아내가 다들 술이 많이 취한 거 같다고 말려서 꾹 참고 말았다. 정말 말로만 듣던 쓰레기 같은 인간들을 요즘 다 만나고 있는 듯...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쇠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겨울철새)
논병아리(논병아리목 / 논병아리과, 텃새)
호수에서 쉬고 있는 기러기들.
쇠기러기(기러기목 / 오리과, 겨울철새)
전체를 다 확인한 건 아니지만 확인 가능한 거리에 있는 개체는 모두 쇠기러기 들이었다.

호수 중앙에 있으면 거리가 상당해서 카메라나 쌍안경으로는 확인이 불가. 근처 소이산 전망대 부근으로 이동해서 해지기 전까지 새를 좀 찾아봤지만 참새 몇 마리가 전부였다. 그래도 농장의 강아지는 아직 잘 있었는데 이날은 간식을 챙겨가서 간식도 주고 잠깐이지만 좀 놀아주다 돌아왔다.

아주 순한 녀석이라 경비견으로는 꽝.
별 보러 가기전 아내가 원했던 저녁 식사 메뉴.

이제 별을 보러 갈 시간. 철원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아내가 원했던 탕수육과 짬뽕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별 보러 갈 때 늘 들리던 식당이었는데 탕수육도 엄청 맛있었음. 추억 돋는 이 가게는 오래도록 번창하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