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촬영 및 관측장비

[장비] 대형 경위대의 선택

by 두루별 2010. 7. 14.

망원경을 올리는 가대는 크게 경위대와 적도의가 있다. 이중 경위대는 수평과 수직으로만 움직이는 방식으로 별보다는 지상 관측에 더 적합하다 하겠다. 
하지만 부피와 무게등으로 간편한 별보기를 원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적도의가 불편하다. 특히 고급 적도의일 수록 모터로만 구동되는 경우가 많아서 추가로 12v 배터리도 들고 다녀야 한다. 사진 촬영이 목적이 아니라면 적도의가 아닌 경위대가 더 적합하다. 

현재 주력으로 사용할 FLT98CF 경통을 올리기에 충분하면서 향후를 고려하여 나만의 경위대 선택 기준을 정했다.

1. 혼자 다른짐과 함께 한 번에 운반이 가능해야 한다. 
2. 향후를 위해 넉넉한 탑재중량이 필요하다.  
3. 미동 기능이 있어야 한다.
4. 충분한 강도와 정밀도를 가져야 한다. 
5. 오래 사용 할 수 있도록 튼튼해야 한다.
6. 엔코더, 모터등의 장착은 불필요하다.

현재 많이 판매되는 경위대는 빅센의 포르타, GS Optics의 ATZ 경위대정도가 프리스탑과 미동을 지원하는 경위대로 인기가 높다. 무게도 삼각대 포함해서 5~8kg 정도라 이동성도 좋다. 
포르타의 경우 제조사에서는 최대탑재중량을 8kg이라고 하지만 사용해본 결과 정말 좋게 봐줘서 5kg이 한계다. 실제로 FLT98CF 경통에 천정미러, 아이피스를 장착하고 건물 옥상에서 관측해 보면 건물의 진동이 그대로 보인다.
포르타의 경우 탑재할 경통의 무게가 3kg을 넘지 않아야 한다. 경통밴드에 플레이트 그리고 악세사리를 추가하면 금방 5kg을 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상도 올릴 수 있지만 중배율 이상에서 초점 조절좀 하려면 날아다니는 별을 보고 맞춰야 한다. (단단한 지면에서는 얘기가 다를 수 있겠다.)

휴대성은 좋지만 탑재중량이 너무 낮은 소형 경위대는 제외하고 중대형 경위대를 찾기로 했다. 물론 절대 기준은 대형 경위대라 하더라도 여러번이 아닌 한 번에 모든 짐을들고 주차장까지 혼자 이동이 가능한 무게여야 한다.

제일 먼저 눈에 띈 녀석은 Giro 경위대.

국내에서도 소개되어 많은 분들이 사용했던 경위대다. 구조가 간단하여 카피본도 있을정도.. 무게추를 추가하여 더 무거운 경통도 올릴 수 있다. 써본 사람들의 평도 좋은데 프리스탑 전용이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 

또 다른 경위대로 스위스 AOK社의 AYO Traveler 경위대가 있다. 

굉장히 부드럽고, 진동도 적다고 한다. 고배율에서도 부드러운 추적이 될정도로 정밀하게 제작된 경위대라고들 칭찬이 자자하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경위댄데... 그렇다... 윌리엄옵틱스의 EZTouch경위대랑 똑같이 생겼다. 

실버 버젼은 스위스 AOK사에서 만들었고 새로운 블랙 버젼은 Made in Taiwan이라고 한다. 정확한건 모르겠고  AYO 경위대의 카피본이라고 보면 맞을듯. 본체 무게만 3.5kg 정도. 암튼 이 녀석도 프리스탑 방식이다.

외포크 방식의 Quarter Hitch 마운트도 있는데 가볍고 간편한 가대를 찾는다면 딱이라고 한다. 

실망을 사지마세요~ 라는 말과 함께 고성능의 경위대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 경위대에 대한 평가나 리뷰가 없어서 성능이 어떤지는 판단하기가 힘든 경위대. 프리스탑과 슬로우모션도 지원한다. 슬로우모션이라고는 하지만 미동이라고 부르기 힘들정도로 움직임이 많던데 조절이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모든 부품은 CNC로 가공했다고 하는데 일단 뭔가 덕지덕지 붙은게 있어보이는 경위대다. 가격도 저렴하지는 않은데 뽀대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외포크 방식은 경험상 진동에 취약하다. 향후 큰 경통을 올리기는 힘들듯하다.

프리스탑 경위대라고 하면 이분 빼놓고 얘기하면 얘기가 안된다. 프리스탑 경위대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DiscMount(http://www.discmounts.com)가 있다. 

1kg 정도되는 아이피스 정도는 도중에 빼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고 그 부드러움과 안정성은 세계 최고라고 극찬한다. (어디까지나 과장이 좀 심한 미국 유저들의 얘기임.)

위 사진처럼 Sky commander를 추가할 수 있는데 Encoder를 설치하고 Sky commander를 추가하면 수동 Goto 기능도 사용 할 수 있다. 본체 무게만 DM-6 모델의 경우 7.4kg 정도고 탑재중량은 18kg이라고 한다. 구조가 워낙 단순한 마운트라 딱히 고장날 곳도 없겠다. 이 분 역시 프리스탑이다. 근데 나는 미국의 선전이나 미국 사람들의 말을 잘 안 믿는 편인데다 미국 제품치고 마무리나 만듦새가 좋았던 제품이 기억에 별로 없다. DM-6 경위대는 구조가 깔끔하고 단순해서 괜찮을듯 하지만 미국 애들의 말을 무조건 믿기는 좀 미심쩍다.

이렇게 꽤 유명하다는 경위대를 싹 훑어봤지만 모조리 프리스탑 방식이거나 외포크다. 프리스탑도 좋지만 난 미동기능이 있는 튼튼한 경위대를 원한다. 이대로 프리스탑의 거성인 DM-6 마운트로 가야 하는가... 

마지막으로 일본으로 가서 일본 사이트를 뒤적뒤적 하던중 눈에 확 띄는 녀석을 발견한다.
국제광기에서 판매하는 T-Rex 경위대!

언뜻봐도 선명한 저 미동 손잡이!! 그래 이 경위대는 미동이 되는구나!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국제광기 홈페이지에도 설명되어 있지만, 원래는 유한공업(http://www.u-han.co.jp/index.html)이라는 쿄토에 있는 가대등을 제조하는 업체(U-150 적도의로 유명하다.)에서 만든 경위대가 T-Mount라는 경위대였다. 상당히 정밀하고 매우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일본 유저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났었다고 한다. 암튼 국제광기에서 유한공업과 손잡고 T-Mount에 Encoder를 부착한것이 바로 사진속의 T-Rex 경위대인 것이다. 

Encoder가 장착된 모델은 T-Rex. Encoder없는 기본 모델은 T-Mount다. 참고로 Sky navigator와 케이블은 별매다.(Sky commander와도 호환이 된다.) 

T-Rex와 T-Mount는 성능, 탑재중량도 완전히 동일하다고 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T-Mount는 출고후에는 Encoder를 장착할 수 없다고 하니까 Encoder가 필요한 사람은 T-Rex를 구입하면되고, 필요없는 사람은 T-Mount를 구입하면 된단다.

근데 홈페이지나 제조사 어디에도 T-Rex 경위대에 대한 제원이 나와있지를 않다. 직접 메일로 물어본 결과 다음과 같은 제원이라는 답을 들었다. 

T-Rex    : 350mm x 110mm(가대L타입 암의 전장200mm), 본체 무게 8.6Kg
T-Mount : 270mm x 110mm(가대L타입 암의 전장200mm), 본체 무게 7.5Kg

내가 정한 기준에 의하면 T-Mount가 최적의 경위대라는 답이 나온다. Encoder는 필요없다. 본체 무게만 7.5kg으로 DM-6 경위대랑 비슷한 무게에 탑재중량은 18kg 이라고 한다. DM-6랑 같다. 

최고의 프리스탑 경위대라고 하는 DM-6와 무게, 탑재중량까지 비슷한 T-Mount. 단, 국내에서 사용하는 사람은 없는듯 하다. 문의한 결과 한국에서의 첫 질문이라고 무척 반가워한다. 이것은 베타테스터가 되는건가... ㄷㄷㄷ 

일본내에서도 많은 유저가 사용하는거 같지는 않다. 일본의 커뮤니티 사이트 2ch에서 보니까 관심은 많이 가지고 있지만 되례 프리스탑 경위대를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이건 어디까지나 취향이니까..

반대로 해외에서는 사용자가 좀 있는듯 하다. 많다는건 아니고.. 해외 리뷰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는듯...

그래서.. T-Mount + Vixen SX-HAL-130 삼각대의 조합으로 구매를 해보기로 한다. 

Barry Gooley라는 국제광기 담당자분과 몇번의 메일을 주고 받으며 이것저것 물어본 후, Paypal로 결재하기로 하고 T-Mount를 구입하기로 한다. 빅센 SX-HAL삼각대에 장착되도록 어댑터 포함이며, T-Mount는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대형 Lock bolt 2개를 공짜로 주신다고 한다. 아싸!

Kyoei-tokyo에 문의하면 아예 답장을 안주거나 늦게 주는등 개무시 하던데 국제광기의 Gooley씨는 쾌활하고 친절하게 답변도 상세히 금방 금방 보내주신다. 이분 영업 잘 하시는듯.. ㅋㅋ

T-Mount 79,800엔 + 국제 배송료 11,000엔 = 90,800엔을 결재했다. 하필 엔화가 강센데 ㅠㅠ


[2010-07-19 추가]

7월 15일에 EMS로 발송했다는 메일과 함께 트랙킹넘버를 보내줬었다. 추적해보니 목요일에 발송해서 금요일에 한국에 도착. 토요일에 세관으로 넘긴것 까지 확인했다. 일요일이 껴서 월요일에 통관을 하리라 생각했는데 월요일 아침에 출근해 보니 이미 도착해있었다. 휴일을 빼면 발송후 4일만에 받아본셈...

개봉해서 이리저리 살펴본 결과 정말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들고, 정밀하게 가공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관측을 해본결과 매우 흡족했는데 이는 사용기에서 따로 자세히 적어보도록 하겠다. 

베타테스터다 생각하고 구입한 T-Mount는 강추해도 좋은 경위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