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갑자기 팔당 가자는 톡을 받고는 바로 합류하게 된 팔당 탐조. 옅은밭종다리랑 회색기러기가 있다고 하셨는데 종다리란 말에 눈이 번쩍! 이번에도 사전 조사 없이 일단 출발~ 대신 원거리 탐조를 위해 간만에 필드스코프를 챙기는 바람에 짐이 두 배...
처음 탐조 장소는 팔당대교 밑에 있는 하남 철새 관찰 포인트.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돌아왔더니 난리가 났다. 한참 찾으셨다고...(^^;;)
옅은밭종다리가 있다고 하시는데 아무리 찾아도 내 눈에는 안 보임... 위치를 알려주셔서 간신히 찾았다.
도착한 지 30분도 안 돼서 목표종 달성. 오늘 너무 순조로움. 바로 다음 장소로 고고!~
도착한 곳은 경안천생태습지공원. 대포부대가 입구부터 좌악~~
전부터 한 번 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쇠오리 수백 마리가 날아다니는 모습은 처음 봤다. 정말 장관임...
이곳에서는 회색기러기와 고니 그리고 가능하다면 흰눈썹울새를 찾아볼 예정인데 회색기러기는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서 볼 수 있었다.
많은 기러기 사이에서도 옅은 색이 눈에 띄는 회색기러기. 부리도 발도 눈 주변도 온통 분홍색이다. 다들 보셨는지 나중에 온 우리만 신나서 보고 있었는데 멀지 않은 곳에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었다. 여기서 멀면 진짜 점으로 보인다.
고니를 찾고 있는데 작가 선생님들이 위치를 알려 주셔서 호로로로록 이동...
처음엔 물속에 머리를 박고 있어서 궁둥이만 보여 긴가민가... 고개를 들었는데도 긴가민가... 역시 동정은 어렵다...
주변에 있는 큰고니들과 비교하면 크기가 작은 게 느껴진다. 단독으로 있으면 고니라고 믿기 힘들듯...
갈대밭을 지나는 중에 흰눈썹울새를 선생님들은 보셨다는데 나는 못 봤음. 워낙 순식간이라... 기다려 봤지만 언제 다시 얼굴을 내밀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철수. 벌써 목표종은 다 봤다. 이제는 팔당호에 가서 참수리만 보면 일정 끝.
목표종을 오전에 다 봐버리고 나니 시간이 남아도는 기현상이 발생. 선생님들도 살짝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어찌나 시간이 남아도는지 거르기 일쑤인 점심도 여유 있게 먹었다는...
멀리 있는 나무에 앉아 있던 참수리를 발견! 쌍안경으로는 흔적만 보인다. 필드스코프 필수.
흔적도 안 보이는데 어떻게 찾으셨는지 신기했다. 매년 관찰하던 곳이라고는 하셨지만 그래도 거리가 800m가 넘는데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곳에 대한 지식이 있는 분들과 함께 온 게 나에겐 행운. 먼 거리라 기류의 영향으로 아른아른해서 관찰이 쉽지는 않았지만 커다란 노란 부리는 눈에 확 띄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팔당댐 옆에서 마지막으로 참수리를 한 번 더 찾아보기로 했다.
아침부터 하루종일 계셨다는 대포를 들고 나오신 분의 말씀으로는 참수리가 아침부터 저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고 한다. 꼼짝도 안 했다고... 사냥하는 장면을 촬영하려고 나오셨는데 공치신 모양.
알차게 아침 부터 늦은 오후까지 탐조를 했다. 목표종은 모두 봤고 나는 모두 종추다. 그 덕분에 드디어 200종 돌파!
이제 봄이 오면 섬에도 가야 하고 아직도 할 일이 많다. 가본 곳 보다 안 가본 곳이 더 많음. 많은 종을 보는 것보다 좋은 데이터를 만드는 데 더 주력할 생각이지만 그래도 종추는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