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아침 일찍 국립수목원을 간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눈을 뜨면 해가 중천인 거다.
귀신이 곡할 노릇... 촘촘하게 알람을 배치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어이없어하는데, 알람 울리면 다 끄고 잘 자더라고 아내가 말해 주었다. 젠장...
안 되겠다 국립수목원은 나랑 인연이 아닌가 보다. 이렇게 된 거 국내에서는 보지 못한 댕기흰죽지나 보러 가야겠다. 국내에서 댕기흰죽지 못 봤다고 하면 다들 깔깔거리고 놀린다. 대체 어디서 봤냐고 재차 물어보기까지...
이 애증의 댕기흰죽지는 작년 일본 탐조 여행 때 처음 보고 국내에서는 못 봤다. 정확하게는 이후 볼 생각을 안 했다는 게 맞는 얘기. 이왕 늦잠 잔 거 오늘은 느지막이 중랑천 가서 댕기흰죽지를 볼 생각이다.









몇 주 전에 엄청난 수의 원앙이 중랑천을 찾았다고 호들갑 떨던 게 생각난다. 자료를 보면 항상 비슷한 수가 찾았던데 갑자기 뭔 소리랴. 정치하는 인간들의 호들갑에 놀아나는 언론이나 그걸 확인 없이 믿는 사람들이나...





하류로 더 내려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헤엄치고 있는 댕기흰죽지 암수 발견! 일본의 임해공원에서 볼 때 보다 거리도 더 가깝다. 임해공원의 시설이 부러웠는데 오리들 보기엔 중랑천도 나쁘지 않다. 탐조 시설이 아예 없을 뿐...










알락오리의 알락이 뭔가 했더니 '본바탕에 다른 빛깔의 점이나 줄 따위가 조금 섞인 모양. 또는 그런 자국.'이라고 국어사전에 나와 있었다. 알락오리는 하얀 점 때문에 알락이라고 부르는 걸까?...

까치와 날아다니던 황조롱이를 끝으로 댕기흰죽지와 흰죽지 몇 마리를 더 보고는 탐조 종료. 목표로 했던 댕기흰죽지를 봤으니 탐조 목표는 달성이다. 더 밑에 까지 가볼까 하다가 빠르게 포기하고 복귀.
밀린 데이터 정리가 한가득이라 부지런히 정리도 하고 공부도 해야 해서 요즘은 탐조가 좀 시들한 상태다. 1년 하고 그만둘 취미 아니니까 천천히 즐기면서 할 생각. 일단 데이터를 어떻게 정리할지 계속 공부를 해야 할 거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