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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2월 25일] 올림픽공원 탐조 - 큰부리밀화부리

by 두루별 2024. 2. 26.

일요일에도 『서울의새』 선생님들은 '한강 오리' 프로젝트로 바쁘시다. 나도 참여하고 싶었는데 휴일에 혼자 나가기는 좀 눈치가 보임. 아내는 분명 괜찮다고 다녀오라고 하겠지만 혼자 두고 가는 게 영 마음이 불편하다. 할 수 읎다...

한강 오리는 포기하고 잔뜩 흐리고 살짝 쌀쌀한 날씨였지만 아내와 함께 올림픽공원으로 산책 겸 탐조를 다녀왔다. 오래 걸을 수 없는 아내는 중간에 카페로 보내고 혼자 슬슬 둘러봤는데 눈이 녹아서인지 새들이 다들 활발하게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오늘 제일 기억에 남는 녀석은 큰부리밀화부리.

큰부리밀화부리(참새목 / 되새과, 나그네새)

유난히 밀화부리가 이곳저곳에서 많이 보였는데, 혹시나 하고 한 마리씩 살펴보다가 외모가 조금 다른 녀석을 발견. 색도 좀 연하고 날개의 흰 점도 하나, 얼굴의 검은 무늬는 눈까지만 이어지는 모습. 큰부리밀화부리였다.

함께 있는 밀화부리 보다 확실히 커 보이는 외모.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나를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자기 할 일 함. 닝겐 따위...
하지만 겁쟁이 밀화부리들이 날아오르자 함께 나무 위로 날아갔다.

한참을 지켜봤는데 수컷 밀화부리들하고 섞여 있으면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의 외모. 뭔가 다른데 묘하게 섞이는 느낌이다. 어르신들이 2월이나 돼야 온다고 하시더니 진짜 2월에 보이다니...

밀화부리(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새) 수컷

밀화부리 수컷을 따로 보니까 색 배열도 많이 다르다는 걸 알았다. 밀화부리가 더 화려함.

밋밋한 콩새(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새). 콩색이라 콩새일까?
많이 보이던 되새(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새)
청딱다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텃새)
진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아내가 찾아준 노랑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겨울철새)
바닥에서 뭔가를 쪼고 있던 오색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텃새)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들도 둥지를 만드느라 바쁘다.
갑자기 고라니(우제목 / 사슴과) 두 마리가 튀어 나와서 공원을 헤집고 다녔다. 영역 다툼 중인 듯...
소니 A1은 역시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아주 쉽게 촬영해 준다. 근데 송곳니가...
상모솔새(참새목 / 상모솔새과, 겨울철새)
오목눈이(참새목 / 오목눈이과, 텃새)
나무 밑은 밀화부리들이 바글바글...
오히려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텃새)들이 밀린 느낌이다.
큰부리큰기러기(기러기목 / 오리과, 겨울철새)(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큰기러기 보다 부리가 곧고 길다. 언뜻 보면 모름.
부리가 통통하고 짧은 큰기러기(기러기목 / 오리과). 자세히 보면 차이가 난다.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청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겨울철새)
땅 바닥에서 놀고 있던 굴뚝새(참새목 / 굴뚝새과, 겨울철새)
땅에서 먹이 활동 중인가 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니까 나무로 날아가 버림.
쇠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겨울철새)
갈대 숲에 숨어서 나를 쳐다보고 있던 고라니 암컷. 얘들 요즘 발정기인 거 같다...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과, 텃새)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말똥가리가 날아가자 얼른 숨어 버린 딱새(참새목 / 딱새과, 텃새)
거꾸로 매달려서 나무를 쪼고 있던 오색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텃새)
고개를 들었나 내렸다 열심히 위협을 하길래 다른 개체가 있나? 했는데...
같은 나무에 청딱따구리 두 마리가 붙어서는 서로 위협하고 있었다.
나무발발이(참새목 / 나무발발이과, 겨울철새)도 한 나무에 여러 마리가 붙어 있었는데 얘들도 서로 안 친함.
서로 삑삑거리면서 열라 싸움.
작은 애들도 무섭다...
오늘 쇠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텃새)도 여러 마리를 만났다.
가방 멘 사람만 보면 일단 날아오는 곤줄박이(참새목 / 곤줄박이과, 텃새)
땅콩 안 주면 행패 부림. 얼른 줘야 한다.
직박구리도 누군가 뿌려 놓은 씨앗을 냠냠 먹고 있었다.
잔뜩 웅크리고 있던 힝둥새(참새목 / 할미새과, 겨울철새)
오랜만에 아주 가까이에서 만났다. 사람은 신경도 안 씀.
여러 마리가 함께 다니고 있었다.
먹이를 찾느라 바쁜 힝둥새. 그만 방해하고 가려는데...
냅다 달려와서 길막하는 토끼. 본지 좀 됐는데 토끼가 나보다 기억력이 좋은 듯...
어서 내 놓으라고 드러운 발로 바지를 긁는다. 건빵을 주자 오독오독 먹는 게 개귀여움...

곤줄박이도 그렇고 참새, 까치 심지어 토끼나 고양이까지... 가방 멘 사람을 보면 반응하는 거 같다...
뭔가를 항상 가방에서 꺼내서 주니까 가방 메고 돌아다니는 사람 보면 먹이 주는 줄 알고 쫓아오는 듯...
그나저나 귀가 너무 탐스럽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귀를 만져 보려고 하자 쌩~ 하고 도망감... 나쁜 자식...

토끼한테 삥 뜯기고 돌아서는데 노랑턱멧새(참새목 / 멧새과, 텃새) 발견.
암수 포함 7마리 정도가 힝둥새 근처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새가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얼른 돌아 가려는데 쇠딱따구리가 소나무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이상한 노래로 사람을 불러 세우는 대륙검은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나그네새, 이제는 텃새하자)
대백로(황새목 / 백로과, 겨울철새)

새가 정말 많았는데 메모리 카드를 하나만 가져오는 어이없는 실수 때문에 절반 이후는 제대로 찍지도 못했다. 가방엔 캐논 용 메모리만 한가득... 이제 어두운 캐논 대신 소니를 다시 주력으로 사용하려고 이런저런 준비 중인데 메모리 카드도 한 번 정비를 해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