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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2월 29일] 올림픽공원 탐조 - 큰부리밀화부리, 굴뚝새 등

by 두루별 2024. 3. 3.

작년에도 이랬나 싶을 정도로 요즘은 맑은 날이 없다. 최근 날씨는 모두 흐림. 별을 보러 갈 수가 없다. 이번 주말도 날씨는 망함. 그나마 낮에 새를 보기 시작해서 다행이지 별만 봤다면 맑은 날 기다리다 이미 죽었을 듯...

잔뜩 흐린 날이지만 오늘도 새로운 장비를 챙겨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오늘도 바쁜 되새(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들
청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텃새)
노랑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겨울철새)
나무 위엔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가 둥지를 트느라 바쁘다. 까치 둥지 4배 크기...
물빠진 몽촌호의 시설물 위에 뭔가 조그만 녀석이 폴짝 거린다.
귀여운 굴뚝새(참새목 / 굴뚝새과, 텃새)였다.

굴뚝새가 숨어 지내던 갈대를 죄다 잘라 버리는 바람에 땅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곤 했는데, 오늘은 물가에서 촐싹거리고 있는 녀석을 발견했다. 여름엔 산지에서 겨울엔 인가 주변에서 서식하는 텃새라 여름엔 찾기가 힘든 모양. 굉장히 총명해서 '새들의 왕'이라고 인공지능 구글이가 알려 주던데, 총명한 게 아니라 얼떨결에 새들의 왕이 된 거다. 물론 이야기 속에서...

말 나온 김에 '새들의 왕'이 된 얘기를 짧게 간추리면... 해가 뜨는 쪽을 맞추는 쪽이 '새들의 왕'이 되는 시합에서 두루미와 굴뚝새가 경쟁(애초에 왜 얘들이 경쟁을 하냐고...)을 했는데 뭔지 몰라 가만히 있던 굴뚝새가 우연히 동쪽에 서 있는 바람에 왕이 되어 버림. 그 와중에 새들의 왕국도 잘 다스렸다는 동화 속 이야기다. 귀여운 녀석...

AI가 그려준 새들의 왕 굴뚝새

또 다른 버전이 있던데, 왕을 선출하기 위해 높이 날기 시합을 했는데 독수리 깃털에 숨어있던 굴뚝새가 독수리가 지치자 뛰쳐나와 우승을 했다는 그림책 속의 얘기도 있다. 어째 소의 등에 타고 있던 쥐가 마지막에 점프해서 1등 하는 바람에 첫 번째 십이지신이 된 얘기랑 오버랩되는 건 기분 탓??

YES24에서 이미지 가져옴

암튼 아이 키우는 분들이라면 그림책에 나오는 내용이니 함께 읽으며 얘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

뻥 뚫린 곳에 앉아서 졸고 있던 꿩(꿩목 / 꿩과, 텃새) 수컷.
그 와중에 꿩 옆에서 걸어 나오는 고양이
고양이는 신경도 안쓰고 꿩~꿩~ 하고 울더니 다시 잠이든 꿩.
성내천 상류쪽에 있던 큰부리큰기러기(기러기목 / 오리과, 겨울철새)들이 하류로 내려왔다.
한 놈이 경계를 서고 나머지는 열심히 먹이 활동 중...

큰부리큰기러기(Taiga Bean Goose)는 큰기러기의 아종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서식지의 차이로 개체 간 차이가 커져 다른 종으로 분리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냥 아종일 뿐...

밀화부리(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새)들이 열심히 먹이 활동 중인데 다른 녀석이 하나 섞여있다.
언뜻보면 비슷한데 배색도 다르고 머리에 쓴 검은 모자 크기도 다르다.
밀화부리 틈에 섞여 있는 큰부리밀화부리(참새목 / 되새과, 나그네새)
색이 확실히 수수한 큰부리밀화부리
머리가 반만 검은 녀석이 큰부리밀화부리. 밀화부리 수컷은 머리 전체가 검다.

그런데...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큰부리밀화부리를 여름철새라고 적어 놨던데... 여름철새는 아니지 않나??

까치들이 소란스럽더니 말똥가리(매목 / 수리과, 겨울철새)를 에워싸고 있었다.
귀여운 원앙(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오랜만에 만난 쇠물닭(두루미목 / 뜸부기과, 여름철새)
갑자기 늘어난 오색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텃새). 서로 마주치면 싸운다.
청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쇠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겨울철새)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대백로(황새목 / 백로과, 겨울철새)
굴뚝새가 가까운 곳에서 울고 있었는데 날 보더니 그냥 개무시함...
새들의 왕 굴뚝새. 위엄있음
개똥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겨울철새)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레파토리가 정말 다양한 대륙검은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여름철새)
땅콩을 물고가서 박새처럼 발로 잡고 쪼아 먹던 어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큰부리까마귀(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대륙이들이 경계심이 강해졌다. 접근을 허락하지 않음...

이 외에 다양한 텃새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큰부리밀화부리가 밀화부리들과 함께 지내는 게 가장 재밌다. 비슷한 듯 다른데도 밀화부리들이 받아들여주는 것도 신기함. 새들의 세계도 알 수록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