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이랬나 싶을 정도로 요즘은 맑은 날이 없다. 최근 날씨는 모두 흐림. 별을 보러 갈 수가 없다. 이번 주말도 날씨는 망함. 그나마 낮에 새를 보기 시작해서 다행이지 별만 봤다면 맑은 날 기다리다 이미 죽었을 듯...
잔뜩 흐린 날이지만 오늘도 새로운 장비를 챙겨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굴뚝새가 숨어 지내던 갈대를 죄다 잘라 버리는 바람에 땅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곤 했는데, 오늘은 물가에서 촐싹거리고 있는 녀석을 발견했다. 여름엔 산지에서 겨울엔 인가 주변에서 서식하는 텃새라 여름엔 찾기가 힘든 모양. 굉장히 총명해서 '새들의 왕'이라고 인공지능 구글이가 알려 주던데, 총명한 게 아니라 얼떨결에 새들의 왕이 된 거다. 물론 이야기 속에서...
말 나온 김에 '새들의 왕'이 된 얘기를 짧게 간추리면... 해가 뜨는 쪽을 맞추는 쪽이 '새들의 왕'이 되는 시합에서 두루미와 굴뚝새가 경쟁(애초에 왜 얘들이 경쟁을 하냐고...)을 했는데 뭔지 몰라 가만히 있던 굴뚝새가 우연히 동쪽에 서 있는 바람에 왕이 되어 버림. 그 와중에 새들의 왕국도 잘 다스렸다는 동화 속 이야기다. 귀여운 녀석...
또 다른 버전이 있던데, 왕을 선출하기 위해 높이 날기 시합을 했는데 독수리 깃털에 숨어있던 굴뚝새가 독수리가 지치자 뛰쳐나와 우승을 했다는 그림책 속의 얘기도 있다. 어째 소의 등에 타고 있던 쥐가 마지막에 점프해서 1등 하는 바람에 첫 번째 십이지신이 된 얘기랑 오버랩되는 건 기분 탓??
암튼 아이 키우는 분들이라면 그림책에 나오는 내용이니 함께 읽으며 얘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큰부리큰기러기(Taiga Bean Goose)는 큰기러기의 아종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서식지의 차이로 개체 간 차이가 커져 다른 종으로 분리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냥 아종일 뿐...
그런데...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큰부리밀화부리를 여름철새라고 적어 놨던데... 여름철새는 아니지 않나??
이 외에 다양한 텃새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큰부리밀화부리가 밀화부리들과 함께 지내는 게 가장 재밌다. 비슷한 듯 다른데도 밀화부리들이 받아들여주는 것도 신기함. 새들의 세계도 알 수록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