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는 문서로 업무를 진행하기가 정말 힘들다. 얼굴을 보고 얘기하면 금방 해결되지만 문서와 메일로는 아무리 내용을 주고받아도 얘기가 안된다. 어쩔 수 없이 또 중국 출장길에 오르게 되었다.
이때가 한참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때라 출장 며칠 전부터 체온을 측정해 봤다. 혹시라도 중국 입국 때 열난다고 붙잡혀서 격리가 될까 두려워 몸 관리를 철저히 했다.
공항에 도착했는데 사람들 모두 자리에 앉아서 대기해 달라고 한다. 난 뭔 일인가 했는데...
세상에... 물안경에 마스크를 쓰고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일일이 승객들의 체온을 재기 시작했다...
신종플루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려는 것 같은데 문득 화생방 상황이 떠 올랐다...
7월이라 날씨는 무덥다 못해 쪄 죽을 지경... 북경은 서울보다 위도가 높지만 분지라 여름엔 더 덥고 겨울엔 당연히 더 춥다.
오랜 회의를 끝내고 근처 일식집에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갔다.
오늘의 메뉴는 철판 요리라고 한다.
철판에 조리사가 들어와서 해물, 소고기, 새우 등등 푸짐하게 즉석에서 요리를 해서 접시에 담아준다. 꽤 맛있었다.
중국 회사 직원들...
그런데 갑자기 이과두주를 돌리기 시작했다. 56도짜리...
작은 잔도 아니고 물 컵에 한가득 따라준다. 여기는 무조건 원샷이다. 꺾어 마시기는 안 통한다...
모두 한 잔씩 원 샷 하고 머리에 잔을 뒤집어쓰고 나를 바라본다... 빨리 먹으란 거지...
어쩔 수 없이 한 잔 먹고 나니 하늘이 빙빙 돈다.
매번 북경에 오면 묵던 프렌드쉽 호텔이 아니라 이번엔 다른 호텔로 잡아줬다. 입구 근처는 한국 유학생들이 많은 곳이라 한글 간판이 즐비하다.
또 이렇게 중국 출장이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