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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6월 1일] 유명산자연휴양림과 포천 여행 (1) - 물까마귀 등

by 두루별 2024. 6. 5.

얼마 전에 조류 사진으로 유명하신 케이필립님의 블로그를 방문했는데 가평 유명산에서 물까마귀를 보고 오셨다고!!
우오오! 물까마귀!! 안 그래도 물까마귀를 보러 문경새재를 가보려고 했었는데 케이필립님 덕분에 더 가까운 유명산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됨. (감사 감사)

원래 이번주는 파주에서 뜸부기를 찾아볼 생각이었지만 급 계획변경. 유명산으로 아침 일찍 출발했다.
남이섬 보다는 가는 길이 수월했던 유명산. 일찍 서둘렀더니 아침 8시에 유명산자연휴양림 입구 도착!

그런데...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는다...
앞에 있던 차도 난감한지 차주가 내려서 후진을 좀 해 달라고 했다.
9시부터 운영시간이긴 했는데 설마 주차장 진입도 안 될 줄이야...

할 수 없이 근처 도로변에 잠시 주차를 해 놓고 물까마귀가 출몰한다는 계곡을 잠깐 둘러보기로 했다. 

조류는 소니 A1 + FE 300mm F2.8 + 2x TC 조합이고
매크로는 캐논 EOS R5 + RF100mm F2.8 조합으로 촬영.

유명산 첫 손님은 광대파리매(파리목 / 파리매과)
전깃줄에 주렁주렁 앉아 있던 노랑할미새(참새목 / 할미새과)
요즘 물이 있는 곳엔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매표소 위에는 딱새(참새목 / 딱새과) 수컷이 있었는데
열심히 노래를 하는 중이었다.
노랑할미새는 너무 많아서 눈만 돌리면 보였다.

주차장을 지나 등산로 입구로 걸어가는데 뻐꾸기 3종(뻐꾸기, 검은등뻐꾸기, 벙어리뻐꾸기) 울음소리가 시끄러울 정도였고(모습은 안 보임) 딱새와 할미새 소리로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역시 숲이 좋으니까 새가 많구나...

딱새 어린 녀석도 노래 중.
아빠랑 나란히 있던 녀석
이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등산 시작이다.

아내는 등산 간다는 말에 온갖 호들갑을 다 떨더니 급하게 등산화와 편한 옷을 준비했다. 사실 등산은 안 할 건데 괜히 실망할까 봐 따로 얘기는 하지 않음. 그렇게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 우리는 물까마귀가 산다는 계곡 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시원한 계곡과 정신이 맑아지는 숲속...

계곡등산로 초입은 완만한 경사라 등산 초보인 우리 부부에게도 별로 힘들지 않았다.
경치 구경하며 한 30m나 올라왔을까? 계곡의 바위 위에 시커먼 녀석이 보였는데...

딱 봐도 물까마귀(참새목 / 물까마귀과)

굳이 동정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누가 봐도 물까마귀가 바위 위에 있었다.
얏호! 물까마귀 발견! 계곡 입구컷으로 오늘 목표종 찾기 끝.

좀 더 자세히 촬영을 하려고 하는데 이 녀석 삑삑 거리며 계곡 입구 쪽으로 날아가 버림...

계곡 입구의 댐(?) 같은 구조물에서 물까마귀를 다시 발견했다.
이제야 자세히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물까마귀
뭔가에 흥분을 했는지 계속 삑삑 거리며 위협적인 행동을 하고 있었다.
나는 신경도 안 쓰는 걸 보면 다른 대상을 경계하는 듯...
그래도 어두운 계곡이 아닌 숲 바깥에서 만날 수 있어서 촬영하는 나에겐 행운이었다.

시원찮은 내 도가니를 갈아서 열심히 추격을 했는데 계곡 입구에서 다시 만난 물까마귀.
날이 맑지는 않았지만 계곡보다는 밝은 곳에서 물까마귀를 관찰할 수 있었다. 오늘 조복이 좀 있는 듯.
그렇게 삑삑 거리면서 계곡 이쪽저쪽을 둘러보던 녀석은 다시 쏜살같이 계곡 위쪽으로 날아갔다.

아우 내 다리... 다시 계곡으로 등산 시작...

이번엔 좀 더 올라간 지점에서 다시 물까마귀를 발견했다.
계곡이라 광량이 부족하다... 밖에서 만난 건 정말 운이좋았다.

다시 만난 물까마귀. 사냥도 좀 하고 그럴 줄 알았더니 아직도 흥분한 상태로 다시 아래로 날아가 버림.

계곡등산로는 경사가 심하지는 않았지만 바닥이 흙길이 아니고 바위를 밝고 다녀야 하는 코스라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컸다. 입장 시간이 다 된 상태라 일단 주차장으로 철수해서 차를 주차하고 좀 쉬었다가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입장료 천 원, 주차료 삼천 원, 총 사천 원을 지불하고 친절한 안내를 들은 후 주차장에 주차 완료. 다시 계곡 등산로로 향하면서 이번엔 주변 경관을 둘러봤는데 왜 이름이 유명산인지 알 거 같았다. 경치가 끝내줌. 유명해질 만 함.

산 초입에는 토종벌통이 이곳저곳에 있었다.
등산로 아래쪽 계곡은 시멘트로 정비를 해 놓은 상태.
계곡 등산로 주변엔 노랑할미새가 많이 보였다.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는 산에서도 잘 사는 모양.
쇠측범잠자리(잠자리목 / 측범잠자리과)

계곡을 조금 오르니까 물까마귀 세 마리가 삑삑 거리면서 싸우고 있었는데, 하류에서 상류로 다시 하류로 낮게 계곡을 따라 쏜살같이 날아다니며 싸우고 있었다. 더 촬영은 못했지만 총 3마리의 물까마귀를 볼 수 있었다.

위 쪽이 궁금해서 계곡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 봤지만 경사가 점점 심해져서 빠르게 포기하고 계곡으로 내려가서 바위에 앉아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공기 좋고 시원하고... 최고였다.

되솔새(참새목 / 휘파람새과)
뾰로로로로 하는 울음 소리가 들려서 둘러 보는데 바로 앞에 내려 앉았다.
벌레를 물고 노래하는 중.
노랑할미새는 정말 계곡 전체에 퍼져 있는 거 같았다.
계곡 바위 근처에 한 두마리는 꼭 있었다.
나이를 먹은 건지... 계곡이 너무 좋았다.

아내도 계곡의 물소리가 너무 좋다고 했다. 둘다 등산은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러다 등산도 할지 모르겠다.

나중에 듣겠다고 계곡을 동영상으로 촬영중인 아내.

계곡 등산로를 다 내려와서 포장로에 도착하니까 숲에서 익숙한 노랫소리가...

숲속에서 노래 중인 큰유리새(참새목 / 솔딱새과)
다른 녀석은 가까운 가지에 내려 앉아 노래함.
어찌나 열심히 노래를 하는지 코앞에서 촬영을 해도 신경 안 씀.
귀여운 큰유리새를 끝으로 주차장으로 이동
산골무꽃(꿀풀목 / 꿀풀과)
개엉겅퀴(국화목 / 국화과)
딱새(참새목 / 딱새과) 유조
동박새(참새목 / 동박새과)들도 오디를 먹느라 바쁨.
동박새도 도심의 새들과 달리 경계심이 많았다. 촬영을 하니까 다 날아가 버림.

동박새를 끝으로 유명산자연휴양림 탐조를 마치고 이제 포천으로~ 
근데 아침 일찍 부터 움직였더니 배가 고프다... 이른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는데 유명산휴양림 근처엔 마땅한 식당이 없었다. 아내가 열심히 검색해서 고른 멀지 않은 해장국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이동.

TV에 나온 곳인가 보다. 해장국집이 근처에 많았는데 이 집만 사람이 많음.
해장국을 시키고 기다리는데 제비들이 날아 왔다.
탁자 위 전선에 앉아 있는 제비. 응가는 안 하겠지??
식당 처마도 아니고 안쪽에 둥지를 튼 제비. 응가 받침대도 달아 놓으심.

제비가 날아 오면 식당이라 신경이 쓰일 법도 한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식사를 했다. 제비집에 응가 받이까지 설치해 놓은 주인장의 마음씀이 예뻐서 음식은 그냥 합격! 맛 좀 없으면 어때 해장국이야 다 거기서 거기지. 제비를 보면서 맛있게 한 그릇 뚝딱했다.

영광에서의 식사가 계속 생각나지만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보니 제비들이 난리가 났다.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울어 대길래 뭔가 싶어 하늘을 보니...

새호리기(매목 / 매과)
제비를 잡으려는 건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제비 정말 열라 빠름.
어찌나 빨리 이리저리 날아 다니는지 새호리기도 멍하니 내려다 보다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뒤로하고 이제 진짜 포천으로 출발! 

용량 제한으로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