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조류 사진으로 유명하신 케이필립님의 블로그를 방문했는데 가평 유명산에서 물까마귀를 보고 오셨다고!!
우오오! 물까마귀!! 안 그래도 물까마귀를 보러 문경새재를 가보려고 했었는데 케이필립님 덕분에 더 가까운 유명산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됨. (감사 감사)
원래 이번주는 파주에서 뜸부기를 찾아볼 생각이었지만 급 계획변경. 유명산으로 아침 일찍 출발했다.
남이섬 보다는 가는 길이 수월했던 유명산. 일찍 서둘렀더니 아침 8시에 유명산자연휴양림 입구 도착!
그런데...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는다...
앞에 있던 차도 난감한지 차주가 내려서 후진을 좀 해 달라고 했다.
9시부터 운영시간이긴 했는데 설마 주차장 진입도 안 될 줄이야...
할 수 없이 근처 도로변에 잠시 주차를 해 놓고 물까마귀가 출몰한다는 계곡을 잠깐 둘러보기로 했다.
조류는 소니 A1 + FE 300mm F2.8 + 2x TC 조합이고
매크로는 캐논 EOS R5 + RF100mm F2.8 조합으로 촬영.
주차장을 지나 등산로 입구로 걸어가는데 뻐꾸기 3종(뻐꾸기, 검은등뻐꾸기, 벙어리뻐꾸기) 울음소리가 시끄러울 정도였고(모습은 안 보임) 딱새와 할미새 소리로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역시 숲이 좋으니까 새가 많구나...
아내는 등산 간다는 말에 온갖 호들갑을 다 떨더니 급하게 등산화와 편한 옷을 준비했다. 사실 등산은 안 할 건데 괜히 실망할까 봐 따로 얘기는 하지 않음. 그렇게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 우리는 물까마귀가 산다는 계곡 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계곡등산로 초입은 완만한 경사라 등산 초보인 우리 부부에게도 별로 힘들지 않았다.
경치 구경하며 한 30m나 올라왔을까? 계곡의 바위 위에 시커먼 녀석이 보였는데...
굳이 동정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누가 봐도 물까마귀가 바위 위에 있었다.
얏호! 물까마귀 발견! 계곡 입구컷으로 오늘 목표종 찾기 끝.
좀 더 자세히 촬영을 하려고 하는데 이 녀석 삑삑 거리며 계곡 입구 쪽으로 날아가 버림...
시원찮은 내 도가니를 갈아서 열심히 추격을 했는데 계곡 입구에서 다시 만난 물까마귀.
날이 맑지는 않았지만 계곡보다는 밝은 곳에서 물까마귀를 관찰할 수 있었다. 오늘 조복이 좀 있는 듯.
그렇게 삑삑 거리면서 계곡 이쪽저쪽을 둘러보던 녀석은 다시 쏜살같이 계곡 위쪽으로 날아갔다.
아우 내 다리... 다시 계곡으로 등산 시작...
다시 만난 물까마귀. 사냥도 좀 하고 그럴 줄 알았더니 아직도 흥분한 상태로 다시 아래로 날아가 버림.
계곡등산로는 경사가 심하지는 않았지만 바닥이 흙길이 아니고 바위를 밝고 다녀야 하는 코스라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컸다. 입장 시간이 다 된 상태라 일단 주차장으로 철수해서 차를 주차하고 좀 쉬었다가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입장료 천 원, 주차료 삼천 원, 총 사천 원을 지불하고 친절한 안내를 들은 후 주차장에 주차 완료. 다시 계곡 등산로로 향하면서 이번엔 주변 경관을 둘러봤는데 왜 이름이 유명산인지 알 거 같았다. 경치가 끝내줌. 유명해질 만 함.
계곡을 조금 오르니까 물까마귀 세 마리가 삑삑 거리면서 싸우고 있었는데, 하류에서 상류로 다시 하류로 낮게 계곡을 따라 쏜살같이 날아다니며 싸우고 있었다. 더 촬영은 못했지만 총 3마리의 물까마귀를 볼 수 있었다.
위 쪽이 궁금해서 계곡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 봤지만 경사가 점점 심해져서 빠르게 포기하고 계곡으로 내려가서 바위에 앉아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공기 좋고 시원하고... 최고였다.
아내도 계곡의 물소리가 너무 좋다고 했다. 둘다 등산은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러다 등산도 할지 모르겠다.
계곡 등산로를 다 내려와서 포장로에 도착하니까 숲에서 익숙한 노랫소리가...
동박새를 끝으로 유명산자연휴양림 탐조를 마치고 이제 포천으로~
근데 아침 일찍 부터 움직였더니 배가 고프다... 이른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는데 유명산휴양림 근처엔 마땅한 식당이 없었다. 아내가 열심히 검색해서 고른 멀지 않은 해장국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이동.
제비가 날아 오면 식당이라 신경이 쓰일 법도 한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식사를 했다. 제비집에 응가 받이까지 설치해 놓은 주인장의 마음씀이 예뻐서 음식은 그냥 합격! 맛 좀 없으면 어때 해장국이야 다 거기서 거기지. 제비를 보면서 맛있게 한 그릇 뚝딱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보니 제비들이 난리가 났다.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울어 대길래 뭔가 싶어 하늘을 보니...
치열한 생존경쟁을 뒤로하고 이제 진짜 포천으로 출발!
용량 제한으로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