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꼬리딱새를 보고 올라오는 길에 멀지 않은 곳에서 참매를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바로 참매를 보러 출발. 참매는 성조는 아니고 이번에 부화한 유조라고 한다. 성조도 근처에 있는데 가끔 먹이 던져 줄 때만 볼 수 있다고 함.
참매가 있다는 산에 도착했는데 모기가 어찌나 많은지 입을 벌릴 수가 없었다. 입으로 숨 쉬면 모기도 따라 들어올 거 같은... 모기와 더위에 사투를 벌이며 으슥한 산속에서 등산을 얼마나 했을까...
태어난 지 1년이 안 된 참매를 보라매라고 부른다고 하니 이 녀석은 참매가 아니라 보라매인 셈. 다른 형제들 찾겠다고 등산로가 아닌 사면을 등산하다 여러 번 미끄러져 입구까지 굴러갈 뻔했지만 간신히 등반에 성공.
힘들게 등산한 보상일까? 다른 보라매를 찾았는데 나뭇잎 사이로 간신히 볼 수 있었다.
이때 갑자기 참매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두 번째 발견한 녀석이 휘릭 날아가 버렸다. 함께 간 지인은 벌써 추적 중... 나는 힘들어서 주저앉아 버렸다. 아이고 저질 체력이 발목을 잡는구나...
한참을 쉬고 있는데도 지인에게 소식이 없어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힘들게 다시 등산을 시작했는데, 숨이 턱에 찰 때쯤 저 멀리 나무 위에 두 마리의 참매가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어미새가 근처에 있는 모양이었다. 계속 나무 높은 곳에서 참매 울음소리가 들렸다. 먹이를 던져 줄까 싶어서 기다려 봤지만 먹이를 줄 생각을 안 함. 모기에게 너무 뜯겨서 정신이 혼미해져 일단 하산을 결정했다.
모기에게 얼마나 뜯겼는지 온몸이 근질근질... 모기 기피제 따위 수백 마리의 모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그래도 참매 3형제를 모두 볼 수 있었으니 모기 정도는 용서해 줄 수 있다. 움하핫핫핫~
참매 3형제를 끝으로 오늘의 탐조는 끝이다. 새벽 3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정말 꽉 채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