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한 번 방문하고 거의 일 년 만에 다시 방문한 '소래습지생태공원'.
막히는 도심을 운전하기 싫어서 인천 쪽은 외면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집 근처에서 버스 한 번이면 입구에 딱 내려준다는 사실을 발견! 바로 짐 싸서 '소래습지생태공원'을 다녀왔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는데 그늘 하나 없는 염전 터에 모자도 안 쓰고 오다니... 용자가 따로 없다...
사실 이때만 해도 '별일 있겠어? 늘 모자 안 쓰고도 잘만 다녔는데.' 요런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거...
물이 빠진 갯벌엔 특별한 새가 없었는데 마지막에 둘러 보는 걸로...
꽤 넓은 부지에 조성된 공원이지만 산책로만 따라 걸으면 평지라 걷기도 쉽고 돌아보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오늘도 역시 별생각 없이 왔으니까 외곽 따라 한 바퀴 돌면서 생태연못들 좀 들여다볼 생각.
염전을 막 지나는데 귀여운 녀석이 휘릭 날아온다.
경계가 심해서 이렇게 가까이 잘 안 오는데 아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우스개로 하는 얘기지만 '깝작도요'와 '노랑발도요'를 구분하는 제일 쉬운 방법은 사람 근처로 알아서 날아오는 녀석이 '노랑발도요'라고... 데햇...
새는 안 보이고 메뚜기가 지천이었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보기도 귀찮...
갈대 사이의 탐방로는 사람이 안 다닌 지 한참 된 모양이었다. 길이 풀에 가려져서 내가 길을 만들면서 돌아다녔다.
생태호수 근처로 가니까 여기저기서 개개비사촌 울음소리 천지였는데 이리저리 마구 날아다녔다.
비싼 세금 들여서 만들어 놓은 탐조대는 유명무실...
탐조대가 왜 필요한지 이유를 모를 리 없을 텐데 아무런 고민 없이 그냥 구멍만 뚫어 놓으면 탐조대라고 생각하는 현실...
특별한 새는 없었지만 탐조대는 정말 교본이라고 생각될 만큼 잘 만들었던 일본 '도쿄항야조공원'이 생각남...
습지를 빠져나와 풍차 있는 곳으로 향했는데 진짜 개개비사촌들 많이 왔나 보다... 시끄러울 정도로 울어 댔다.
아내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 모자를 안 썼더니 그늘도 없는 곳이라 얼굴이 벌겋게 익어 버림...
자판기도 없어서 가져온 물을 다 마셔 버렸더니 수분을 보충할 방법도 없어서 정신이 혼미해져 갈 즈음 전시관 카페 도착.
친절한 미녀 사장님들이 반갑게 맞아 주셨는데 내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심. 얼굴이 다 익었다고...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레몬에이드는 처음 먹어 봤다. 순식간에 드링킹 해버림.
사장님들이 어찌나 친절하신지 음료수 안 마셔도 되니까 언제든 와서 시원하게 물 마시고 가라고 하심. 미녀 사장님들 덕에 빈 생수통에 시원한 냉수도 가득 얻어서 다시 갯벌로 향했다.
수분 보충 후 입구의 다리를 건너 주차장 쪽에 있는 전망대로 향했는데 전망대가 모두 폐쇄되었더라는...
이곳 전망대가 정말 꿀인데... 바로 앞에서 새들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폐쇄라니...
언제까지 보수를 하겠다는 얘기도 없이 그냥 폐쇄. 소래습지생태공원의 마지막 코스 같은 곳인데 망했다.
아쉬운 대로 그나마 가까이 있는 녀석들을 살펴봤다.
습지 주변에선 다양한 종을 볼 수는 없었다. 물때도 맞지 않았지만 새가 없기도 했다.
앞으로 도요물떼새는 그냥 화성이나 서산에서 보는 걸로... 끝.
총 26종 관찰(식물 9종, 곤충 3종, 거미 1종, 새 11종, 기타 2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