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다음 주가 추석이다. 매달 찾아뵙지만 이번엔 추석이라 미리 아버지를 모신 추모공원을 방문했다.
추모공원을 나와 근처에서 식사를 하며 아내와 어디를 가볼까 하다가 오랜만에 멀지 않은 공릉천에 가보기로 했다.
근데 공릉천에 와서는 새는 안 찾고 식물에 꽂혀서 논두렁에 핀 온갖 식물들을 찍기 시작...
식물은 재밌는 게 동네마다 식생이 조금씩 다르다. 비슷한 식물들이 자라고는 있지만 이곳에는 없는 식물군이 저곳에는 있는 식이다. 그런 차이를 보는 것도 식물 관찰의 재미 중 하난데, 파주는 서울과 다른 식생이어서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너무 식물에 정신이 팔려서 촬영하다 보니 새는 찾지도 못했다.
식물 보다가 눈에 띄는 새만 촬영했더니 몇 종 안 됨...
공릉천에 식물 보러 오는 사람은 설마 없겠지? 그래도 새로운 식생을 경험하는 건 아주 재밌는 일이다.
새는 못 봤지만 공릉천 둘러보기 끝.
오후엔 어둡고 흐린 날씨 때문에 간신히 확인만 할 수 있었던 큰부리도요를 보러 다시 아산만으로 향했다.
동영상도 촬영했는데, 큰부리도요가 입을 벌리면 윗부리 끝이 위로 들리는 모습이 신기했다.
(화질이 구린 건 내탓 아님. 티스토리가 저리 만들어 놨음...)
해가 저물면서 바람이 심해졌는데 필드스코프가 넘어가는 줄 알았음...
어제는 어두워서 간신히 확인만 할 수 있었던 큰부리도요를 한참 관찰할 수 있었는데, 두 마리가 항상 붙어 다니면서 바닷물에 목욕도 하고 깃털도 고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미와 새끼가 함께 다니는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사람의 눈으로 보기엔 혼자 보단 둘이 함께 있어서 안심이 됐다.
물이 점점 들어오면서 훌쩍 날아가 버린 큰부리도요. 큰부리도요 탐조는 이렇게 끝이 났다.
근처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저무는 해를 바라봤는데, 해가 수평선 아래로 지는 모습은 생각해 보니 처음 봄.
근데 이 카페 사장님 취미가 고급지다. 레고 슈퍼카 조립에 빠져서는 손님이 와도 신경도 안 쓰더라는...
바리스타 1급 자격증도 가지고 계셨는데 그래서 그런가 커피맛이 아주 좋았다.
아내는 바리스타 1급 자격증을 보자마자 이미 커피가 맛있다고 얘기했음... 맛은 보지도 않고...
바이크 타고 오는 분들을 보니 나도 바이크 타고 싶다고 얘기하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하루를 마무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