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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9월 13일] 비 오는 올림픽공원 탐방 - 검은댕기해오라기 등

by 두루별 2024. 9. 14.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만 같은 잔뜩 흐린 날씨였다. 
이런 날씨엔 집에 콕 박혀 있어야 하지만 어제도 기상청에 속아 집에서 보낸 게 억울해서 일단 올림픽공원으로!

일단 커피 한 잔...

오늘은 구라청이 실수로 날씨를 맞출 수도 있어서 비 맞아도 되는 장비로 챙겨 왔다. (EOS R5 + RF100500)
자연스럽게 새보다는 식물과 곤충을 촬영할 생각인데 언제나 그렇듯 계획만 그렇다는 거다. 그냥 보이는 대상 다 찍음.

배추흰나비(나비목 / 흰나비과)
흰띠명나방(나비목 / 풀명나방과)

몽촌호에 오니까 비가 오기 시작... 오후 늦게 비 온다더니 오후 되니까 비가 왔다...

민물가마우지(사다새목 / 가마우지과)

민물가마우지도 나도 비를 맞으며 서로를 쳐다봄...

왕고들빼기(국화목 / 국화과)
박주가리(용담목 / 박주가리과)
도깨비바늘(국화목 / 국화과)
금방동사니(사초목 / 사초과)
깨풀(대극목 / 대극과)
참느릅나무(쐐기풀목 / 느릅나무과)
미국자리공(석죽목 / 자리공과)
장대여뀌(마디풀목 / 마디풀과)
돌나물(장미목 / 돌나물과)
범부채(백합목 / 붓꽃과)
참나리(백합목 / 백합과)

식물에 정신이 팔린 사이 비는 계속 오락가락... 굵어지는 빗방울 때문에 우산을 써야 했다.

비 오는 올림픽공원은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서 다른 공원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방문한 사람도 별로 없어서 나 혼자 우산 쓰고 돌아다녔는데 빗소리만 들리는 공원은 아주 좋았다.

어치(참새목 / 까마귀과)
중대백로(황새목 / 백로과)
개망초(국화목 / 국화과)
청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모시물통이(쐐기풀목 / 쐐기풀과)
털별꽃아재비(국화목 / 국화과)
쇠무릎(석죽목 / 비름과)
개여뀌(마디풀목 / 마디풀과)
싸리(콩목 / 콩과)
애수염줄벌(벌목 / 꿀벌과)
비는 점점 더 거세지고...
어치는 그 비를 다 맞고 있었다
사위질빵(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비과)
비가 오거나 말거나 쿨쿨 자고 있는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까치가 시끄럽게 울어대는 바람에 깜짝 놀라 잠을 깼다.
자다 일어나서 바로 사냥 모드. 진정한 프로다...
뽕나무(쐐기풀목 / 뽕나무과)
쇠백로(황새목 / 백로과)

까치다리 쪽으로 이동하려는데 성내천에 검은댕기해오라기가 웅크리고 있는 걸 발견!!
아주 예민한 녀석이라 눈만 마주치면 날아감. 일단 모른 척하고 지나쳤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는 살금살금...

검은댕기해오라기(황새목 / 백로과)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촬영 성공

검은댕기해오라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녀석이지만 아주 예민해서 가까이에서 촬영하기가 쉽지 않은 녀석이다. 올림픽공원에서도 몇 주 전부터 촬영하려고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

하지만 오늘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할 수 있었는데 우산 덕분인 거 같다. 비 온 게 오히려 다행이랄까...

참오동나무(현삼목 / 현삼과)
쇠물닭(두루미목 / 뜸부기과)

88 호수를 둘러보고 있는데 검은댕기해오라기가 내가 있는 근처로 날아왔다. (나이스!)

좀작살나무에 내려 앉은 녀석
하지만 사람의 기척이 들리자 바로 날아가 버림

사냥하러 온 모양인데 사람 기척이 들리자 바로 날아가 버렸다. 정말 예민한 녀석...

딱지꽃(장미목 / 장미과)
비를 쫄딱 맞은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과)
되솔새가 있던 관목엔 붉은머리오목눈이들이 바글바글했다.
거기 먹을 게 많은 모양...
꽃댕강나무(꼭두선이목 / 린네풀과)
작은검은꼬리박각시(나비목 / 박각시과)
나무수국(장미목 / 수국과)
배초향(꿀풀목 / 꿀풀과)

비 오는 날 카메라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고어텍스 등산화를 신고 다녔지만 발끝이 촉촉... 방수가 안 되는 모양... 내다 버려야겠다...

우산을 들고 촬영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숲을 거니는 건 생각보다 좋았다. 비 오는 날 촬영도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 됨. 끝.

총 47종 관찰(식물 29종, 새 9종, 곤충 9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