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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10월 8일] 천수만 탐조 - 줄기러기, 흰이마기러기, 쇠개개비 등

by 두루별 2024. 10. 11.

일주일 만에 천수만 가신다는 선생님들 틈에 껴서 천수만을 또 다녀왔다.
지난번 방문에 줄기러기와 흰이마기러기를 모두 보는 바람에 오늘은 흰기러기와 비둘기조롱이를 찾아볼 계획.

평일이라 아침 일찍 출발해서 도착한 천수만은 안개가 살짝 끼어 있었는데,

추수가 끝난 논에는 엄청난 수의 기러기들이 쉬고 있었다.

쇠개개비(참새목 / 휘파람새과)

수로 주변의 갈대밭에는 쇠개개비 울음소리가 많이 들렸는데,
겁도 없이 차 앞까지 나와주는 녀석들이 어찌나 고맙던지...

버림받은 파이리...
큰기러기(기러기목 / 오리과)

쫄보 기러기들은 눈만 마주치면 바로 휘리릭~
모두 날아간 줄 알았던 논에는 반가운 얼굴이...

반가운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근데 반가운 흰뺨이 말고 다른 고급진 녀석 발견!

도도한 고방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고방오리의 얄상한 목에 비하면 흰뺨이 목은 기둥...
날아가는 모습도 우아한 고방오리

그리고 근처 물이 마르지 않은 논에서 발견한 도요들. 아직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알락도요(도요목 / 도요과)
서너 마리가 모여 있던 흰꼬리좀도요(도요목 / 도요과)
바늘꼬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꺅도요라고 생각했던 녀석이 바늘꼬리도요라고 함께 간 분이 알려주셔서 종추를 할 수 있었다. 아싸!!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 참매(매목 / 수리과)
너무 빨리 지나가서 얼굴도 못 봄

추수가 끝나지 않은 논에서 황새 가족을 만났는데,

황새(황새목 / 황새과) 가족
등에 추적기를 단 녀석도 있었다
겨드랑이 사이로 안테나도 보임

한 장소에서 7마리의 황새를 동시에 보는 건 난생처음. 
가락지도 하고 있었지만 식별하기는 힘들었다.

잘 숨었다고 생각하고 꼼짝않고 있던 꺅도요(도요목 / 도요과)
아주 많이 보였던 때까치(참새목 / 때까치과)
날아 오른 기러기들에겐 미안하지만 꽁지깃이 너무 예쁜...
코스모스 길도 너무 예쁜...

기러기 무리를 찾아다녔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어서 탐조대를 둘러보기로 했는데,
간월호 동쪽에 있는 탐조대에 들렀다가 갯벌에서 쿨쿨 자고 있는 줄기러기를 발견!.

오늘도 쿨쿨 자고 있는 줄기러기

얘는 하얘서 쌍안경으로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지난번에 비해 거리도 가까웠는데, 물이 빠지면서 생긴 작은 섬 같은 곳이라 안심했는지 별로 경계는 하지 않았다.

줄기러기(기러기목 / 오리과)
요렇게 다른 기러기들에게 가려지면 끝.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기러기들과 섞이면서 보기 힘들어졌는데,
가려지기 전에 도착했던 우리는 운이 좋았다. (이날 실제로 못 본 팀도 있었다.)

기러기들과 함께 쉬고있던 저어새(황새목 / 저어새과)
날아가는 철(鐵)새도 보고...
왕따 나무도 보고...
곤줄박이(참새목 / 박새과)도 보고...
때까치도 또 보고...
가지 사이를 요리조리 움직이는 녀석 발견!
으으... 누굴까...
애매하지만 일단 노랑눈썹솔새(참새목 / 휘파람새과)로...

이제 남은 목표종은 흰이마기러기와 흰기러기 그리고 비둘기조롱이가 남은 상황.
이번엔 간월호의 반대편으로 이동을 했다.

간월호 반대편에서 바라본 기러기들

영국에선 이런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천수만으로 이 모습을 보러 여행을 오기도 한다고 한다.
온통 기러기지만 실제로 보면 가슴이 웅장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음.

우리가 날린 거 아님...

기러기 탐조에서 제일 힘든 건 기러기에게 접근하기다.
충분한 거리라고 생각해도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고개도 못 내밀고 거북이걸음으로 접근해야 했다.

다행히 거리가 있어서 안심하고 있는 기러기 무리를 발견.
필드스코프로 꼼꼼하게 살펴보던 선생님 한 분이 드디어 흰이마기러기를 발견!! (우오오오오!!)

흰이마기러기(기러기목 / 오리과)

어떻게 찾으셨는지 그게 더 궁금함...
먼 거리라 아지랑이가 심해서 사진으로도 간신히 확인만 가능했지만 하얀 이마가 선명했다. (사진에는 3 개체가 보임)

붉은가슴밭종다리(참새목 / 할미새과)

먼 거리가 아니었는데도 아지랑이 때문에 간신히 찾을 수 있었던 붉은가슴밭종다리. (종추!!)
흰등밭종다리라고 올라오는 사진 중 상당수가 붉은가슴밭종다리라고 함. 나도 잘 확인해야지...

쇠기러기(기러기목 / 오리과)

이제 남은 건 흰기러기와 비둘기조롱이.
이 두 녀석을 찾기 위해 다시 서산 벌판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는데,
논에 우두커니 서 있는 녀석을 발견!

개구리매(매목 / 수리과)

엄청난 아지랑이 때문에 자세하게 볼 수는 없었지만 또 인생종추 추가! 하루에 몇 번을 종추 하는 건지...
논에 저렇게 앉아 있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하는데, 오늘 올해 운을 다 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

한참을 앉아 있다 날아오른 녀석
멀지 않은 곳에 다시 내려 앉음

천수만 오기 정말 잘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집에 있었으면 어쩔...

검은머리촉새(참새목 / 멧새과)

갈대밭에서 찾은 노란 배가 너무 예뻤던 검은머리촉새. (종추!!)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민물가마우지(사다새목 / 가마우지과)

마음의 여유가 넘쳐흐르다 보니 왜가리와 민물가마우지도 찍어주고...

때까치도 또 찍어주고...

도착해서 처음 둘러봤던 곳을 마지막으로 다시 둘러보기로 했는데,

한쪽 다리가 많이 부어 있던 알락도요. 얼른 쾌차하시길...
갑자기 날아온 두 녀석
우아한 장다리물떼새(도요목 / 장다리물떼새과)
알락도요는 정말 흔함
저 멀리 쇠오리들 틈에 껴 있던 홍머리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드디어 가까이에서 만난 흰꼬리좀도요
다정한 장다리물떼새를 끝으로 천수만 탐조 끝!

이제 만조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해안으로 이동해야 할 시간.
하지만 도착한 해안에는 새가 없었다... 조복은 여기까지...

중부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청다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민물도요(도요목 / 도요과)

아쉽게도 해안가 갯벌은 텅텅 비어 있었는데,
그래도 튬튬튬~ 하는 청다리도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론 좋았다. 
(청다리도요 소리는 들어도 들어도 좋다는...)

서해 탐조의 백미. 아름다운 낙조를 바라보며 엄청났던 이날의 탐조를 마무리.
많은 새를 볼 수 있어서 피곤하지만 너무 행복했던 하루. 4 종추를 해서 더 행복함. 천수만에 조만간 또 오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