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로 선상탐조 가신다는 선생님들 틈에 껴서 멀리 고성까지 다녀왔다.
벌써 바다오리들이 왔나 했더니 희귀한 제비갈매기류가 있나 찾아보러 가시는 거라고...
탐조 목적도 모르고 합류했지만 바다에 새가 없으면 낚시라도 할 생각으로 일단 고성으로 출발!
춘천을 지날 즈음엔 엄청난 안개가 몰려왔다. 설마 구름인가??
안개 구간을 지나고 나니까 엄청난 경치가 펼쳐졌다.
아내가 좋아할 텐데... 다음엔 아내와 함께 와야겠다.
진부령을 넘으면서 바라본 산들은 온통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 있었다.
여기도 곧 단풍 보러 오는 사람들로 꽉 막힐 듯...
오랜만에 들른 대진항. 올초에 들르고 처음인데 뭔가 많이 생겼다.
배를 타고 드디어 바다로 나왔다. 나는 물을 싫어해서 물이 많으면 무섭다...
파도도 생각보다 심해서 배가 출렁출렁...
문제는 갈매기는 고사하고 오리 한 마리도 안 보이는 바다... 선장님도 멋쩍은지 새가 다 어디 갔나 넋두리만 하심.
바다를 가로질러 날아가는 종다리 무리를 발견했는데,
망망대해를 가로질러 날아왔을까? 아니면 근처 육지에서 출발해서 바다로 돌아온 걸까?
낮게 날아서 육지로 날아가는 종다리 무리를 한 참 바라봤다.
그러다 선생님 한 분이 앞에 새가 날아간다고 외치셔서 급하게 어찌어찌 촬영을 했는데...
새 한 마리 없던 곳을 혼자 날아가던 바다오리. 대박사건...
오기 전엔 검둥오리를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비록 한 마리지만 귀한 바다오리를 볼 수 있었다.
새가 너무 없어서 낚시라도 하려고 배를 댔는데 이때 문제가 발생...
배를 타고 달릴 땐 괜찮았는데 배가 이동하지 않고 바다에 떠 있으니까 파도에 심하게 흔들려서 멀미가 났다. 점점 속이 울렁거리고 죽을 맛... 그 와중에 낚시도 꽝이었다. 손바닥 만한 가자미 한 마리가 끝. 철수다...
항구로 돌아왔는데도 머리는 띵, 속은 울렁울렁...
멀미는 멀미고 고성까지 와서 바다오리 한 마리 보고 올라갈 수는 없다. 최근에 검둥오리사촌이 발견됐다는 경포호로 이동하기로 하고 출발하려는데 화진포에 모여있는 오리 무리에서 무려 검둥오리사촌을 발견!!
물수리도 여러 마리가 번갈아 가며 사냥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활력이 돌았다. 그렇게 새가 없더니 오리라도 보니 어찌나 좋던지... 그 와중에 검둥오리사촌이라니...
북촌 하구의 해안가 모래톱에서 발견한 다른 검둥오리사촌.
남쪽부터 북쪽까지 여기저기서 발견 소식이 들려오는 걸 보면 많은 개체가 방문한 듯.
첫 번째 녀석에 비해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서 그런가 우리를 크게 경계하지 않아서 오래도록 관찰할 수 있었다.
낮에는 새 한 마리 보기 힘들었는데 검둥오리사촌을 두 마리나 보다니...
거기다 망망대해에서 딱 한 마리 날아간 오리가 바다오리. 이쯤 되면 성공적인 탐조라고 할 수 있을 듯.
사진은 없지만 흰줄박이오리랑 바다비오리도 봤으니 성공적인 탐조가 확실한 거 같다.
앞으로 10월엔 배 타러 안 올 거다. 다음 선상탐조는 11월 말쯤 다시 올 생각. 그때는 오리들 좀 많이 와있기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