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니 A1을 들고 역시 오랜만에 올림픽공원을 다녀옴.
캐논 R5 Mark II(이하 R5M2)를 구입하고 나서는 소니 A1에 손이 잘 안 간다. R5M2는 동작이 아주 쾌적하고 조류 인식이 빠르고 정확해서 새 찍는 재미가 쏠쏠함. 그렇다고 완벽한 건 아니고...
R5M2는 발매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문제들이 좀 있는데, 자잘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가끔 먹통이 되는 문제는 아주 돌아버림. 급한 상황에 먹통 된 적이 있었는데 진심 던져 버리고 싶었다. 펌웨어 업데이트로 해결되기를...
그에 비하면 소니 A1은 발매된 지 오래돼서 안정화가 잘 되어 있고, AI 기능은 없지만 AF도 여전히 최고 수준. 조류 인식은 엉망인데 빠른 AF가 커버해 주는 이상한 구조다. 이런 단점들을 개선해서 A1 Mark II(이하 A1M2)가 나와주길 기대했는데, 이번에 새로 발매한 A1M2는 A1과 A9를 짬뽕한 느낌... 실망이다... 그 돈을 들여 업그레이드할 마음이 전혀 안 생긴다. 차라리 손맛 좋은 캐논의 R1을 구입 고려중...
그나마 아직 소니를 사용하는 이유는 망원렌즈 때문. 600mm F4.0 렌즈는 무거워서 평소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300mm F2.8 렌즈는 정말 최고다. 가볍고 선예도 좋고. 이 렌즈 하나 때문에 아직 소니를 못 버림. 캐논에는 이 렌즈와 비교할 만한 렌즈가 아예 없음. 만약 캐논에서 가벼운 망원 단렌즈가 나오면 그날로 소니는 아듀, 사요나라, 짜이찌엔이다.
오랜만에 들른 올림픽공원은 눈썰매장이 생겨있었다. 근데 사람이 없...
공원의 작은 새들은 부산스럽게 지저귀며 열심히 먹이를 찾아 돌아다님. 야생 동물들에겐 힘든 계절...
물을 뺀 후 남은 물이 꽁꽁 얼어버린 몽촌호.
먹을 게 남았는지 백로와 왜가리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오랜만에 반가운 어르신을 만났다. 만나면 항상 커피를 타 주시는 분... 체력이 나보다 좋으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원앙 루시즘을 봤냐고 하심. 말씀 듣는 순간 번식깃이 나지 않은 녀석이 떠 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그 녀석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시며 루시즘 원앙이니까 얼른 가서 촬영하라고 하심. 오늘도 노심(老心)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 열라 기뻐해 드림...
얘 보면 붉은배지빠귀가 떠 오름. 노심파괴를 안 하려고 기뻐해드렸던 녀석...
남은 땅콩을 관목 속에서 재잘거리고 있던 참새들에게 몽땅 뿌려주고 다음 장소로 이동.
성내천 하류에서 쇠오리를 끝으로 오늘 탐방도 마무리.
확실히 소니 300mm F2.8 렌즈는 물건이다. 엄청난 선예도. 빠른 AF...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그래도 알아서 조류 인식해서 척척 잡아주는 캐논 R5M2로 촬영하는 게 더 편하긴 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