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갈매기와 이끼에 관심이 폭발하는 바람에 하루가 멀다 하고 올림픽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선태류 도감도 구입했으니 이끼를 쉽게 동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완전 폭망... 사진으로는 이끼 동정이 어렵다는 걸 깨달아 버렸다.
이끼 동정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풀어 보기로 하고 오늘도 평화로운 올림픽공원을 길 따라 한 바퀴 돌아봤다.

요즘 노래하랴 먹이 찾으랴 바쁜 쇠박새. 쪼끄만 녀석이 목청은 어찌나 좋은지 멀리서도 잘 들린다.



이때 새로운 경쟁자 등장! 두둥...
















이끼는 동정을 하려면 채집을 해서 확대경으로 잎을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하니 다음엔 채집을 해야겠다...




양지바른 곳엔 벌써 식물들이 많이 올라왔다. 봄의 전령인 <큰개불알풀>도 벌써 꽃을 틔움.
성내천에는 겨울 손님들이 활발히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상류에 있던 큰부리큰기러기들이 하류로 이동한 거 외에는 평소랑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까식이가 있는 곳에 들렀지만 까식이는 보이지 않았다.
먹이를 주면 쏜살같이 달려 오던 녀석이 안 보이니 슬쩍 걱정이 됨. 오늘은 까식이 대신 친구들이 포식했다.




성내천을 둘러 보고 몽촌호수에 도착했는데, 물에 동동 떠 있는 갈매기 발견!

한국재갈매기도 놀러 오는 올림픽공원. 겨울의 대표 갈매기는 다 방문한 거 같음.







요즘 갈매기에 대한 잡지식이 늘어서 줄무늬노랑발갈매기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좀 있다. 일단 얘는 정식 '줄무늬노랑발갈매기'가 아니고 'Larus fuscus heuglini x Larus vegae vegae' 교잡종인 Taimyr Gull이다. 다들 재갈매기처럼 생겼는데 목에 어두운 줄무늬가 있고 발이 노라면 줄무늬노랑발갈매기로 동정하지만 엄밀히는 아님. eBird에도 교잡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Lesser Black-backed Gull(이하 LBBG)로 잘 못 등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줄무늬노랑발갈매기는 LBBG의 아종인 Larus fuscus heuglini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종이 아닌 정식종으로 분류해서 Larus heuglini라는 학명을 사용하는 Heuglin's Gull이다. 흔히 볼 수 있는 Taimyr Gull은 교잡종이라 LBBG로 등록하는 건 좀 아닌 듯. 진짜 줄무늬노랑발갈매기(Larus heuglini)는 관찰 기록이 많지 않다고 하며 실제로 본 사람도 몇 안 될 거 같다. 물론 나도 못 봤다...




그럼 진짜 줄무늬노랑발갈매기(L. heuglini)는 어떻게 생겼을까? 영어 이름처럼 등이 검은색인데, 큰재갈매기보다 어둡고 괭이갈매기 보다 밝다고 한다. Taimyr Gull은 위 사진처럼 등이 재갈매기 보다 살짝 어두운 정도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 줄무늬노랑발갈매기 : https://www.inaturalist.org/taxa/332965-Larus-fuscus-heuglini

마지막으로 재갈매기까지 갈매기 3종(한국재갈매기, 줄무늬노랑발갈매기, 재갈매기)이 완성됨. 올림픽공원이 갈매기들에게 맛집으로 소문난 모양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