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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5년 2월 22일] 올림픽공원 - 동박새, 한국재갈매기 등

by 두루별 2025. 3. 4.

갑자기 갈매기와 이끼에 관심이 폭발하는 바람에 하루가 멀다 하고 올림픽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선태류 도감도 구입했으니 이끼를 쉽게 동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완전 폭망... 사진으로는 이끼 동정이 어렵다는 걸 깨달아 버렸다.

이끼 동정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풀어 보기로 하고 오늘도 평화로운 올림픽공원을 길 따라 한 바퀴 돌아봤다.

쇠박새(Marsh Tit)

요즘 노래하랴 먹이 찾으랴 바쁜 쇠박새. 쪼끄만 녀석이 목청은 어찌나 좋은지 멀리서도 잘 들린다.

나무 수액을 먹으려고 모여드는 오목눈이(Long-tailed Tit)
되새(Brambling)
박새(Great Tit)도 나무 수액을 노리고 있다.

이때 새로운 경쟁자 등장! 두둥...

부리도 길고 인상부터 사나운 경쟁자...
옷도 녹색으로 예쁘게 차려 입었다
하얀 눈테도 너무 예쁜 녀석
동박새(Warbling White-eye)
나무 수액을 차지한 녀석
진박새(Coal Tit)
흰배지빠귀(Pale Thrush)
고드름에서 떨어지는 물을 먹고 있는 오목눈이
둥지 재료 모으느라 정신없다.
오늘은 흰배지빠귀가 많이 보인다
밀화부리(Yellow-billed Grosbeak)
밀화부리 옆에서 함께 먹이를 찾던 쇠박새
이끼는 사진을 아무리 열심히 찍어도 동정하기 힘들다...

이끼는 동정을 하려면 채집을 해서 확대경으로 잎을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하니 다음엔 채집을 해야겠다...

쇠백로(Little Egret)
대낮에 사냥중인 해오라기(Black-crowned Night Heron)
큰개불알풀(현삼과)
갈퀴덩굴(꼭두선이과)

양지바른 곳엔 벌써 식물들이 많이 올라왔다. 봄의 전령인 <큰개불알풀>도 벌써 꽃을 틔움.

성내천에는 겨울 손님들이 활발히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상류에 있던 큰부리큰기러기들이 하류로 이동한 거 외에는 평소랑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대백로(Great Egret)
쇠오리(Green-winged Teal)
원앙(Mandarin Duck)
민물가마우지(Great Cormorant)
쇠물닭(Eurasian Moorhen)
청둥오리(Mallard)
흰뺨검둥오리(Eastern Spot-billed Duck)

까식이가 있는 곳에 들렀지만 까식이는 보이지 않았다.
먹이를 주면 쏜살같이 달려 오던 녀석이 안 보이니 슬쩍 걱정이 됨. 오늘은 까식이 대신 친구들이 포식했다. 

까치(Oriental Magpie - Pica pica)
물까치(Azure-winged Magpie)
대륙검은지빠귀(Chinese Blackbird)
큰부리큰기러기(Taiga Bean-Goose)

성내천을 둘러 보고 몽촌호수에 도착했는데, 물에 동동 떠 있는 갈매기 발견!

한국재갈매기(Mongolian Gull)

한국재갈매기도 놀러 오는 올림픽공원. 겨울의 대표 갈매기는 다 방문한 거 같음.

왜가리(Gray Heron / Ardea cinerea)
요상한 자세로 사냥중인 대백로(Great Egret)
음... 목에 굵은 잿빛 줄무늬...
노란발...
줄무늬노랑발갈매기(Taimyr Gull)

요즘 갈매기에 대한 잡지식이 늘어서 줄무늬노랑발갈매기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좀 있다. 일단 얘는 정식 '줄무늬노랑발갈매기'가 아니고 'Larus fuscus heuglini x Larus vegae vegae' 교잡종인 Taimyr Gull이다. 다들 재갈매기처럼 생겼는데 목에 어두운 줄무늬가 있고 발이 노라면 줄무늬노랑발갈매기로 동정하지만 엄밀히는 아님. eBird에도 교잡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Lesser Black-backed Gull(이하 LBBG)로 잘 못 등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줄무늬노랑발갈매기는 LBBG의 아종인 Larus fuscus heuglini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종이 아닌 정식종으로 분류해서 Larus heuglini라는 학명을 사용하는 Heuglin's Gull이다. 흔히 볼 수 있는 Taimyr Gull은 교잡종이라 LBBG로 등록하는 건 좀 아닌 듯. 진짜 줄무늬노랑발갈매기(Larus heuglini)는 관찰 기록이 많지 않다고 하며 실제로 본 사람도 몇 안 될 거 같다. 물론 나도 못 봤다...

먹이를 두고 다른 갈매기와 싸우고 있는 줄무늬노랑발갈매기(Taimyr Gull)

그럼 진짜 줄무늬노랑발갈매기(L. heuglini)는 어떻게 생겼을까? 영어 이름처럼 등이 검은색인데, 큰재갈매기보다 어둡고 괭이갈매기 보다 밝다고 한다. Taimyr Gull은 위 사진처럼 등이 재갈매기 보다 살짝 어두운 정도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 줄무늬노랑발갈매기 : https://www.inaturalist.org/taxa/332965-Larus-fuscus-heuglini

재갈매기(Vega Gull)

마지막으로 재갈매기까지 갈매기 3종(한국재갈매기, 줄무늬노랑발갈매기, 재갈매기)이 완성됨. 올림픽공원이 갈매기들에게 맛집으로 소문난 모양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