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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 촬영 및 관측장비

iOptron Minitower II Goto 경위대 사용기

by 두루별 2014. 5. 15.

고배율 달과 행성 촬영을 위해 장비를 준비하던 중 장비 설치와 철수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적도의 보다 간편하게 설치하고 철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게으르다 보니...)

마운트는 자연스럽게 Tracking이 가능한 모터가 달린 경위대를 생각하게 되었고 관련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죠.


그러던 중 제일 눈에 확~! 띄는 제품이 있었으니 바로 이탈리아의 Avalon Instrument社에서 만든 M-Zero 마운트.


(위의 이미지는 http://www.skytrip.de/avalon-mzero.htm에서 빌렸습니다)


워메... 디자인 죽인다... 저 빨간색 어쩔거... 


특징은 적도의와 경위대 모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스타일의 마운트인데 기어대신에 벨트를 사용했고 자신들 만의 독창적인 설계로 Backlash가 Zero라고 하는군요. 한 쪽으로 구동하다가 반대쪽으로 구동을 시켜도 즉각 반응한다는 얘기죠. 본체와 삼각대를 포함한 무게도 가볍고 블루투스로 아이폰에서 컨트롤 할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독특한 설계로 무게추라고는 1Kg짜리 하나면 된다고 합니다. C8정도는 무리없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눈 버렸습니다... 이제 다른 마운트를 보면 눈에도 안 들어오는군요...

그런데 다행인게.... 가격이 터무니가 없습니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거의 사용자가 없어서 사용기를 보기도 힘든데 국내 1호일지도 모르는 모험을 감행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이 500만원이 넘는군요! 거의 구매 버튼을 누르기 직전까지 갔으나 배송비에 눈이 확 뜨이면서 지름신을 피했습니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잘...


하지만 당장은 아니라도 사용자가 좀 더 늘고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게되면 꼭 구입해 보고 싶은 마운트입니다. 역시 디자인이 좋아야 구매력도 오르는거죠. 디자인의 중요함이란...


그렇게 마음을 다독이고 다른 제품을 알아보았지만 추적 기능이 있는 경위대는 선택할게 별로 없네요. 경위대 모드를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적도의들은 너무 무겁거나 커서 제가 생각하는 사양과 맞지를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처음부터 고려하고 있었던 iOptron사의 Minitower Goto 경위대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결정하고 모델들을 보니 다리만 굵은걸 넣고 Pro냐 아니냐로 나뉘네요. 삼각대는 말이 필요없죠. 무조건 튼튼한 놈으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산이고 분명히 중국에서 만들었을텐데 얼마나 차이가 날까 싶어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구매를 하려던 OPT에 Pro모델은 없군요. 고민없이 MiniTower II를 구입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일주일이 되던 어느 날... 아침에 출근을 해 보니 제 방에 커다란 박스가 하나 있더군요. 바로 직감했습니다. 


미니타워다!!


그런데 좀 길쭉합니다. 수상하게 생각하고 뜯어보니 삼각대만 왔네요. 본체는 온데간데 없고...

본체와 삼각대를 개별 포장으로 보냈나 봅니다. 삼각대만 온거 보니 본체는 어딘가에서 배송중인듯 하더군요.

그런데 그 날 오후에 관세를 납부하라는 우편물이 날아왔습니다... 


그렇군요... 지금껏 무관세로 쏙쏙 잘 들여왔는데 금액이 초과해서 걸린 모양입니다. 배송비만 25만원이었으니 당연히 백만원이 넘는 액수라 간이 통관도 안되고 일반 통관을 신청해야 했습니다. 


통관이 끝나고 다음 날 드디어 본체도 도착을 했네요...



다리 따로... 머리 따로 온...


부랴 부랴 박스를 뜯고 머리와 다리를 합체 시켜줬습니다. 



모양은 그럴듯 합니다만... 앞으로 미국산은 사지 말아야겠습니다. 정말 만듬새가 허접합니다. 알루미늄도 얼마나 저가를 사용했는지 약해 보이는데다 떨어트리거나 쓰러지면 찌그러지는게 아니라 깨질거 같습니다. 

또 저가의 알루미늄을 사용한 부품에 탭을 내 놨는데 이게 좀 쓰면 마모가되어 조여지지도 않을거 같습니다. 허접함에 마음이 다 상하네요... 싼거사길 잘했지 프로라도 샀으면 더 억울할 뻔...



그나마 컨트롤러는 액정이 시원스럽스니다. 내장된 GPS의 불량율이 높다고 일본에서는 일일이 확인해서 판매하던데 다행히 GPS 수신은 잘 됩니다.



본체에 허접하게 붙어있는 수평기... 수평을 맞출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경위대는 수평이 생명인데... 더더군다나 매뉴얼도 안 줍니다. 웹에서 찾아서 보라는군요. PDF로 올려져 있는 매뉴얼을 읽어보니 본체를 휘전시켰을 때 모든 방향에서 수평이 맞아야 정확한 Goto와 Tracking이 된다는 군요. 어려울듯...



본체의 수평을 맞추는 볼트가 삼각대에 세개가 있습니다. 저 놈들을 돌려서 본체의 수평을 잡으라는 건데요. 생각은 좋았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나름 신경을 썼는데요. 본체는 알루미늄(물론 얇고 허접합니다) 케이스에 담겨 옵니다. 옆에 있는 거지같이 무겁고 튼튼한 EM-11 적도의 케이스와 비교가 됩니다. 


그렇게 밤이 되기를 기다려 드디어 테스트를 하려고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음... 온통 구름이네요. 다행히 잠깐잠깐 달과 목성이 보입니다. 


삼각대 설치하고 수평잡는데만 20분은 걸렸습니다. 익숙하지를 않아서 그렇겠지만 모든 방향으로 수평을 맞추는건 정말 어렵네요. 완벽하게 잡는건 포기했습니다. 

본체의 South 표시를 정남쪽을 향하도록 나침반을 이용해서 맞추고 경통이 수직이 되도록 수준기를 이용해서 잘 맞췄습니다. 이렇게 하면 방위는 180도에 고도는 90도를 가르키게 되는거죠. 이게 미니타워의 초기 세팅이자 파킹 위치입니다.


전원을 켭니다. 컨트롤러가 부팅이 되고 GPS를 수신하네요. 처음 켜서 그런지 수신에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10분은 걸린듯...) 날짜와 시간이 설정되고 위도와 경도도 제대로 표시가 되는군요. 컨트롤러는 Celestron에 비해 훨씬 좋습니다.

보이는 별이 별로 없어서 One star Align을 선택하고 Procyon을 정렬할 별로 선택했습니다. 

우어... 모터 소리 정말 우렁차네요... 조용한 주택가에서는 못 쓰겠습니다. 그렇게 엄청난 소리를 내며 망원경이 멈추고 띠딩! 소리르 냅니다. 도착했다는 소리지요. 망원경 시야에는 어디에도 Procyon이 없습니다. 파인더를 보며 시야에 들어오도록 하고 정중앙에 맞춘 후 Enter를 눌러 얼라인을 완료했습니다. 

이제 목성을 찾아가라고 해봤습니다. 역시 우런찬 소리와 함께 움직인 후 목성을 찾았다고 합니다. 

오호! 시야를 보니 거의 중앙에 목성이 들어와 있습니다. 화성도 달도 거의 시야 중앙에 찾아주네요. 이건 나름 쓸만한거 같습니다. 


이제는 Tracking 정밀도를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2.5배 바로우를 끼고 8mm 아이피스를 사용했으니까 469배가 되었습니다. 구름에 바람에... 초점은 맞지를 않습니다. 목성이 부풀어 보이네요. 그 상태로 중앙에 맞춰두고 담배 한 대 피며 옥상을 돌아다녔습니다. 

5분이 지나고 확인해 보니 중앙에서 약간 이동을 했지만 여전히 잘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또 기다려 10여분이 지난 후 확인해 보니 목성 직경만큼 이동했네요. 추적 기능은 생각보다 좋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적도의도 대충 맞추면 이 정도 배율에서 1분을 못 버티는데 One star align으로도 10분은 거뜬히 추적을 하는군요. 실망이 다시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후 계속되는 구름과 비... 며칠동안 관측을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제 엷은 구름이 끼어있고 바람이 많이 부는 상황이었지만 촬영을 해 보기로 마음먹고 설치를 하고 얼라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목성으로 이동을 시킨 후 카메라를 부착... 음... 바람이 심해서 그렇겠지만 안시와는 다르게 흔들림이 좀 심합니다. 그렇게 직초점으로 목성을 한 장 찍었습니다.



2014-05-14 20:51(KST)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Korea
Seeing : 2/10, Transparency : 1/5
Celestron C6 (D=150mm FL=1500mm F/10.0) iOptron Minitower2
ZWO ASI120MC @F/10, Exp=26.8ms, Gain=60, Registax6 (320 frames)


30초간 촬영한 동영상을 합성한 이미지입니다. 안시로는 469배에서도 5분간 중앙에 잡아줬었는데요. 촬영을 해 보니 화면에 머무는 시간이 1분을 넘기지 못합니다. 계속 흘러 버리네요. Registax의 Align정보를 보니 이동량이 상답합니다. 이런 상태로는 제대로된 이미지를 얻을 수 없습니다. 기상 상태가 안 좋았지만 합성 초점거리를 3750mm까지 올리니까 상황은 더 안 좋습니다. 30초를 간신히 화면에 잡아 두는 정도군요. 


좀 더 정밀하게 수평을 잡고 얼라인을 해본 후 결론을 내야겠습니다. 이대로라면 관망용으로 밖에는 사용할 수가 없겠습니다. 실험정신 때문에 또 헛 돈 쓴거나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