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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목성

[2015년 1월 19일] 목성

by 두루별 2015. 1. 20.


KST : 2015-01-19 23:23:40 (UTC : 2015-01-19 14:23:40)
Location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South Korea
Seeing : 4~5/10, Transparency : 6/10
Telescope : Celestron C8 (8" SCT)
Mounts : Takahashi EM-11 Temma2 jr.
Camera : ZWO ASI120MC (Exp=38ms, Gain=50, Gamma=50)
Accessories : Baader 2x Abbe-Barlow
Composite focal length : 5030mm (F/24.8)
Frames : 1563, FPS: 24.3
Software : SharpCap 2, Adobe Photoshop CS3, Registax 6

Jupiter info.:
CMI=186.7° CMII=340.2° CMIII=244.1°
Diameter : 44.90"  Magnitude : -2.35  Phase : 99.9%  Alt : 47°39.64'


이번 목성 촬영은 계획에 없던 갑작스러운 촬영이었습니다.

밤 9시 30분경... 직원들은 모두 퇴근한 사무실에서 혼자 이런저런 구상을 하다 보니 생각이 복잡해졌습니다. 머리나 식힐 겸 회사 옥상에 올라갔는데 목성이 밝게 빛나고 있더군요.

'날씨가 맑은데... 머리나 식힐 겸 목성이나 촬영해 볼까?'

벌써 시간은 밤 10시를 향해 가고 있는데 망원경의 냉각에만 최소 한 시간 반이 필요하니까 지금 설치해도 밤 11시나 돼야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1~2시간 만 촬영한다고 해도 다음 날 새벽인데 체력이 버텨줄지... 짧은 순간이었지만 수많은 갈등을 했습니다....

'또 언제 찍겠냐... 날도 맑고 마음먹었을 때 촬영하자!'

부지런히 옥상으로 장비를 날랐습니다. 다른 천문인들의 장비에 비하면 포터블 한 장비지만 두 번은 오르내려야 장비를 모두 나를 수 있습니다. 극축을 맞추고 경통을 올려서 목성을 겨눴습니다. 아직 고도가 낮고(28°)  냉각이 안된 경통으로 본 목성은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대적점(大赤點)이 사라지기 직전이라 아쉬웠지만 도저히 촬영을 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SCT(Schmidt-Cassegrain Telescope)는 특성상 초점거리에 비해 경통의 길이가 짧아서 보관과 사용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정판으로 전면이 막혀있어 경통 안에 있는 공기가 대류를 일으키게 됩니다. 충분히 경통을 냉각시키지 않으면 경통 내 대류 현상 때문에 제대로 된 상(像)을 볼 수 없게 되죠. 그래서 경통이 외부 온도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외부에 두고 기다려야 합니다.

경통의 냉각은 모든 망원경에 해당합니다. 굴절, 반사 망원경도 냉각 시간에 차이가 있을 뿐 냉각을 해야 하죠. 렌즈도 온도에 따라 변형이 되기 때문에 좋은 상을 얻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저처럼 고배율로 행성을 촬영하는 경우에는 냉각이 더욱 중요합니다.

경험상 Celestron C8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의 냉각이 필요합니다.(더 큰 구경의 경우 3~4시간 냉각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냉각하는 동안 따뜻한 사무실로 내려와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밤 11시에 방한복을 차려입고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지면엔 바람이 간간이 1.5m/s 정도의 바람이 불고 있었는데요. 상층부는 바람이 심하게 부는 듯했습니다. 노트북 화면으로 본 목성이 제자리에 있지를 않더군요. 일렁거림이 무척 심했습니다.

최대한 정밀하게 초점을 맞춘 후 차근차근 촬영을 했지만 밤 11시 30분이 넘어가면서 시상이 완전히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도저히 초점이 잡히지를 않았고 조금 기다려 봤지만 시상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아직 몇 컷 찍지도 못했는데 철수를 해야만 했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와 촬영된 영상을 합성하다 보니 중간에 시상이 좋았을 때 촬영된 이미지가 그나마 쓸만했습니다. 겨우 한 장 건진 거네요...

23시 23분 40초에 촬영된 동영상의 Quality Graph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레임별 품질을 나타내는 회색 그래프를 보면 40초 정도에 시상이 나빠졌다는 걸 알 수 있지만, 1분 이후부터 다시 좋아진 시상이 큰 변화 없이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이미지 품질의 내림차순 그래프인 붉은색 그래프를 보면 이미지의 품질이 50% 이상인 프레임이 80% 이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동영상을 촬영할 당시 시상의 변화가 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30분 정도 촬영하고 철수했지만 다행히 잠깐 좋았던 시상이 있어서 한 장이라도 건질 수 있었습니다. 행성 촬영의 최대 변수는 역시 시상이네요...

1월 21일에 이오(Io)의 위성식 현상(衛星飾現象)과 대적점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날씨가 맑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