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용장비

사용했던 장비들

by 두루별 2010. 5. 10.

수정 : 2020년 2월 27일
* 직접 사용해 본 장비에 대해 주관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개인 의견이므로 참고만 해 주세요.

* 1985년 계룡광학 70mm 반사망원경

출처: 위 이미지는 서현철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blog.daum.net/lollo7405/33)

첫 망원경입니다. 당시 막 개장했던 압구정 현대 백화점에서 구매했던 반사망원경으로 이 망원경으로 처음 별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에 고급 망원경은 엄두도 못 낼 가격이었고 중학생 신분으로 구할 수 있었던 한계가 이 70mm 반사망원경이었습니다. 당시 가격이 3만 5천 원이었던 거 같은데 이 망원경을 사려고 몇 년 동안 용돈을 모으고 또 모았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3만 원이면 큰돈이었으니까요...)

1980년대의 서울 외곽은 광해도 심하지 않고 별도 꽤 많이 보였었습니다. 통금도 있었고 TV도 12시면 다 끝나니 다들 집에 일찍 와서 일찍 잤죠. 지금 생각해 보면 별 보기가 아주 좋았던 시절이었네요. 이 망원경을 구매하고 나서 마당에서 처음 봤던 달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고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2019년 5월 19일 추가:
이 망원경의 자료를 찾던 중 아직도 원형 그대로 가기고 계신 분이 계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분의 블로그를 링크합니다.
http://blog.daum.net/lollo7405/33

* 1987년 계룡광학 100mm 반사망원경

출처 : https://bit.ly/2EjFWUt

이 망원경으로 가장 많은 별을 보았던 거 같습니다. 반사경과 사경, 스파이더만 계룡광학에서 구매를 해서 PVC 파이프에 구멍을 뚫어 직접 만들었던 망원경입니다. 사진이 어디 남아있을 텐데 찾을 수 없어 당시 어린이 잡지에 광고되던 잡지 지면을 첨부합니다.

지금 보면 공장에서 굴러다니는 파이프로 보일 텐데 저에게는 최고의 망원경이었습니다. 날씨만 맑으면 잠도 안 자고 밤에 열심히 별을 봤었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함께 가장 많은 별을 보여줬던 고마운 망원경입니다. 성능은 상상 속으로~

* 1991년 Vixen 80mm 굴절망원경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공부는 안 하고 열심히 알바해서 구매했던 나에게는 꿈의 굴절 망원경이었습니다. 처음 가져보는 굴절 망원경이었고요.

다카하시 망원경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가격에 좌절... 빅센이 광학계가 좋다는 선두과학 김한철 사장님의 꾐에 넘어가 구매하게 된 망원경입니다. (빅센은 광학계는 쓸만합니다... 접안부는 허접하고요...)

굴절 특유의 쨍~한 달을 보여줬고 행성도 꽤 높은 콘트라스트를 보여줬었습니다. 첫 적도의였던 Vixen SP 적도의(사진에는 GPD)도 밤잠을 설레게 했었고요. 경위대만 사용하다 적도의를 사용하려니 공부도 해야 하고 신기한 거 투성이었습니다.

당시 대학교 최초로 백두산 원정을 간다며 백두산의 천지를 찍게 빌려달라는 선배의 꾐에 넘어가 빌려줬다가 넘어트려서 온통 기스투성이가 되었던 가슴 아픈 사연도 함께 가지고 있는 추억이 깃든 망원경입니다.

이 망원경이 생기면서 처음으로 천체 사진에 도전하게 되었고 안시 관측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촬영을 위해 우성정밀에 의뢰해서 전용으로 제작했던 직초점 어댑터와 확대 촬영 어댑터는 지금도 잘 있습니다. 가장 오래 보유했던 망원경으로 애착도 큰 망원경입니다.

* 1992년 6인치 반사망원경

최초로 자작했던 반사망원경입니다. 직접 자작했으니 상은 당연히 그저 그렇고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해서 여러 번의 좌절 끝에 간신히 완성했었던 6인치 반사경을 이용해서 PVC 파이프를 이용해서 망원경을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외관은 참 볼품없었습니다. 올릴만한 가대가 없어서 부실한 경위대로 가끔 별을 보았던 망원경이었습니다.

* 1994년 디스크드라이브 적도의

월간 하늘이라는 지금은 폐간된 잡지에 이만성님의 디스크드라이브 적도의가 소개되면서 많은 분들이 직접 제작해서 사용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직접 제작했던 사람 중 한 명인데요. 경기도 덕소에 사시던 교수님이 제작비를 지원하여 군입대를 앞두고 놀기를 마다하고 열심히 제작했던 적도의입니다.

이만성님의 설계도를 도면으로 다시 옮겨 그리고, 청계천을 휘젓고 다니면서 부품을 사 모으고(완전 거지꼴이었습니다...) 베어링, 육각볼트 등등 보름 동안 열심히 재료를 구해서 덕소 부근의 한 가공 업체 사장님께 사정사정하여 부품 가공을 했었습니다. 제작에 총 3주 정도 소요됐고 완성시키고는 바로 군대로 끌려갔었죠.

92년도에 만들었던 비운의 6인치 반사망원경을 이 적도의에 올렸었습니다.

* 2001년 Borg 70mm 아크로매트 굴절망원경

간단히 카메라 삼각대에 올려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별을 볼 요량으로 Borg 70mm 굴절을 구매했습니다.
크게 기대할 건 아니지만 의외로 중심부는 깨끗한 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연히 색수차 있고요. 달 주변은 풀 컬러로 보여줍니다!

지금은 대학 후배한테 빌려(강탈) 줬지만, 그 녀석도 이 망원경으로 여러 가지 짓을 잘하고 다닙니다. 플라스틱 경통이지만 생각보다 튼튼하고요. 당시에 30만 원 좀 넘게 주고 구매한 거 같은데 구경이 작은 것을 제외하고, 편하게 별 보기에는 괜찮은 경통이었습니다. 접안부가 너무 부실한 것이 유일한 단점이었습니다.

* 2003년 Celestron C8

군 제대 후 학교는 다니는 둥 마는 둥... 취업을하게 되었고 IMF가 터지고 세상이 급변하고 등등...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한동안 별을 볼 시간적인 여유조차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아주 커다란 지각 변동이 있었는데요. 바로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이었습니다. (두둥...)

그전까지는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필름 카메라인 Nikon FM2는 필름 사고, 현상하랴, 인화하랴... 참 많이 귀찮았던 것이 사실이죠.(결과가 어떤지는 빨라야 촬영 다음날 알 수 있었죠) 그런데 디지털카메라 시대가 온 것이었습니다. 이제 필름은 필요 없고 촬영하면 즉시 확인할 수 있다니... 정말 혁신이었습니다!

당장 Nikon Coolpix 4500을 구매하였습니다.(당시 76만원이었습니다.) 촬영을 하려니 어댑터가 필요해서 펜탁스 XL 아이피스에 맞는 어댑터도 구매했습니다. 카메라 릴리즈도 이제는 전자식이 있어야 해서 쿨픽스용 전자식 릴리즈도 구매하고 모든 준비를 끝냈습니다. 그리고는 오랜만에 Vixen 80mm 굴절을 꺼내 들고 베란다에서 달을 찍어보았는데요. 필카로 찍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편리함이었습니다.

이렇게 만족하고 훈훈하게 마무리됐으면 좋았겠지만...

'구경이 작아 달을 찍는데도 광량이 많이 부족하다. 큰 구경이 있으면 더 잘 찍을 수 있겠다.' 등등... 온갖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데, 당시 하늘기획의 김상구님이 중고 C8이 하나 있다고 얼른 와 보라고 하십니다. 망설일 필요도 없이 바로 질러버렸습니다.

원래 슈미트-카세그레인 방식을 안 좋게 생각했던지라 걱정도 좀 앞섰지만 구경으로 커버가 되리라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있던 중 설레는 마음으로 첫 달을 관측하고는 기대는 바로 실망으로 바뀌게 됩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달은 밝아졌지만 굴절의 쨍함에 길들여진 저에게 C8은 뿌연 안개 속으로 달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냉각시간도 많이 필요해서 관측 1시간 전에는 설치를 하고 냉각을 시켜야만 했지요. 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니까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경통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광축은 자주 손봐줘야 하지만 부피가 작아서 다루기도 쉽고 상이 밝은 데다 중심상은 굉장히 쓸만했습니다. 처음 사용해 본 슈미트-카세그레인 경통이었지만 계속 구매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2003년 Vixen SC235L

두 번째로 영입한 슈미트-카세그레인 망원경입니다. Celestron C8로 좋은 인상을 얻게 된 후 좋은 가격으로 하늘기획에서 또다시 들고 오고 말았던 비운의 경통이죠.

빅센에서 판매하지만 사실 Celestron 9.25 경통과 동일한 경통입니다. 판매만 Vixen 판매망을 이용하는 거죠. C8과 비교하면 1.25인치 차이지만 덩치가 훨씬 컸고, 마이크로미터가 내장된 포커서도 있었습니다. C8도 그랬지만 이 녀석도 고배율에서는 확실하게 이미지 쉬프트가 있었습니다. 초점 조절 노브를 돌리면 달이 덜컥! 하는 정도... 좀 심할 정도였습니다. 재밌는 건 C8보다 더 밝은 상을 제공했지만 예리함은 오히려 더 떨어지는 기적이... 제 관측 스타일과 맞지 않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얼마 사용하지 못하고 방출했던 비운의 경통입니다.

* 2003년 Vixen GPD + Sky sensor2000

SC235L을 영입하면서 탑재 중량 문제로 사용하던 Vixen SP가대를 처분하고 같은 Vixen社의 GPD로 업그레이드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덤으로 Sky Sensor2000까지 함께 구매를 했는데, 저처럼 행성 관측이 주목적인 사람에게는 과분한(불필요한) 장비였습니다.

나름 쓸만했지만 달을 보는데 Skysensor는 필요없어서 얼마 사용하지 않고 방출하였습니다.

* 2004년 Takahashi Mewlon-210 + EM-200 Temma PC

달과 행성 촬영을 위한 SC235L을 대체할 경통을 찾던 중 Takahashi社의 뮤론 경통을 알게 되었습니다. 행성용 망원경이란 별명을 갖고 있었고 해외 리뷰에서도 좋은 평가였기에 구매를 했습니다만 문제는 무게였습니다.

GPD로는 한계 무게에 다다른 것이지요. 뮤론 210을 사면서 출혈이 컸지만 어려서부터 꿈의 적도의였던 EM-200 Temma PC도 함께 구매했습니다.

막연한 기대를 안고 구매한 경통을 실제로 사용을 해보니 뮤론은 의외로 충격에 약해 광축이 잘 나가는 바람에 자주 확인을 해 주어야 했고 C8 만큼 콤팩트하지 않아 이동과 보관이 불편했습니다. 또, C8 만큼은 아니지만 초점 조절 시 이미지 쉬프트도 발생했습니다.(주경 이동 방식의 한계일까요?) 분명 중심 상은 선명하고 좋았습니다만 C8과의 가격 차이만큼은 절대 아니었습니다.(안시가 아닌 행성 촬영이라면 C9.25가 훨씬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EM-200은 정말 인상적으로 안정적인 적도의였습니다. 기계적인 성능을 빼면 컴퓨터 제어도 안되는 가격만 비싼 적도의지만 특유의 신뢰성과 안정성 때문에 다시 구매하고 싶은 적도의입니다. 무게 때문에 망설이고 있지만 요즘도 구매를 고려중인 적도의입니다.

이렇듯 좋은 적도의와 경통을 보유하게됐지만 거의 이동 한계에 다다른 부피와 무게 때문에 점점 별을 보는 횟수가 줄어들게 되었고, 고민 끝에 2015년에 모두 방출합니다.

* 2010년 Skywatcher 102mm Mak

꽤 오랜기간 별을 잊고 지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일을 열심히 할 시기이기도 했고요. 그렇게 시간이 꽤 흘러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다시 별(星)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간편하게 별을 볼 수 있는 장비를 마련해서 회사에서 언제라도 별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리저리 궁리하던 중 막스토프 광학계가 떠 올랐습니다.

꼭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 작은 구경도 나오고 있는 데다가 상도 괜찮다고 하네요. 이거다 싶어 102mm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중국제 망원경인 SkyWatcher社의 102mm 막스토프 망원경은 구성도 괜찮았습니다. 가방도 주고, Baader社의 태양 필터도 주고요. 소구경이지만 만듦새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중국제라 너무 기대를 안 한 것도 있지만 별상도 나름 똘똘한 것이 최고의 가성비 경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지만 냉각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걸 제외하면 아주 만족스러운 경통이었습니다.

* 2010년 William Optics FLT98 CF Triplet APO

아무 때나 편하게 관측하겠다는 초심은 그새 잊고 촬영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에 대만 William Optics社의 FLT-98 카본 버젼을 덜컥 구매하였습니다. FPL-53 ED 글래스를 사용한 3매 공기 접합 방식의 굴절 망원경인데요. 여러 편의장치가 모두 달려있어서 별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Takahashi社의 SKY-90과 고민하다 이 경통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색 보정도 잘 되어있고 특유의 부드러운 별상은 관측의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던 Sky-90을 선택하지 않고 FLT-98을 선택한 건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광학계의 성능을 기계 파트가 다 깎아 먹는 경통이었습니다. 카메라 회전 장치는 정말 너무나 허접해서 '이걸 정말 사용하라고 만든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완성도가 아쉬웠고 촬영 시마다 꽤 신경을 많이 써줘야 하는 경통이었습니다.

* 2010년 Vixen Porta2 Alt-Az mount

간편한 관측을 위해 구매한 경위대입니다만 Vixen은 이제 예전의 Vixen이 아니더군요.

견고함은 찾아볼 수 없고 초기 설정된 상태에서도 유격이 상당히 심했습니다. 일일이 분해하여 재조정을 해야만 했습니다. 탑재 중량은 3Kg 정도로 그 이상은 부실한 삼각대와 유격으로 견고한 곳에 설치하지 않으면 별이 춤을 췄습니다.

그래도 VMC110L 정도는 무난히 올릴 수 있어서 달 촬영에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 2010년 일본 U-HAN 工業의 T-Mount 경위대

Vixen社의 Porta 경위대를 사용했지만 강도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단단한 평지에서는 그나마 쓸만했는데 건물의 옥상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진동이 발생하는 곳에서 사용하면 진동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 주던 Porta 대신 수제 적도의인 U-150으로 유명한 일본의 U-HAN 공업사의 T-Mount 경위대를 국내 최초로 들여와 사용했습니다.

T-Mount 경위대는 정말 튼튼하게 잘 만들어진 경위대로 프리스탑(Free stop)과 미동 핸들을 통한 추적도 가능한 경위대입니다. 300배 이상의 고배율에서도 부드럽게 추적이 될 정도로 정밀도도 좋았습니다. 촬영이 아닌 경우에는 이 경위대만 사용했었죠. 하지만 웜기어(Worm Gear)가 내장된 미동 조절 장치의 특성상 경통의 전후 밸런스를 어느 정도 맞추지 않으면 부하가 걸리는 쪽은 움직임이 뻑뻑해서 조절이 쉽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 무거운 경통을 사용할 때는 밸런스를 맞춰줘야 했습니다. 요즘은 안시를 잘하지 않아서 사용을 거의 안 하지만 안시에는 최고의 경위대라 생각합니다.

* 2010년 Celestron C6

달의 2km급 분화구를 찍어보겠다고 순전히 호기심에 미국 OPT에서 덜컥 구매한 경통입니다.

이 경통을 처음 보고는 예전보다 오히려 품질이 더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정판 뚜껑은 구매 당시부터 맞지를 않고 헐렁해서 테이프를 붙여서 고쳐야만 했고, 기본 제공되는 Visual back은 공차가 상당한 데다 고정 볼트를 조이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어 빛이 새는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별도의 Visual back을 추가 구매해서 Baader에서 만든 것 중 유일하게 쓸만한 ClickLock을 붙여 사용했습니다.

외관이나 만듦새는 엉망인데 성능은 놀라웠습니다. 뽑기를 잘 한 것인지 중심 상은 정말 샤프했으며 콘트라스트는 당연히 떨어지지만 FLT-98보다 모든 면에서 더 잘 보였습니다. 구경이 6인치라 상도 훨씬 밝고 간편하게 행성의 세부를 보는 데는 이만한 경통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냉각 시간은 1시간이 조금 안 걸리고 무게도 가벼워서(4.5kg) EM-11 적도의에 가볍게 올라가고 포르타 경위대로 관측하는데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행성용 카메라(ZWO ASI120MC)를 구매해서 달의 1.5km급 분화구도 촬영에 성공했으며 목성과 토성의 촬영도 하는 등 정말 잘 사용했던 경통입니다.

* 2014년 iOptron Minitower II Goto 경위대

매번 무거운 적도의를 설치하고 해체하는 게 힘들어 자동 추적되는 튼튼한 경위대를 찾아보게 되었고 가장 이름을 날리고 있는 iOptron의 Minitower II Goto 경위대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이 경위대의 첫인상은... 미국 제품은 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싸구려 알루미늄으로 만든듯한 금속 부품들...

얼마나 얇은지 손톱으로 두드리면 팅팅~ 날카로운 소리를 냈습니다. 본체는 절대 떨어트리면 안될 거 같았습니다. 찌그러지는 게 아니라 깨질 테니까요...

가장 중요한 Goto 성능은 One Star Align으로도 저배율에서 거의 중앙에 대상을 잘 도입해 줍니다. GPS도 내장되어 있어서 시간이나 좌표를 입력해 줄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고요. 게다가 컨트롤러는 시원스러운 화면과 많은 정보를 표시할 수 있어서 편하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수평을 맞추기가 정말 불편하고 어려웠습니다. 익숙해 지면 나아지겠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EM-11을 설치하고 관측 시작하는 시간보다 더 걸릴 거 같았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촬영용 마운트로는 부족했습니다. 초점거리 3,250mm에서 행성이 중앙에 고정되는 시간이 몇 초밖엔 안되기 때문에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죠. 하지만 안시에서는 469배에서도 10분 이상 시야에 대상을 잡아주더군요. 안시에 사용하기에는 충분히 좋은 선택인 거 같습니다.

* 2018년 RainbowAstro RST-150H 적도의

한국의 RainbowAstro社에서 제작한 RST-150H 적도의(Equatorial mount)입니다. 본체 무게는 3.4kg으로 가볍지만, 스펙상으로 15kg까지 탑재할 수 있다고 합니다. 15kg까지는 테스트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두 번째 사진에서처럼 경통 무게만 7kg인 FSQ-106ED를 올리고 촬영 장비를 모두 추가한 상태에서도 무게추 없이 안정적으로 구동이 가능합니다. 비밀은 하모닉 드라이브(Harmonic drive)를 적용했기 때문인데요. 더 아는 척하려 했지만, 기술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하니 생략하고...

일반적으로 적도의 자체도 무겁지만(보통 8~16kg), 균형을 위해 추가로 3~4kg 정도 되는 무게추까지 몇 개씩 들고 다녀야 하므로 장비의 부피와 무게가 엄청납니다. 하지만 이 RST-150H 적도의는 무게추 없이 가벼운 본체만 들고 다니면 되니까 정말 포터블 하게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입니다. 게다가 무게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설치와 운용이 간단하고 백래시(Backlash)가 없어 추적 그래프도 예술입니다.

이 마운트의 유일한 단점은 가격입니다. "하모닉 드라이브"라는 파동 기어 자체가 워낙 고가라고 하니 마운트의 가격도 저렴할 수는 없겠죠. 편리함과 정밀함을 두루 갖춘 명품이라 할 만하지만, 가격은 정말 선뜻 구매하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 (저도 가격 때문에 꽤 오래 고민했습니다...) 

가격을 떠나서 무조건 국산을 써야만 한다는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서비스 정책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기존 사용자들에게도 신형으로 메인보드와 컨트롤러를 무상 교체해주는 통 큰 서비스 정책을 시행하여 감동의 눈물을 쏟게 만드는 아주 훌륭한 회사입니다. 그리고 밤늦게 전화해서 막 물어봐도 완전 친절하게 잘 알려 줌.

주의 : 이 적도의를 한 번 써보면 다시는 기존 방식의 적도의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2018년 Nikon D850

Canon 5D Mark IV와 고민을 하다가 액정이 움직인다는 이유만으로 구매한 카메라입니다. 성능이야 워낙 칭찬들을 많이 하지만 90년 초에 FM2를 사용했던 추억도 이 카메라를 구매하게 만든 이유인 거 같습니다. 단점은 너무 무겁다는 거... (1kg이 넘습니다)

Deep-sky 용으로는 그다지 활용을 하지 못하고 썩히고 있어서 방출을 하고 말았습니다. 참 좋은데 딱히 손이 안 가는 그런 카메라네요. 그래도 참 좋은 카메라는 맞습니다.

사용 장비 소개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