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만 되면 구름이 몰려와서 몇 달만에 맑다는 예보를 보고는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갔습니다. 새벽에는 구름이 낀다는 예보였지만 그 전 까지 몇 시간 정도 캘리포니아 성운을 촬영해 볼 생각이었죠.
자정이 넘기 직전에 도착한 천문대는 금요일 저녁인데도 한산하더군요.
구름이 낮게 지나가고 있었지만 별이 쏟아질 듯 보이는 하늘에 사람이 없다니?? 나이쓰!!
늘 시끌벅적해서 사실 제대로 촬영하기 쉽지 않은 곳이었는데 다들 다른 곳으로들 가셨는지 한산하니 좋더군요.
장비 설치를 하고 잠시 별도 올려다 보고 캐논 Powershot G7X Mark3 똑딱이로 별사진도 찍어보고 어슬렁 대다 보니 구름이 몰려왔습니다.
앞이 하나도 안 보이게 안개처럼 몰려오더니 순식간에 맑아지기를 반복...
습기가 얼마나 높던지 불빛이 번져 보일 정도였습니다.
정신차리고 얼른 촬영을 시작했지만 몇 장 찍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아예 앞이 안 보일정도의 구름이 천문대를 덮어 버리네요.
1시간 정도 기다려봤지만 희망이 없어 보여 주섬주섬 장비를 챙기고 철수했습니다.
몇 달만에 촬영을 가서는 똑딱이 카메라로 몇 장 찍은 사진이 전부라니...
구름속에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철수하던 분 중 한 분이 오셔서는 초저녁에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고... 그래서 많던 사람들이 모두 철수했다고... 어쩐지 온통 물바다에 산길에는 폭포처럼 물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었군요.
구름없는 주말에 관측지에 사람이 없으면 다 이유가 있는 거였습니다.
장비 설치할 때는 맑고 촬영하려면 구름이 낀다는 만국공통의 진리를 몸소 체험했으며, 어설픈 DSLR 보다 똑딱이 카메라가 성야사진을 더 잘 찍어준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된 출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