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방문했던 천문대를 며칠 만에 또 왔습니다.
달도 환하고 일본에는 사상 최대의 태풍이 상륙해서 그 여파가 우리나라까지 미칠 정도로 바람이 정말 엄청나게 부는 날이었습니다.
국가기상위성센터 가져온 이미지입니다. 태풍이 정말 큼직합니다.
이런 날 관측을 오는 거 자체가 이상한 일이지만 저 말고도 이상한 분이 몇 분 계시더군요.
정말 거짓말 안 하고 몸이 밀릴 정도의 순간 강풍이 마구 불고 있었습니다. 장비를 설치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요.
그래도 빛 샘 현상이 왜 생기는지 테스트를 하고 싶은 마음에 무리해서 촬영을 감행했습니다.
달이 밝아서 촬영을 하면 대낮처럼 환합니다. 하지만 강풍에 망원경에 달린 케이블들이 춤을 추네요.
Star Align도 없이 수동으로 대상을 찾아서 촬영을 했습니다. 경통이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결과는 볼 필요도 없으니까요.
엇??? 이번엔 빛 샘이 안 생겼습니다.
특별히 한 게 없는데 왜 없어졌을까... 그날 습도가 높아서 그랬던 걸까...
카메라 설정을 이리저리 확인해 봤습니다만 특별히 손댄 설정이 없었습니다. 거참 진짜 이상하네... 설마 진짜 고스트?? 한 장 더 찍어봤습니다.
드디어 나타났네요...ㅠㅠ
H-Alpha에서만 생긴다면 Baader 필터의 난반사가 문제라고 생각하겠지만 필터가 없어도 생기는 거로 보면 카메라 문제가 100%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왜 빛이 들어간것 처럼 촬영이 될까요...
그 와중에 예보에 없던 구름이 몰려옵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기운이 빠져서 기다리지 않고 철수를 했습니다.
다음날 페이스북에 관련된 글을 올렸습니다. 이런 현상을 겪어 보셨거나 해결한 경험이 있는 분이 계시면 도와달라고 글을 올렸죠. 20분쯤 지났을까 레인보우아스트로社의 정병준님께서 답변을 달아 주셨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내용을 확인해 보니...
"혹시 라이브뷰 상태에서 촬영시작하지 않으셨는지요? 600D는 라뷰 상태에서 찍으면 동일 증상 있습니다."
라는 답변을...
네 맞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라이브 뷰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한 애들은 죄다 빛샘 현상이 생겼었네요...
천재십니다 ㅠㅠ 캐논 이 쓰레기!!!! 진짜...
니콘은 이런 현상이 없는데 캐논만 이런 현상이 있었군요. 며칠 동안 끙끙거리며 고민한 문제가 허망하게 해결됐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캐논으로 성야 사진 촬영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절대 라이브 뷰 상태에서 촬영하지 마세요. 빛 번짐이 발생합니다.
그나저나 이 캐논을 어떻게 하죠. 버릴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