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온통 구름이었지만 저녁에 하늘이 열릴 거라는 예보만 믿고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갔습니다.
초저녁에 도착했는데 벌써 사람들이 바글바글... 은하수 시즌의 주말은 피해야겠습니다.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 별보는 사람들을 위한 매너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별 반(半) 사람 반(半)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은하수를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방문을 한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생각지도 않은 바람이었습니다. 어찌나 세게 불던지 거의 태풍 수준이라 장비를 설치하고 목성을 보니 시야에서 춤을 춥니다. 장비가 넘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힘들게 장비를 설치했지만, 촬영은 포기하고 맨눈으로 별만 실컷 보다 돌아왔습니다.
이제 곧 장마가 시작될 테니 당분간은 또 별을 못 보겠네요. 장마 전에 마지막 촬영이라 생각했는데 실패네요. 이날처럼 달이 뜰 예정일 때는 차라리 집 옥상에서 H-Alpha 촬영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혼잡한 천문대에 걸려있는 진한 은하수와 목성은 맨눈으로 보기에도 충분히 멋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