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체 촬영 및 관측장비

[2020년 10월 27일] Takahashi 645 Reducer QE0.72X의 Backfocus

by 두루별 2020. 10. 27.

[2021년 6월 22일 수정]
아래의 내용은 645RD의 백 포커스에 대해 다카하시 본사의 답변을 받기 이전에 작성한 내용으로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제가 나름의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혹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여 내용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만, 결론적으로 645RD는 백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이점 참고 바랍니다.

645RD의 백 포커스에 대한 다카하시 본사의 답변은 아래의 글을 참고해 주세요.

 

[2021년 6월 22일] 645RD 백 포커스에 대한 다카하시 본사의 답변

645 Reducer QE 0.72X(이하 645RD)의 백 포커스(Back focus or Metal back distance)에 대해 일본 다카하시 본사에 메일로 문의를 보냈었습니다. 백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지 아니면 맞추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한..

sbrngm.tistory.com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하고 돈이 많이 든다더니 딱 저를 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주먹보다 큰 645RD

거의 망원경 하나 가격인 다카하시 645 Reducer QE 0.72X(이하 645RD)를 고민 끝에 구입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넓은 이미지 서클도 있지만 백 포커스(Backfocus 또는 Metal back distance)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이 645RD에 대한 소개는 저의 이전 글을 참고해 보세요.
2020/09/02 - [촬영장비] - [2020년 9월 2일] Takahashi 645 Reducer QE 0.72X

이게 별거 아닌 거 같아도 카메라, 필터마다 어댑터가 필요하거나 심한 경우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백 포커스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엄청난 이득입니다!! 개이득

그렇게 꿈과 환상에 사로잡혀서 구입한 어마 무시한 가격의 645RD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퍼져버린 별상만을 안겨주었습니다. 중심부를 제외하고는 별이 동그랗기는커녕 대부분 길쭉한 길쭉이 거나 부채꼴 모양이거나 하여간 주변부는 제대로 된 별이 없었고, 엄청나게 넓은 60mm라는 이미지 서클은 개뿔 비네팅(Vignetting)이 어찌나 심한지 주변 광량이 형편없었습니다... 사실 이게 더 맘 상함

이건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회사의 제품이 겨우 이 정도일까요?
내가 모르는 무언가 다른 원인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을 비우고 처음부터 하나씩 다시 검토해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FSQ-106ED와 645RD를 결합한 Spot Diagram을 살펴봤습니다.

빛의 주요 파장별로 초점면에 맺히는 상태를 표시하는 다이아그램 (사각형의 길이는 0.1mm)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다른 망원경의 Spot diagram과 비교해도 굉장히 좋습니다. 이 다이어그램을 보면 중앙에서 22mm까지의 별상이 대충 2배 정도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만, f/3.6인 엄청난 단초점 경통에서 이 정도면 정말 잘 보정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높은 가격에도 최소 6개월을 기다려야 살 수 있는 거겠죠.

이렇게 성능이 좋은 경통과 감속기가 왜 실제로는 Spot Diagram 근처도 못 가는 성능인 건지... 
센서 기울기 조절 어댑터를 사용해서 아무리 조정해도 네 귀퉁이 모두 길쭉한 부채꼴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한계이고...

경통의 광축이 틀어졌나 생각했지만 645RD를 사용하기 전의 촬영 결과를 보면 모두 주변의 별이 동글동글...
그럼 645RD의 광축이?? 얘 광축이 틀어진 거면 방법이 없는데...
표준 어댑터를 이용해서 EOS Ra를 연결하여 촬영하면 주변의 별이 동글동글... 광축 문제도 아님... 어후.. 천만다행...
그렇다면 ZWO에서 만든 ASI6200MM Pro가 문제?
645RD 말고 QE0.73x 감속기 연결 세트로 변경해서 촬영하면 또 주변 별상이 동글동글....

결과적으로 645RD만 연결하면 문제가 생기는 건데...
별이 전체가 길쭉한 것도 아니고 중앙 부분은 아주 동글동글 한데 주변으로 갈수록 초점이 맞지 않고 늘어지는 현상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중앙 부분을 축으로 별상이 점점 길쭉하게 외곽으로 퍼져 나가는 모양인데, 감속기의 백 포커스 거리가 맞지 않을 때와 동일한 현상.

아래 이미지를 한 번 보시죠. (안타깝게도 출처를 몰라요... 예전에 인터넷에서 주어왔습니다)

보정 렌즈를 사용했을 때의 별의 패턴이라고 하는데, 위쪽은 백 포커스가 길 때 생기는 패턴이고 아래는 반대로 짧을 때 생기는 패턴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많이 본 익숙한 느낌... 
아래쪽 패턴이 제가 촬영한 이미지에서 보여주는 별의 패턴과 완전히 일치합니다. 두둥...
결국 백 포커스가 맞지 않아서 생긴 현상이었던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이 백 포커스의 길이가 짧아서 생긴 것으로 판단되어 관련된 자료 조사를 좀 했습니다. 

아래 테이블은 Takahashi America에서 작성한 "카메라 시스템과 백 포커스"라는 글에 포함되어 있는 자료 중 다카하시 망원경들의 상세 사양을 정리한 테이블의 일부입니다. 

테이블에서 붉은색 사각형 안의 정보가 제 망원경과 동일한 기종의 정보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 줄에 있는 645 RD QE0.72X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645RD 감속기이며, 이 테이블의 우측 첫 번째 항목을 보면 Metal Back Distance 즉, 백 포커스를 표시하고 있는데 645RD는 73.5mm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다카하시는 왜 굳이 사용하지도 않는 백 포커스를 표시하고 있을까요?
백 포커스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면 이런 모든 작업들은 불필요할 텐데 말이죠.

답은 위에서 소개한 "카메라 시스템과 백 포커스"라는 글에 나와 있습니다. 

"망원경과 카메라 조합의 핵심은 먼저 광학 시스템에 필요한 백 포커스를 결정한 다음 카메라 센서를 해당 초점에 배치할 수 있도록 어댑터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망원경에 카메라를 연결하는 방법은 망원경에 직접 연결하는 방법과 보정 렌즈를 사용하여 연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은 각각 다른 백 포커스를 사용해야 하는데, 망원경에 직접 연결하는 경우에는 망원경의 백 포커스를, 보정 렌즈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망원경이 아닌 보정 렌즈의 백 포커스를 사용해서 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내용 어디에도 보정 렌즈가 망원경 본체에 연결되는 경우 백 포커스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얘기는 없습니다. 결국 보정 렌즈가 망원경의 대물렌즈 앞에 연결되든, 본체에 연결되든 포커서 끝이든 관계없이 보정 렌즈를 사용했다면 무조건 보정 렌즈의 백 포커스 길이를 사용하여 연결을 구성해야 하며, 카메라의 플랜지 백(Flange back), 연결 어댑터의 길이, 필터 휠 or 필터 서랍의 길이 등을 확인해서 백 포커스 길이에 맞도록 구성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백 포커스 길이에 맞도록 구성을 해야 할까요? 이 문제는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다카하시가 제공하는 "시스템 차트"대로 구성하면 되니까요.

파란색 테두리 안에 있는 구성이 645RD를 연결하기 위한 구성도입니다. 33번 Wide T-Mount를 캐논이나 니콘 중에서 본인에게 맞도록 준비하면 끝.

그래도 나는 어댑터를 깎아서 연결해야겠다는 용자가 있다면 필요한 길이(백 포커스)를 알면 되겠죠?
캐논으로 예를 들면 캐논 카메라의 플랜지 백이 44mm고 캐논용 Wide T-Mount의 길이가 12.2mm니까 합하면 56.2mm입니다. 그럼 니콘은?? 당연히 56.2mm입니다.  플랜지 백 길이가 다른 만큼 Wide T-Mount의 길이가 달라지니까요.

딱 기억하세요. 도면의 8A (CCA-250) 끝부터 카메라 센서까지의 거리를 56.2mm로 생각하고 어댑터를 가공하면 됩니다.

(자꾸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게 귀찮지만, 혹시... 정말 혹시 순정 어댑터가 아니고 전부 새로 가공해서 쓰겠다는 분이 계시면... 645RD의 끝에서 센서까지의 거리를 73.5mm로 맞추면 됩니다. 이제 정말 거리 얘기 끝.)

제가 지금까지 8A (CCA-250) 어댑터 뒤에 ASI6200MM 카메라를 연결하기 위해 사용하던 어댑터의 길이를 재어보니 53.9mm로 56.2mm보다 2.3mm가 부족하더군요. 그래서 백 포커스가 짧을 때의 패턴이 나타났던 거죠...

그럼 ZWO에서 제공하는 캐논 EOS 렌즈용 시스템 차트를 이용해서 시스템을 구성하고 산수를 좀 해 볼까요?

ZWO ASI6200MM 카메라의 플랜지 백(Flange back) : 12.5mm
ZWO 2" Filter Wheel (EFW) : 20mm
ZWO EOS Lens adapter for 2" Filter wheel (EOS-M54) : 11.5mm
Takahashi Widemount for Canon : 12.2mm

이렇게 구성하면 정확하게 원하는 길이인 56.2mm가 나옵니다. 고민 끝이죠.
대부분의 천체용 카메라 회사에서 DSLR의 렌즈 연결을 위해 어댑터를 제공하니까 카메라에 맞는 어댑터를 선택하면 저처럼 고생 안 하고 구성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장황하게 설명한 내용은 어디까지나 저의 결론일 뿐입니다. 제조사의 설명이 가장 정확할 텐데 일본 다카하시에 메일로 문의를 해도 답변이 없더군요. 향후 문의에 대한 답변이 오면 답변 내용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백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지 아닌지 여부는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주변 별상이 중요한 거죠. 적어도 저는 이 문제를 백 포커스를 맞춰서 해결했고 지금은 주변 별상이 동글동글해져서 아주 행복합니다. 혹시 645RD와 풀 프레임(Full frame)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주변 별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백 포커스를 한 번 맞춰보세요.

 

주인장 추가:
1) 뭔가 빠졌다 싶더니 필터의 두께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최종 백 포커스의 길이에 필터 두께의 1/3 만큼의 길이를 추가해야 합니다. (예: 필터 두께가 3mm면 1/3에 해당하는 1mm를 추가하면 됨)

2) 많은 분들이 문의를 해 주셔서 복잡하고 긴 내용과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 글의 내용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 혼자만 알고 계시지 말고 꼭 좀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