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하시 645 Reducer QE 0.72X 감속기는 FSQ-106ED와 FSQ-130ED 경통 전용 입니다. 이름이 길어서 일반적으로 645RD라고들 부르는 감속기입니다.
주문 후에 제작에 들어갔는지 주문은 3월에 했는데 받은 것은 6월 초였습니다. 지난 6월 20일 출사에서 퍼스트 라잇(First light)을 했었지만 당시에는 카메라 어댑터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별상이 좀 엉망이었습니다. (더 중요한 건 독일에 주문한 어댑터가 아직도 오지 않았다는 거...)
4군 4매 플랫필드 감속기로 처음 받았을 때 크기에 한 번 무게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크고 렌즈 매수가 많다 보니 무거울 수밖에 없지만, 7kg이었던 경통이 645RD와 어댑터들을 장착하고 나면 8.5kg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제는 경통을 들 때 허리에 힘을 꽉 주고 들어야 합니다. 안 그래도 허리 디스크로 죽어가는데 경통 때문에 더 허리가 휠 거 같습니다.
경통에 장착하면 위와 같은 모습입니다. 어댑터를 달기 전으로 감속기만 경통에 장착한 상태입니다.
이대로는 이 감속기의 특별한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데, 이 감속기는 드로우튜브(Drawtube)에 장착하는 것이 아니고 경통 내부의 마지막 4번째 렌즈(G4 렌즈)에 직결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포커서(Focuser)를 움직여도 645RD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뭐가 특별하냐 하겠지만 경통의 주(主) 렌즈들과 하나의 세트가 되는 것으로, 보통 보정 렌즈(감속기, 플래트너 등)를 사용하면 반드시 신경 써야 할 '백 포커스'(보정 거리, Back focus 혹은 Metal back distance)를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집니다. 즉, 초점이 맞는 곳에서 그냥 촬영을 하면 되는 것이죠. 백 포커스 때문에 고생하신 분들은 그 고충을 아실 겁니다. 이 백 포커스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저는 이 감속기를 선택했습니다. 성능은 F3 Reducer 0.6X 감속기가 더 좋아 보였지만요...
이제는 필터를 새로 구매할 때마다 백 포커스 문제로 필터의 두께만큼의 보정을 위해 제작하던 어댑터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어댑터 가격도 만만치 않았지만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자체가 좋네요.
어댑터와 카메라 회전장치 까지 장착하고 나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
무게가 많이 늘기는 했지만 F/5.0인 경통이 F/3.6의 단초점 경통이 되는 데다가, 이미지 서클이 ⌀60mm로 기존에 사용하던 QE 0.73X 감속기의 44mm에 비해 훨씬 넓고 밝아서 풀 프레임 센서(Full frame sensor)에서도 비네팅은 많이 억제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뒷면에는 안시 어댑터를 장착하도록 되어 있지만 수납용 가방 길이보다 길어져서 뒷 뚜껑(Dust cap)을 별도로 주문 제작을 했습니다. 길이가 아슬아슬하게 맞아서 더 이상 뭔가를 추가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짤막했는데 키가 점점 커지네요...
길고 긴 장마가 끝나니까 이번에는 계속 태풍이 몰려 오는군요. 최근에 하도 별 볼일이 없어서 한동안 안 하던 와우를 다시 하고 있습니다. 아제로스에는 오늘도 별이 총총히 떠 있었습니다...
언제쯤 출사를 나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작년 기록을 보니 9월 1일에도 조경철 천문대에서 촬영을 했던 기록이 있더군요. 올해가 정말 최고로 흐린 날이 많은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날이 맑아도 다 까먹어서 촬영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