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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태양계

[2023년 1월 28일] C/2022 E3 (ZTF) 혜성

by 두루별 2023. 1. 29.

2023-01-28 02:22(KST), 강원도 철원
Takahashi Epsilon-160ED(f/3.3), RainbowAstro RST-135E
Askar FMA135, ZWO ASI290MM Mini, ASIAIR Pro
ASI6200MC 40x120sec(gain 100, temp -10℃), 30 bias, 30 flat, no dark
Pixinsight 1.8.9, StarXTerminator, BlurXTerminator, NoiseXTerminator
19.91 MPSAS, 온도 최저 -18.1°C, 습도 최대 59.0%RH

두 번 만에 촬영에 성공한 C/2022 E3 (ZTF) 혜성입니다. 
지난 설 연휴에 처음 촬영을 했었는데 그땐 너무 대충 했는지 초점이 안 맞아서 폭망...
이번에도 초점이 안 맞았을까 봐 잔뜩 긴장했는데 다행히 별 탈 없이 촬영을 마쳤습니다.

합성하고 보니 ZTF(Zwicky Transient Facility) 혜성의 코어는 밝은데 이온 꼬리가 너무 희미하게 나왔네요...
사진에서 보면 혜성 앞쪽으로도 먼지구름 같은 게 뻗어 나오는데 이걸 반꼬리(AntiTail)라고 한다고 합니다.
Wikipedia에 의하면 이 반꼬리는 지구가 혜성의 궤도면을 통과하는 짧은 기간 동안만 볼 수 있다고 하는데,
ZTF 혜성은 반꼬리가 잘 보이는 몇 안 되는 혜성 중 하나라고 하는군요! 개이득

새벽이 되니까 꽤 추워서 덜덜 떨면서 40분간 총 20장을 촬영했는데,
합성 과정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문제로 4장은 혜성이 제대로 지워지지 않아서 합성에서 제외해야 했습니다.
16장 만으로는 별의 색을 살리거나 노이즈를 줄이기가 힘드네요. 좀 더 오래 촬영할 걸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 혜성은 무조건 1시간 이상 촬영해서 골라 사용하는 것으로 할 생각입니다. 

혜성의 이미지 처리는 한 장씩 혜성과 별을 분리하고 혜성을 지우고 정렬하고 또 합성하는 등 많은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별과 혜성의 분리가 깔끔하지 않아서 분리된 혜성에서 별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이 고되고 힘들었는데,
이번엔 StarXTerminator 덕분에 아주 쉽고 깔끔하게 분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겁나 오래 걸림)

혜성 분리하는 시간은 엄청나게 걸렸지만 결과가 워낙 깔끔하니까 이후 합성 과정에서는 별로 신경 쓸 게 없었습니다.
촬영 매수가 적어서 노이즈가 많아진 것도 NoiseXTerminator가 싹 정리해 주니까 뭔가 치트키 사용한 기분?
양심상 강력하게 사용은 못하고 소심하게 살짝만 사용해서 좀 지저분하지만 그래도 마음의 위안은 얻었습니다.

GradientXTerminator부터 RC-Astro의 플러그인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최근에 갑자기 각성을 했는지 사기 수준의 플러그인들을 마구 발표하고 있어서 XTerminator 시리즈의 노예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XTerminator 시리즈 덕분에 혜성의 분리와 합성이 훨씬 간단하고 정교해진 건 틀림없는 거 같습니다. 

ZTF 혜성은 5만 년 주기의 장 주기 혜성이라 다시 볼 수 없는 혜성으로 2월 1일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다고 합니다.
5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인이 봤던 혜성이라고 의미를 두던데 그 당시 현생 인류도 같이 봤을 거니까 의미 없는 얘기고,
밝기는 2월 초에 가장 밝아지지만 지금도 맨눈으로 보일 정도의 밝기인데 문제는 달입니다.
달이 없는 2월 중순이 촬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싶군요. 그 이후로는 빠르게 어두워져 갑니다.

철원은 북쪽 하늘도 엉망이라(군사분계선이 있어서 환합니다.) 이온 꼬리를 살리기 힘들었지만,
이번 촬영을 통해 혜성의 촬영 방법과 이미지 처리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까먹기 전에 얼른 다른 혜성이 와야 할 텐데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