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조 초보의 두 번째 탐조 여행. 이번에도 철원으로 두루미를 보러 다녀왔다.
지난주에 보지 못했던 독수리도 열심히 찾아봤지만 이번에도 찾지 못함... 얘들 벌써 돌아갔나?
독수리가 자주 출몰한다는 민통선한우촌에서 갱년기 요정 아내에게 소고기도 대접하고 독수리가 출몰할 때까지 잠복했지만, 독수리는 온데간데없고 착한척하다 무는 개만 있었다.
일찍 출발해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두루미라도 먼저 찾아볼 생각으로 다시 철원의 토교저수지 쪽으로 이동.
어딘지 모를 산길을 꼬불꼬불 지나다가 지난번에도 두루미를 봤던 장소 근처에서 두루미떼를 발견했다!
오오오!! 이번에는 정말 수십 마리가 언덕 위의 논에 모여있었다!!
아래쪽에 조심스럽게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들고는 살금살금 언덕으로 접근했다.
얘들이 눈치가 백 단이라 내가 고개를 들면 얘들도 모두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본다... 살짝 무섭다...
얼른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조금 쳐다보다 자기들도 고개를 처박고 또 뭔가를 열심히 먹는다.
뭘 먹는 걸까? 추수하고 남은 낱알이 많이 남았나? 아니면 먹이를 줬나??
궁금해도 다가갈 수가 없으니 상상만 해 본다.
아! 새덕후 아저씨가 그랬다. 철새를 날리면 안 된다고. 날아오르는데 엄청난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쉬다 가야 하는 철새들이 탈진할 수 있단다. 그래서 항상 새들이 놀라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재두루미와 단정학(두루미)이 함께 있었는데 이번에도 새끼가 섞여있다. 번식에 성공한 거 같아 다행이다.
성체들은 열심히 먹이를 먹는데 어린 녀석들은 날갯짓을 하면서 장난치기 바쁘다.
강아지나 두루미나 어린것들은 촐싹거리는 게 똑같다. 먹이 먹는 것도 장난으로 생각하는 듯...
단정학은 확실히 개체수가 재두루미보다 적은 거 같다.
철원 평야 부근에서 두루미를 찾아보면 대부분이 재두루미였다. 단정학은 숲 속에 있는 논에서 몇 마리 보이는게 전부.
개인적으로는 단정학이 임팩트가 있다. 하얀 몸통에 검은 꼬리와 목. 그리고 붉은 머리. 흔히 두루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재두루미는 이번에 처음으로 자세히 봤는데, 붉은 얼굴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회색 깃털로 뒤덮인 몸통 그리고 목까지 이어진 짙은 회색 깃털이 특징. 볼수록 놀라운 생명체란 생각이 든다.
이제 이 녀석들은 올해 겨울이나 돼야 다시 볼 수 있을 듯. 독수리는 포기했다. 겨울에 다시 보자.
건강히 잘 날아갔다가 돌아오기를 기원해 본다.
지난주에 비해 카메라에 좀 익숙해져서 초점 맞은 사진이 늘어났다. 이번엔 소니의 A7 MkIII 카메라를 사용했다.
색감은 좀 마음에 안들지만 초점이 빨라서 움직이는 새를 촬영하기 수월하다. 그래도 화면 터치 안되는 건 너무함...
아직도 빠르게 움직이거나 날아다니는 새들은 쫓아가기도 어렵지만 계속 촬영해 보면서 익숙해져야 할 듯...
이미지를 정리하면서 이제야 초점 맞는 사진을 찍기 시작한 초보가 벌써 화소가 높은 카메라가 탐난다.
화소가 적으니 잘라내면 남는 게 없거든... 그래도 지난주에 비하면 개체를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은 되니까 일단은 좀 더 열심히 촬영해 보고 슬쩍 카메라 교체도 고민을... 장비 고민은 항상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