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으기만 하고 쓰지는 않던... 거의 방치해 둔 천문 장비들을 싸그리 내다 팔고 카메라와 렌즈로 교환함.
아내는 귀한 것들인데 그냥 두라고 했지만 앞으로도 사용할 거 같지 않았다. 굳이 창고에서 썩히느니 필요한 사람한테 보내는 게 장비에게도 좋은 일이라 천문 카페의 중고장터에 냅다 내놨는데 순식간에 팔림... 진작에 내놓을 걸...
떠나간 장비들을 추억하기 위해 시집보낸 장비들을 정리해 본다.
# 다카하시 FSQ-85EDP 세트
정말 애지중지했던 녀석인데 떠나보냈다. 특히 QE 0.73X 리듀서는 똘똘한 별상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FSQ-106EDP와 E-160ED가 있으니까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앞으로도 사용할 계획이 없어서 좋은 분에게 양도.
문자가 빗발쳤지만 제일 먼저 연락 주신 이름만 대면 다 아실 분이 업어가심. 그래도 잘 사용하실 분 한테 가서 한결 마음이 편하다. 이제 별빛 많이 보겠지...
# 캐논 EOS Ra
캐논의 두 번째 천문용 카메라. 발매 당시 나름 인기가 있었던 카메라다.
ASIAIR에서 처음부터 지원만 해줬으면 냉각카메라도 구입 안 하고 지금껏 잘 사용했을 거다. ASIAIR에서 지원을 안 해주니까 디더링을 할 수가 없어 사진에 비(Rain Noise)가 내려서 결국 냉각카메라로 넘어가게 됨. 해외 원정용으로 사용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언제 갈지도 모를 원정을 위해 남겨두다간 똥 될 거 같았다. 거기다 개조한 6D MkII도 있으니 포지션이 겹침. 개조 카메라는 판매가 힘들어서 결국 찾는 사람이 많은 얘를 방출.
벌써 단종인지는 모르겠는데 전 세계적으로 구하기가 힘든가 보다. 제일 경쟁이 치열했던 녀석. 심지어 웃돈까지 제시하면서 자신에게 팔라는 분도 계셨지만 제일 먼저 연락온 분에게 잘 보내드림.
# GSO 8" RC
GSO의 8" RC OEM 버전이다. 두 대를 운용할 계획으로 한 대를 더 구입했는데 계획이 틀어져서 방치하게 됨.
분해 조립한 경통이라 사용 경험이 있는 분이 데려갔으면 했는데 엄청난 분이 데려가셨다. 원래는 아는 양반에게 보낼 계획이었지만 1년이 넘도록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가 없어서 그냥 처분함. 잘 사용할 분에게 갔으니 차라리 잘 됐음. 이쁨 받고 잘 살 듯. 순정 포커서가 좀 쓰레기라 추가로 구매했던 포커서도 챙겨서 드림.
중고 거래라는 게 연락도 주고받아야 하고 만나야 하고 귀찮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천문 물품을 판매하니까 같은 취미를 하는 분들을 만나게 돼서 아주 좋았다. 길게 말씀을 나눌 수는 없었지만 좋은 정보도 얻을 수 있었고 나름 수확이 많았음.
이제 창고는 깔끔해졌지만 아직도 사용 안 하는 고가의 필터나 장비들이 쿨쿨 잠자고 있는데 저 녀석들도 조만간 정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