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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3년 8월 5일] 소니 A1+FE 100-400mm GM과 함께한 올림픽공원 탐조 - 오목눈이, 자라, 파랑새, 꾀꼬리

by 두루별 2023. 8. 16.

제주도 탐조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 날 올림픽공원으로 탐조를 다녀왔다. 이제 올림픽공원은 탐조라기보다는 산책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제주도에서 생각보다 새를 별로 보지 못해서 올림픽공원에서 만나는 새들이 무척 반가웠다.

이날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뜨거운 날씨여서 올림픽공원에도 새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4일 동안 제주도에서 본 새보다 훨씬 많은 새를 볼 수 있었다. 역시 탐조는 도심 속 공원 탐조가 최고인 듯...

이날은 오랜만에 소니 A1과 SEL100400GM(FE 100-400mm GM) 렌즈를 사용했는데 확실히 AF는 소니 A1이 짱이다. 하지만 SEL100400GM 렌즈는 아쉬움이 많다...

중대백로(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민물가마우지(사다새목 / 가마우지과, 텃새)와 왜가리(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텃새)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오목눈이(참새목 / 오목눈이과, 텃새)
얘들도 더운지 입을 벌리고 있다. (SEL100400GM 렌즈는 배경 흐림이 정말 부자연스럽다...)
참매미(노린재목 / 매미과)
근접 촬영을 해보면 굉장히 정교한 참매미.
까치도 더운가 보다. 숨을 헐떡인다.
음수대 주변에 고인 물을 마시고 있는 참새(참새목 / 참새과, 텃새)들.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SEL100400GM 렌즈는 역광에서 푸른 색수차가 심하게 나타난다.)
박새 돈고...
구구오오 우는 멧비둘기(비둘기목 / 비둘기과, 텃새)
이런 설명판이 있었다니... 이날 처음 알았음.
사우론 타워도 뜨거워 보인다. (색수차로 나무 윗 부분이 보라색으로 나온다.)
오목눈이. 잘 관찰해 보면 돌아다니는 루트가 있다.
제주도에서 질리게 본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텃새)
어두운 숲 그늘 아래 청설모(설치목 / 청설모과)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과, 텃새)
관목 사이에서 잠시도 가만있지를 않는다.
고양이들도 시원한 그늘에 누워서 졸고 있었다.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사냥 중이신 88호수의 왜가리님.
자라(거북목 / 자라과), 취약(VU) 국가생물적색목록(2019), 아주 귀한 분이심.
고양이 팔자가 상팔자구나... 따뜻한 돌 위에서 쿨쿨...
나무에 걸쳐서도 쿨쿨...
물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물까치 얼라.
요즘 은근히 보기 힘든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올림픽공원에서 점점 물까치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거 같다.
해가 저물어 가는데도 여전히 뜨겁다. (보라색 나무 어쩔...)
시끄러운 파랑새(파랑새목 / 파랑새과, 여름철새) 가족.
파랑새랑 까치랑 싸움났다. (날샷 촬영은 소니 A1을 사용하면 너무 쉽게 할 수 있다. 거의 사기 수준...)
열심히 까치를 쫓는 파랑새. (소니 A1은 놓치는 프레임이 없다)
결국 쪽수 많은 까치가 나무를 점령.
그 와중에 꾀꼬리(참새목 / 꾀꼬리과, 여름철새) 발견. (푸른 색수차가 너무 거슬린다...)
위에서는 싸움 났는데 가지에 평화롭게 앉아있었다.
까치에게 쫓겨난 파랑새... 어디론가 날아갔다.
오늘은 가볍게 돌았는데도 꽤 걸었다.
몽촌호수 하늘을 덮고 있는 된장잠자리(잠자리목 / 잠자리과)

2시간 정도의 탐조로 자라, 파랑새, 꾀꼬리 등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올림픽공원 탐조가 최고다. 

《소니 A1과 SEL100400GM 렌즈를 몇 달 사용해 본 소감.》

나는 아마추어 중에서도 초짜 아마추어라 그냥 내가 느낀 점을 적어 본다. 나와 같은 조합으로 장비 구성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내 경험이 참고가 되면 좋겠다.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지 예측이 안 되는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캐논 EOS R5 + RF 100-500mm 조합으로 촬영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수십 번의 시도 끝에 한 번 성공할까 말까... 하지만 소니 A1을 사용하면 한 두 번에 성공한다. 정말 A1의 AF는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빠르고 정확하다.

하지만 SEL100400GM 렌즈는 GM이라고 부르기 부끄러운 렌즈다. 중심부 선예도는 뛰어난데 주변부는 많이 무너진다. 그래도 선예도는 색수차에 비하면 참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렌즈는 역광에서 푸른 색수차가 너무 심하게 나타난다. 캐논의 RF 100-500 렌즈도 역광에서 회절이 발생하는 물체에서는 색수차가 발생하지만 그렇게 심하지 않다. 하지만 SEL100400GM은 그 정도가 심하다.(궁금하면 위에 올려둔 사진들을 보면 된다.)

SEL100400GM의 제일 아쉬운 점은 배경 흐림이다. 배경 흐림이 너무 부자연스럽고 피사체와 분리되는 경계도 부자연스럽다. 배경 흐림이 부자연스럽다 보니 복잡한 배경은 일부러 피하게 되고, 하늘을 배경으로 피사체를 담아야 하는 구도도 피하게 된다. 결국 조류 촬영에 사용하기가 애매하다. (풍경도 제대로 나올지 모르겠지만...)

소니 A1 바디와 캐논의 RF 100-500mm 렌즈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생각한다. 결국 이런 조합은 불가능하니까 촬영은 항상 거지 같은 캐논 EOS R5와 너무 훌륭한 RF 100-500mm 렌즈를 사용하게 된다. 순전히 RF 100-500mm 렌즈 때문에 이 조합을 사용하는 거지만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다. 심지어 이 조합은 소니 A1 바디 가격도 안된다. 정말 캐논은 렌즈가 다 했다.

현재도 둘 다 보유하고 있고 두 조합 모두 몇 달 정도 사용해 본 사람의 입장에서 만약 소니와 캐논의 조합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캐논을 고를 거다. 소니는 바디만 공들이지 말고 렌즈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