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박 4일의 일정동안 도쿄에 있는 여러 공원을 돌면서 탐조를 했는데 돌아본 공원은 다음과 같다.
도쿄항 야조공원(Tokyo Port Wild Bird Park, 東京港野鳥公園) (★★★☆☆)
도쿄 카사이 임해공원(Kasai Marine Park, 葛西臨海公園) (★★☆☆☆)
도쿄 메이지 신궁(Meiji Jingu, 明治神宮) (★☆☆☆☆)
도쿄 요요기공원(Yoyogi Park, 代々木公園) (★☆☆☆☆)
도쿄 신주쿠공원(Shinjuku Gyoen National Garden, 新宿御苑) (★☆☆☆☆)
도쿄 메구로 자연교육원(Institute for Nature Study, 国立科学博物館附属自然教育園) (★★☆☆☆)
우측의 별 표시는 올림픽공원을 별 5개라고 가정했을 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점수. 그나마 도쿄항에 있는 야조 공원이 제일 새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도쿄항 근처라 그런지 산새류는 보기 힘들고 거의 오리류만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새들을 볼 수 있는 곳은 우리가 돌아본 공원 중엔 한 곳도 없었다.
흔한 텃새도 쉽게 보기 힘든 일본의 공원들. 정말 정비는 잘 되어 있고 잘 가꿔져 있었지만 그래서 새가 없는 거 같았다. 너무 인위적임. 모두 잔디로만 되어 있고 관목은 찾아보기 힘든 환경도 한몫하는 거 같다. 뇌피셜...
유일하게 두 번 방문한 도쿄항 야조공원이 그래도 제일 인상 깊었는데, 탐조 시설도 정말 잘 갖춰져 있었다.
우리나라 탐조대들은 탁상행정의 표본인데, 이곳 탐조대는 정말 많이 고민해서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새도 편하고 사람도 편한 탐조대가 가능하다는 걸 알 게 해주었음. 우리나라 탐조대는 앞에 나무가 있거나 새가 전혀 없을 곳을 향하거나 등등 아무런 고려 없이 설치만 하는 게 대부분인데 이런 건 좀 부러웠다. 조금만 생각하면 되는데... 공무원들의 무능을 떠나서 인식 자체가 문제인 거 같다.
일요일 오전 이른 시간에 탐조를 위해 모인 탐조인들과 이들을 인솔해서 설명도 해주고 새도 찾아주는 서포터들이 함께하는 탐조 모임. 우리도 '서울의새' 모임을 통해 함께 탐조를 다니기는 하지만 인솔하고 새를 찾아주는 사람은 없다. 모두가 새를 찾고 공유하는 방식. 하지만 이곳은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인솔하에 탐조를 다녔는데 신선한 경험이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가. 모두 조용히 질서를 지켜 탐조를 하는 모습은 정말 개부러움... 닥치고 질서 좀 지키자...
산새류는 보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오리들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도쿄항 야조공원을 제외하면 카사이 임해공원 정도가 그나마 새를 좀 볼 수 있는 곳으로 역시 시설은 좋았지만 다양한 새들을 볼 수는 없었다. 그 외 나머지 공원들은 정말 참새라도 한 마리 볼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새들을 많이 볼 수는 없었지만 일본 야조회 사무실도 방문하고 함께 운영하는 야조회샵도 둘러보면서 즐거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즐거웠던 탐조 여행.
야조샵에는 정말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았지만 꾹 참고 새들의 소리를 녹음하기 위한 녹음기만 구입... 잘 참았다...
결론. 일본 탐조 가지 마. 한국새나 일본새나 거기서 거기.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새는 일본에도 없었다.
진짜 가지 마? 아니다. 중랑천 한 시간이면 될 걸 비행기 타고 가서 보고 왔지만 나름 좋은 경험이었다. 여행겸 해서 가볼 거면 추천. 새만 볼 생각이면 비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