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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1월 19일] 올림픽공원 탐조 일기

by 두루별 2024. 1. 20.

감기로 죽어가면서 얼굴색이 언데드 같아질 즈음 기적같이 회생에 성공! 잠깐의 컨디션 회복에 기뻐하며 올림픽공원으로 탈출을 감행했다. 탈출하지 못했다면 계속 감금되어 탐조도 못했을 거다. 미안해 여보...

사실 전날도 탈출을 했지만 『서울의새』 선생님들께 붙잡혀서 올림픽공원 도착과 동시에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허무하게 탐조 끝. 올림픽공원 일정인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너무 방심했다. 입구 컷이라니...

오늘은 일찌감치 일어나서 좋아진 컨디션을 믿고 전날보다 오른 기온에 얇은 패딩하나 걸치고 탐조를 나왔다.

공원은 아직 곳곳이 빙판이었는데 따뜻한 날씨에 많이 녹았다. 하지만 그 바람에 질척 질척해짐... 
새들에겐 살기 팍팍한 계절인데 잎이 없어 새보기는 좋은 계절. 부지런히 올림픽공원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바닥에서 낙엽을 들추며 먹이를 찾던 노랑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겨울철새)
몽촌호에는 새는 없고 사람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제 물을 채우려는 걸까?
백할미새(참새목 / 할미새과, 겨울철새). 얘들도 서로 사이가 안 좋다. 두 마리가 모이면 싸움.
참새(참새목 / 참새과, 텃새)들이 갈대를 베어낸 곳에서 정신없이 먹이 활동 중.
그런 참새를 노리는 고양이... 숨죽이며 지켜 보는데 다행히 미리 알아채고 날아갔다.
밀화부리(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새) 암컷.
씨앗을 먹고 있던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너무 너무 귀여움... 최애 쇠박새...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도 옆에서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었다.
물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떼로 모여서는 땅에서 뭔가를 먹고 있었다.
그걸 지켜보고 있던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어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도 구경 중이었는데 까치 사촌들 총집합했다.
노랑턱멧새(참새목 / 멧새과, 텃새) 암컷.
수컷과 암컷 그리고 어린 녀석들까지 6마리가 모여 있었는데 나를 신경도 안 씀.
암컷은 머리를 접으니까 검은머리쑥새를 쏙 빼 닮았다.
수컷은 머리를 접어도 노랑턱멧새다. ㅋㅋ
나무발발이(참새목 / 나무발발이과, 겨울철새)
항상 같은 곳을 뒤지고 있는 개똥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겨울철새)
나를 보더니 하던 일을 멈추고 빤히 바라본다.
노랑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겨울철새)는 혼자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나무위로...
개똥지빠귀는 검은색 깃털이 참 예쁘다.
산책로는 온통 진흙탕...

어르신들이 '맨발 걷기'를 한다고 낙엽을 쓸어 놓는 바람에 비나 눈이 오면 온통 진흙탕이다. 건강에 특별히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는데 추운 겨울에도 나와서 맨발로 걷는다. 저러다 파상풍이라도 걸리면 그게 더 큰일일 텐데 무슨 생각들인지...

문제는 산책로가 아닌 곳까지 낙엽을 쓸어 버리고 산책로로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서 새들의 먹이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있다는 거...

흰배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여름철새)
시커먼 참새가 휙 날아가길래 따라가 보니 굴뚝새(참새목 / 굴뚝새과, 텃새)였다.
인상 안 좋은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텃새)
진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88호수에서 만난 백할미새(참새목 / 할미새과, 겨울철새) 바닥이 거의 쓰레기장...
딱새(참새목 / 딱새과, 텃새) 수컷.
대륙검은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나그네새)
참새가 서 있는 모습은 처음 봄.
또 개똥이를 만났다.
얘는 배쪽 무늬가 좀 옅은 편. 검은 다이아몬드 무늬가 개똥이는 매력적이다.
쇠백로(황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중대백로(황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씨앗을 먹고 있는 밀화부리 수컷.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텃새)가 말라버린 산수유 열매를 먹고 있다.
마지막 손님은 딱새(참새목 / 딱새과, 텃새)

오랜만에 공원을 산책하며 새를 찾다 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돌아다닐 땐 몰랐는데 집에 돌아오니까 다시 몸이 으슬으슬했다. 너무 얇게 입었나 보다... 남은 약 먹고 다시 언데드 모드로 돌아가야 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