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볼일이 있어 집을 나섰다. 오후에도 약속이 있었지만 일단 장비는 챙겨서 출발~ 예상보다 볼일이 후딱 끝나는 바람에 그대로 올림픽공원으로 직행했다. 몽촌토성역을 빠져나오자마자 밀려오는 한기... 헙... 예상을 뛰어넘는 추위다. 날카로운 찬 바람이 얼굴을 콕콕콕 찔러 댐. 잠시 망설였지만 아 몰라 일단 고.
얘들 배고팠나 보다... 땅콩을 주면 곤줄박이들은 잘 받아먹지만 박새나 쇠박새는 맴돌기만 할 뿐 손에 올라오는 법이 없었는데, 오늘은 땅콩을 쥔 손을 펴자마자 난리 법석으로 달려들더니 박새도 쇠박새도 손에서 먹이를 물어갔다. (올린 영상에서는 박새만 물어감. 그리고 빨리 돌린 거 아님. 정상 속도.)
까치들이 쫓아오길래 건빵을 좀 나눠주고 있는데 이것들이 시끄럽게 깩깩거려서 옆 나무에서 쿨쿨 자던 해오라기를 깨워 버림... 짜증이 가득한 표정보다 꼬리 깃에 붙어 있는 얼음에 더 눈이 감. 아... 떼어주고 싶다...
올림픽공원에 있는 물이란 물은 모두 꽁꽁 얼어버렸다. 성내천도 꽁꽁 얼어서 물새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청둥오리랑 쇠오리 몇 마리가 땅에서 쿨쿨 자고 있었다. 그걸 또 깨워 버리는 까치...
올림픽공원도 되새가 많이 늘었다. 이동할 때가 됐나? 오후에 또 약속이 있어서 일단 급하게 탐조는 마무리. 가까운 잠실에서 약속을 잡아둔 덕에 시간을 잘 쓸 수 있었다. 그렇게 또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서 얘기 꽃을 피우고는 집에 가려는데 잠실역에 알라딘 서점이 있더라는...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가 있나...
쳇... 알라딘 실망이다. 새와 관련된 책은 하나도 없었다. 사실 찾기 귀찮아서 살짝만 돌아봄... 그래도 오랜만에 서점을 들렀더니 책 냄새가 향긋했다. 이 책냄새가 좋아서 은퇴하고 서점을 하고 싶었는데 했으면 폭망이다. 그냥 아련한 추억으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