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죽어가면서 얼굴색이 언데드 같아질 즈음 기적같이 회생에 성공! 잠깐의 컨디션 회복에 기뻐하며 올림픽공원으로 탈출을 감행했다. 탈출하지 못했다면 계속 감금되어 탐조도 못했을 거다. 미안해 여보...
사실 전날도 탈출을 했지만 『서울의새』 선생님들께 붙잡혀서 올림픽공원 도착과 동시에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허무하게 탐조 끝. 올림픽공원 일정인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너무 방심했다. 입구 컷이라니...
오늘은 일찌감치 일어나서 좋아진 컨디션을 믿고 전날보다 오른 기온에 얇은 패딩하나 걸치고 탐조를 나왔다.
공원은 아직 곳곳이 빙판이었는데 따뜻한 날씨에 많이 녹았다. 하지만 그 바람에 질척 질척해짐...
새들에겐 살기 팍팍한 계절인데 잎이 없어 새보기는 좋은 계절. 부지런히 올림픽공원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어르신들이 '맨발 걷기'를 한다고 낙엽을 쓸어 놓는 바람에 비나 눈이 오면 온통 진흙탕이다. 건강에 특별히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는데 추운 겨울에도 나와서 맨발로 걷는다. 저러다 파상풍이라도 걸리면 그게 더 큰일일 텐데 무슨 생각들인지...
문제는 산책로가 아닌 곳까지 낙엽을 쓸어 버리고 산책로로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서 새들의 먹이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있다는 거...
오랜만에 공원을 산책하며 새를 찾다 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돌아다닐 땐 몰랐는데 집에 돌아오니까 다시 몸이 으슬으슬했다. 너무 얇게 입었나 보다... 남은 약 먹고 다시 언데드 모드로 돌아가야 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