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산에 '쇠동고비'를 보러 갔었는데 하필 별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와 있었다. 세상 정말 좁다... 그 양반도 쇠동고비를 보러 왔는지 소나무 숲 쪽에서 움직이지를 않는 바람에 대충 둘러보다 돌아왔더랬다.
오늘은 다리도 아프고 컨디션도 별로라 집에서 쉴까 했는데 벌써 봄이 오는 느낌이라 새들이 떠나기 전에 얼른 '쇠동고비'를 찾아보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아내의 만류에도 낑낑 거리며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어제 안 사실인데 우리 집에서 남산까지 버스로 가면 30분이면 갈 수 있더라는... 전철 타면 내려서 등산도 해야 하는데 버스를 타면 남산 공원 입구에 딱 내려줌. 이거 개꿀.
남산은 새들이 숨을 데가 많아서 그런가 의외로 새가 많지 않다. 새를 보는 건 올림픽공원이 제일 편함. 그래도 쇠동고비의 관찰 기록은 남산이 제일 많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곳이지만 어제 봐둔 장소에서 천천히 찾아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입구에서 어제 점찍어 둔 장소로 가고 있었는데 바로 앞에 있는 나무의 높은 가지에 작은 새 하나가 표로록 날아와서 앉는 게 보였다. 근데 앉아 있는 자세가 박새류와는 다르다... 바로 직감했다. 쇠동고비닷!!
오예~! 도착하자마자 목표종 달성. 오늘 탐조 끝. 30분 걸려서 왔는데 5분 만에 끝이라니... 더 관찰하고 싶었지만 몇 초 앉아 있다가 바로 숲으로 날아가 버려서 더 볼 수도 없었다. 운이 좋았다 정말... 이대로 가기엔 좀 아쉬워서 살짝만 돌아보기로 하고 편한 마음으로 산책과 탐조를 즐겼다.
이렇게 쇠동고비 탐조는 조기퇴근으로 훈훈하게 마무리. 탐조 시작과 동시에 목표종 보고 끝내기는 또 처음이네... 이제 당분간은 남산 올 일이 없겠다. 정말 이제는 국립수목원에 가야 할 땐가 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