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비 때문에 포기했던 천수만을 『서울의새』 선생님들 가실 때 슬쩍 껴서 다녀왔다. 요즘 흑두루미가 최대로 모였다고 들었는데 흑두루미 군무를 볼 수 있을지도... '서산버드랜드'에도 들러서 황새도 볼 예정이라 기대가 하늘을 찌름! 푹!
날씨는 비만 안 올뿐 그냥 먹구름. 내려가는 동안엔 비도 내렸는데 다행히 서산에 도착했을 땐 비는 오지 않았다.
서산버드랜드 입구의 개천엔 새소리가 가득했다. 차에서 내려 기웃거리고 있는데 언덕 너머에서 들리는 따라라라라~ 하는 소리. 이것은??!! 황새가 부리를 부딪히는 소리!! 황새 둥지가 근처인가 보다.
독수리들 사이에서 전혀 꿀리지 않는 크기의 황새가 날아왔다. 실제로 보면 후덜덜함...
그 유명한 황새목의 주인공. 엄청난 크기의 부리와 매서운 눈매. 아웅 멋있다... 드디어 소원 풀었음...
둥지에 있는 황새를 보다니... 기대 이상이다! 다른 황새도 날아다니는 걸 보니 개체수가 좀 되는 모양. 번식 잘해서 개체수가 무럭무럭 늘어났으면 좋겠다.
황새를 보는 호사를 누리고 이제 흑두루미를 보러 천수만으로 이동. 근데 굳이 흑두루미를 찾을 필요 없이 천수만 곳곳엔 흑두루미로 가득했다.
선생님 한 분이 흑두루미 무리에 섞여 있던 '검은목두루미'를 발견하셨다. 거리가 멀었지만 확실히 목이 검고 몸이 누리끼리(?) 한 게 흑두루미랑은 구분이 됐다. 종추!
댕기물떼새를 열심히 보고 있는데 옆에 있던 선생님이 유독 하얀 녀석이 있는 것을 발견!
정확하진 않지만 흑두루미를 관찰하면서 색변이가 다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벌매가 색변이가 다양하다고 어디서 본 거 같은데 흑두루미도 그런 걸까? 암색형과 담색형이라고 부를 만큼 어둡거나 환한 아이들이 꽤 섞여 있었다.
오늘 본 흑두루미는 몇 마리나 될까? 못해도 5천 마리는 넘을 거 같다. 이 귀한 손님들을 보러 온 차들이 꽤 있었는데 그중엔 SBS 차량도 있었다. SBS 뉴스에 흑두루미가 나온 걸 보니 이날 촬영하러 온 모양. 뉴스엔 흑두루미에게 먹이를 주는 분들도 나왔는데 먹이 주기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황새도 보고 검은목두루미와 목도리도요 까지... 멀리 왔지만 귀한 새들을 실컷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흑두루미가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와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 다음 주에 달릴까 말까... 끝.